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부 장관이 코로나19의 미국내 확산이 심각한 수준임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각료임에도 불구하고 행정부가 이 문제를 그저
회피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알렉스 아자 미
보건부 장관은 이날 NBC에 미국 남서부 주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창문이 닫히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자 장관은 남부 일부 주들이 연방정부 지침을 어기고 너무 일찍 경제재개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연방정부는 2주 동안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인 뒤에만 경제 재개에 나서도록 한 바 있다.
그러나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기회복이
절실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서 경제재개를 부추기면서 신규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애리조나, 텍사스, 플로리다 주 등이 조건도 충족하지
않은채 서둘러 경제재개에 나섰다.
아자 장관은 각 주에 공동체 단위의 검사를 확대하고,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이들의 혈청을 최대한 확보해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공동체 단위로, 또 개인 단위로도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자는 또 지금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는 것은 2차 확산이 아니라 첫번째 확산을 제대로 잡지 못한채 서둘러
봉쇄를 푼데 따른 1차 확산의 연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2차 확산은 가을께
인플루엔자와 함께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아직 1차 확산 시기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아자 장관은 현 확산이 "2차 확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1차 확산의 연장으로 미국이 첫번째 확산을 막는데 실패한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문제를
부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미 보건 책임자가 시인했지만 백악관은 여전히 방역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13개 주에서 역시 사상최대 규모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주말에 골프를 즐겼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번주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주 유세는 연기했지만 주말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선거유세에는
참석했다.
펜스는 앞서 26일에는 각주의 경제 재개가 '고무적인 소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마스크를 쓰고 유세장에
도착한 펜스는 신규 확진자가 사상최대 폭으로 증가해 주점 영업중단, 모임 인원 제한, 병원의 응급 수술 외 수술 금지 등 잇따라 비상대책을 내고
있는 공화당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만나기도 했다.
톰 프리든 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28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제재개가 지나치게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프리든 전 국장은 또 애리조나, 텍사스,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들어 앞으로 수주일간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과 사망 간에 약 한달 정도
격차가 있다면서 최근의 급속한 증가세로 인해 다음달 미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급증해 최소 1만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각주의 경제재개 정책도 후퇴하고 있다.
텍사스, 플로리다주가 주점 영업중단에 나선데 이어 28일에는 캘리포니아주도 주점
영업을 중단키로 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로스앤젤레스(LA)를 포함해 7개 카운티의 술집과 야간업소의
영업을 즉각 중단하도록 했고, 다른 8개 카운티에도 영업중단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