코로나19
감염자 폭증으로 의료장비 재고가 바닥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국방물자생산법을 추가로 긴급 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무·의료용품 제조사 3M에 가능한 한 많은 N95 마스크를 생산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그들의 마스크 생산 상황을 본 뒤
우리는 3M을 세게 혼내줬다"고 말했다. 앞서 3M은 자발적으로 마스크 생산을 약속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3월 초 미네소타 본사에 격려
방문까지 했으나 물량 일부가 민간 분야에 유통되거나 수출된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날 제너럴일렉트릭(GE) 등 6개사에 대해서도 국방물자생산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은 인공호흡기 생산에 나선 상태이며, 이번 조치는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납품업체들을 강제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의료장비 수출을 금지하기 위한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인공호흡기 10만개 생산을 장담한 것과 달리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의회 보고에서 현재 재고가 9500여 개 수준이며 이달 13일까지는 3200개가 추가 확보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정부들이 인공호흡기 수만 개를 요청하고 있는 데 비해 생산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료장비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을 '소방수'로 투입했다. 쿠슈너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 직접 나와 주정부들과 소통하며 부족 물자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선 비공식 라인 개입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데이터가 부실 관리됐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검사 결과 가운데 약 50%가 보고되지 않았다. 병원들이 자체 실시한 검사 결과는 연방정부에 보고하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건강에 이상이 없는 사람도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는 지침을 곧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주요 발병 지역에 한정하고, N95 등 의료용 마스크가 아니라 천으로 만든 마스크 이용을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마스크 대신 '얼굴 가리개'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보건당국은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무증상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방침을 선회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고, 미국 40개 주에는 '자택 대피'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문제를 두고는 혼선을 빚어왔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을 가이드라인에 포함시키면 가뜩이나 부족한 의료용 마스크의 품귀를 부추길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권고가 곧 나오겠지만 의무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착용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버라 벅스 코로나19 조정관은 "마스크가 감염에서 여러분을 보호해준다는 개념을 갖지 말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방정부에 앞서 뉴욕시는 이날 외출 시 얼굴 가리개를 쓰라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의료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스카프도 좋고, 밴대나(큰 손수건)처럼 집에서 만든 것도 좋다"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집에서 천 마스크 만드는 방법을 기사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정부는 또 실업자가 2주 새 1000만명이나 발생하며 직장 의료보험을 상실한 사람이 폭증하자 경기부양 예산 중 병원 기금에 책정된 1000억달러를 이용해 비보험자 치료비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대선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7월 13~16일 개최할 예정이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8월 셋째주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8월 24~27일이기 때문에 양당이 일주일 간격으로 전당대회를 열게 됐다. 민주당은 대선후보 경선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7일 열리는 위스콘신주 경선은 논란 끝에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부재자 투표 마감일을 늦추기로 해 결과 발표가 지연될 전망이다. 또 아직 경선을 치르지 않은 주들은 대부분 6월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