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삶과 죽음의 공포로 밀어넣고 있다. 높은 감염 전파력과 치사율로 과거의 조류독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때와는 차원이 다른 불안과 공포를 유발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메르스 때의 미숙했던 대응 사례를 교훈 삼아 즉각적이고 총체적으로 대응하여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상 이러한 칭찬을 받아 본 사례가 없었던 것 같다. 마스크나 진단키트 요청도 쏟아지고 있다.
이제 전 세계 국가와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치료제와 예방 백신의 개발에 혼신의 정열을 쏟아붓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단'까지 만들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국무총리까지 직접 치료제 개발에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절차를 생략하는 전폭적인 약속을 지원하고 나섰다.
이참에 바이오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우리나라 국내기업이 항체치료제 후보군 38종을 확보했다는 희소식도 들린다.
문제는 이러한 항체치료제 확보와 개발이 국제규범에 합치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이다.
2014년 우리나라 평창에서 발효한 나고야의정서는 외국의 동물, 식물, 미생물 등 생물유전자원을 연구하여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경우 원산지국과 그 이익을 나누도록 강제하고 있다.
심지어 연구하기 전에 원산지국에 통보하여 허가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인체병원균인 코로나19 치료제도 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한 경우에는 접근 허가와 이익 공유 대상이다. 조류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나라도 의정서 당사국으로서 국제조약과 규범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약칭 '유전자원법'을 만들어 부처별로 역할 분담도 확정해 놓고 있다. 환경부가 주무기관으로서 총괄 준비 및 대응기능을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보건복지부에서 관리하고, 동 부서는 다시 이를 질병관리본부(CDC)에 위임하고 있다.
문제는 치료제의 소재가 될 생물유전자원에 대한 관리권이 여러 부처로 찢어져 있다는 데 발생한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에 사용된 개똥쑥이 논이나 밭에 있으면 농림축산식품부, 논두렁(야생)에 있으면 환경부, 강에 있으면 해양수산부, 연구용이면 과학기술부에 권한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바이러스 같은 인체병원균 자체에 대한 관리권밖에 없다.
즉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생물유전자원 '자유이용권'은 없는 것이다.
치료제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억울하게 어떠한 역할도 못하게 되어 있다. 정부 부처들 간의 밥그릇 쪼개기 싸움의 극단을 보여준다.
우리 정부가 진정으로 제약·바이오강국으로 도약하길 바란다면 우선적으로 그리고 시급히 생물유전자원 관리권을 의약·치료제용, 농업용, 연구용 등 '용도별'로 나누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보건복지부는 치료제조차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없다.
과학기술부는 연구·시험용인 경우 다른 용도를 불문하고 1차적 허가권을 독차지하려 한다. 과도한 권리 주장이다.
보건복지부, 농림부 등 다른 부처에는 이미 용도에 맞는 최고의 전문연구원들이 포진되어 있다.
보건복지부도 우리나라를 제약·바이오강국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과거의 소극적이고 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의 DNA를 과감히 개조하고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박원석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