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치료제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우리 정부가 하루만에 특례수입을 준비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 결정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일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유사시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 절차의 빠른 진행 등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약사법 특례수입 조항이 있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관계부처장의 요청에 따라 품목허가나 품목신고가 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제조하거나 수입할 법적 근거는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치료제로서 렘데시비르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판단할 단계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권 부본부장도 지난달 30일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승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 시점에서 아직은 전체적인 임상시험의 결과가 다 집계가 되거나 분석된 상황은 아니다"며 "유보적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배경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FDA가 렘데시비르의 사용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라는 평가다.
권 부본부장도 "렘데시비르가 그래도 최초로 권위 있는 미국의 FDA에서 긴급사용승인을 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FDA의 결정이 긴급사용승인이라는 점에서 '유사시'라는 단서를 달았다. 환자가 위급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을 때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현재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렘데시비르를 비롯한 치료제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해 10개 국가, 67개 연구 프로젝트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적 효능과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3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학계는 아직까지 렘데시비르에 대한 효과를 안정적인 단계로 보고 있지 않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기간을 단축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고 밝히면서도 사망률을 낮추는지 여부는 밝히지 못했다고 했다.
또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 임상시험에서는 투약환자 중 메스꺼움과 급성호흡부전 등 부작용이 나타났고, 5일 투약 그룹의 8%, 10일 투약 그룹의 11%가 사망했다.
권 부본부장은 "임상시험 결과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며 "사망률과 관련한 통계학적인 유의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