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체들 연구 현황 /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렘데시비르’ / 한국 등 13개국서 임상3 시험 중 / 기대컸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 ‘효과없다’는 연구결과 나와 실망 / 국내업체도 기존 약물 임상시험 / 셀트리온 “항체 후보군 38개 확보”
원본보기 |
렘데시비르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두 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최근 나왔기 때문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약이 코로나19 치료·예방에 효능을 보인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넉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 위협 속에 들리는 희소식이다.
각국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른 용도로 개발된 기존의 약이 코로나19 치료 등에 효능을 보이는지도 시험 중이다.
가장 빠르게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부문은 기존 약을 코로나19의 치료제로 적용하는 경우다. 렘데시비르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이에 해당한다.
원본보기 |
원본보기 |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한 약이다. 한국 등 13개국에서 코로나19 환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시판 전 마지막 단계인 임상3시험 중이다. 국내에선 국립중앙의료원(10명), 서울의료원(26명), 경북대병원(2명),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20명)에서 임상시험하고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주도하는 중증환자 2400명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는 이달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주도하는 서울대병원 임상시험 결과는 다음 달 중순에 발표된다. 다만 문제는 렘데시비르 부작용과 내성에 대한 검토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렘데시비르 투약을 중등증 이상 위급한 환자에게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독일계 다국적 제약 업체 바이엘의 말라리아 예방·치료제인 클로로퀸 유사 약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추천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선 삼성서울병원·부산대병원 감염내과 공동 연구팀이 코로나19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면서 추가 감염 우려가 제기된 부산의 한 장기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184명과 간병인 21명에게 예방 목적으로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임상 대상자들은 초기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 반응이 나왔다. 14일간의 투약이 끝난 후 이뤄진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참여자 모두 음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연구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라고 단정하지 못했다. 다만 장기요양병원에서 최초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예방 투여해 효과를 관찰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해당 약이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이 재향군인청 산하 병원에 입원 중인 코로나19 확진자 3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한 확진자의 사망률은 28%로, 혼자 정기적인 치료를 받다가 숨진 11%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도로 부광약품은 자사의 B형 간염치료제 ‘레보비르’(성분 클레부딘)를 임상시험 중이다. 이르면 3분기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대웅그룹도 구충제로 개발된 ‘니클로사미드’에 대한 임상시험을 오는 7월에 공동 실시한다.
신약을 개발 중인 곳도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국내 업체는 셀트리온, 유틸렉스, 지노믹트리, 카이노스메드, 젬백스 5곳이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중화능력 검증에서 최종 항체 후보군 38개를 확보했다. 특히 이 중 14개는 강력한 중화능력을 보였다. 중화능력 검증은 항체와 바이러스를 혼합해 숙주세포에 감염시킨 후 항체에 의해 숙주세포가 살아나는 정도를 알아보는 시험법이다. 셀트리온은 실험용 쥐 대상 효력시험 및 영장류 대상 독성시험을 병행 실시해 개발 기간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임상시험은 이르면 7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세포주 개발은 다음 달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며, 동물시험은 한 달에서 한 달 반, 임상시험은 최대 석 달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변이됐다고 추정되는 바이러스까지 다양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효과를 검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