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에 따라 3.5~5m까지 날아가
최근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부쩍 늘어나면서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서울과 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고,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에서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모든 모임과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강경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호흡이나 대화, 기침 같은 자연적인 호흡 활동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옆 사람과는 2m 이상 거리를 두라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어떻게 전파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옆 사람과 통상 2m 이상 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으나, 유체 역학적 연구 결과 습도가 높으면 비말이 5m 이상 확산되는 것으로 밝혀져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Pixabay / fernando zhiminaicela
습도 높으면 공기 중 떠 있는 시간 23배 길어
이런 상황에서 미국 미주리대 연구팀은 미국 물리원(AIP)이 발행하는 ‘유체 물리학(Physics of Fluids)’ 18일 자 온라인판에, 공기 흐름과 유체 흐름이 바이러스가 포함됐을 수 있는 내쉰 숨의 작은 습기 방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Transport and fate of human expiratory droplets―A modeling approach)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모델을 통해 내쉰 숨 방울(비말)의 궤적에 영향을 주는 공기 난상류(air turbulence)의 모습을 한층 정확하게 보여주었다.
모델을 사용한 계산에서는 무엇보다 습한 공기가 중요하고도 놀라운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계산 결과 높은 습도는 중간 크기 비말이 공기 중에 떠 있는 시간을 23배까지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인이 호흡을 통해 내쉬는 비말의 물방울(droplet) 크기는 10분의 1 미크론에서 1000미크론까지 다양하다. 비교를 하자면, 사람의 머리카락은 지름이 약 70미크론 정도이고, 전형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입자 크기는 10분의 1 미크론 미만이다. 내쉬는 비말의 가장 일반적인 크기는 직경이 50~100미크론 정도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내쉬는 비말에는 바이러스 입자 이외에도 물이나 지질, 단백질이나 소금과 같은 다른 물질도 포함돼 있어 바이러스 입자보다 훨씬 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공기를 통한 숨 방울의 이동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 특히 증발을 통한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도 고려했다.

높이 1.6m에서 자유 낙하하는 지름 100미크론 크기의 물방울이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받아 땅에 떨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의 양을 보여주는 컬러 도표. 표의 왼쪽 축은 상대습도(RH), 아래는 온도(T), 오른쪽은 시간별 색 눈금을 나타낸다. 노란색 호(arc) 아래에서는 물방울이 색 눈금에 표시된 시간(초) 안에 땅에 떨어진다. 호의 위, 예를 들어 습도 20%에 온도가 섭씨 30도인 환경에서는 물방울이 완전히 증발돼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습도가 높을수록 물방울이 땅에 떨어지는 시간이 길어진다. ? Binbin Wang
습한 공기에선 5m까지 날아가
연구팀은 공기 난상류에 대한 개선된 지식을 활용해 토출된 비말 주변 공기 흐름의 자연적인 변동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 결과를 내쉰 숨 방울과 크기가 비슷한 입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모델링 연구 및 실험 데이터와 비교했다.
연구팀이 만든 모델은, 지름이 87미크론으로 비말 방울과 크기가 거의 비슷한 옥수수 꽃가루 데이터와 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서는 습도가 비말 방울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조한 공기가 자연 증발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습도가 100%인 공기에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름이 100미크론 이상의 약간 큰 비말 방울들은 숨을 내쉰 근원으로부터 약 6피트(1.83m) 거리의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지름 50미크론 정도의 그보다 작은 비말 방울들은 매우 습한 공기에서 16피트(약 5m) 정도까지 좀 더 멀리 이동할 수 있었다.
연구를 종합해 보면 습도가 좀 더 낮은 공기에서는 확산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습도가 50%일 때 지름 50미크론짜리 숨 방울은 3.5m 이상을 이동하지 않았다.

지난 7월 6일 생의학저널 PMC에 발표된 연구에서 비말 전달과 에어로졸이 전파되는 고위험 과정을 나타낸 그림. 이 연구에서는 기침에 의해 공기 난상류 가스가 2m 이상 퍼질 수 있고, 무증상 감염 환자가 일상적인 말을 하면 전염성 비말이 1~2m 이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이번 연구에서는 습도가 높으면 비말이 5m 이상 비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습도 높은 요즘엔 철저한 대비 필요
연구팀은 또한 기침을 모방하기 위해 맥동하는 제트 모델도 검토했다.
논문 저자인 빈빈 왕(Binbin Wang) 토목 및 환경공학과 조교수는 “비말에 묻어있는 바이러스의 양이 부피에 비례한다면, 바이러스의 70%는 기침하는 동안 땅바닥에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 교수는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면 감염원 가까이에 있는,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을 흡입할 가능성을 감소시키고, 비말 방울이 사람들에게 떨어지는 기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을 현저하게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긴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됐으나, 앞으로도 비 예보가 있고 한동안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중 습도가 요즘처럼 60~90%대를 유지하게 되면 바이러스 보유자가 내쉰 비말 방울이 4~5m까지 이동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치밀한 마스크 착용이 요구된다.
팬데믹 사태로 바다가 오염되고 있다
마스크·장갑 등 개인보조장구, 매월 2000억 개 이상 사용되고 있어
최근 통계에 따르면 매년 약 8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 상황을 방치한다면 오는 2050년에는 물고기들보다 더 무거운 플라스틱이 바닷속에 떠다니면서 수많은 생물들을 해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최근 팬데믹 사태가 해양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OPLN(Ocean Plastics Leadership Network)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빨라지면서 플라스틱을 원료로 하고 있는 마스크와 장갑 등 개인보호장구들이 대거 바다로 흘러들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마스크, 장갑 등 개인보호장구 사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 쓰레기가 대량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Wikipedia
천연원료 대신 값싼 석유 직물 대거 생산
OPLN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포드(David Ford) 씨는 19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지를 통해 “매월 전 세계적으로 약 1290억 개의 마스크와 650억 개의 장갑이 사용되고 있으며 그중 많은 양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 중인 마스크와 장갑을 모두 펼쳐놓을 경우 스위스 전체를 덮을 수 있는 양인데 이중 일부가 바다에 흘러들어갔을 때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포드 씨는 “특히 마스크를 탄력 있게 하는 직물의 성분이 바닷속에서 거북이, 해파리 등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되고 있으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산물 오염에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탄력성 있는 직물이란 고무줄처럼 쉽게 늘어나고 줄어드는 섬유를 말한다. 우레탄 섬유가 대표적인 경우다. 신축성이 있어 인체 움직임에 부드럽게 적응하기 때문에 다양한 직물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올해 들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개인보호장비인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장갑, 마스크, 가운, 캡, 앞치마, 고글 등의 보호 장비를 말하는데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
팬데믹 사태로 오일 가격이 내려가면서 많은 기업들이 섬유소(cellulose), 해조(seaweed)와 같은 천연원료 대신 오일(oil)과 천연가스(natural gas)를 원료로 보호장비를 대량 생산?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기업과 소비자 간에 배달 판매량을 늘리고, 결과적으로 상품을 일시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되는 것은 버려지고 있는 마스크, 장갑 등의 보호장비가 재활용이 불가능한 원료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포드 씨는 2020년에는 이런 재활용 불가한 플라스틱 포장재가 2019년 대비 약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시스템 붕괴 우려
OPLN 등 관계 기관에서 크게 우려하는 것은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이 붕괴되는 일이다.
그동안 서구에서 배출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립지(미국)와 소각장(유럽)에서 처리해왔다. 재활용되고 있는 양은 전체의 약 10%에 불과했다.
한편 저개발국가, 일부 개발도상국의 경우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결과 끊임없이 강과 바닷속으로 흘러들어 지금과 같은 해양오염 사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고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쓰레기 처리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쓰레기 처리에 투입되던 예산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이 팬데믹 사태 속에서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OPLN 등 관련 기구에서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 코카콜라, P&G, 그린피스, 다우(Dow), 해양보호(Ocean Conservancy),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등 67개 회원 기관들은 해양으로 흘러드는 플라스틱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OPLN에서 가장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기존의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혁신하는 일이다.
공급 및 판매 체인과 관련된 데이터를 투명화해 관계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가능한 줄이면서 효율적인 쓰레기 처리 방안을 모색해나가자는 것.
특히 세계자연기금에서는 한 개인이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총량을 나타내는 플라스틱 발자국(plastic footprint)을 추적해 그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정보 공유를 통해 쓰레기가 생성되는 단계서부터 양을 줄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것이다.
OPLN에서는 더 많은 단체, 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목표로 삼은 약 1만 개의 기업이 참여할 경우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 연구진 "화장실 갈 때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필요"
소변기 물을 내리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Flickr
화장실에 갈 때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할 이유가 또 생겼다. 수세식 변기에 이어 소변기의 물을 내릴 때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 양저우대의 류상둥(劉向東) 교수 연구진은 18일 미국 물리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유체물리학’에 “소변기를 사용하고 물을 내리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에어로졸(공기 중 미립자) 구름이 생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때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흡입할 수 있다.
앞서 수세식 변기를 쓰고 뚜껑을 덮지 않은 채 물을 내리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소변기까지 바이러스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류 교수는 “소변기 물을 내릴 때 입자의 움직임을 알아보기 위해 유체역학에 바탕을 둔 컴퓨터 모의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유체역학은 물이나 공기 같은 유체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과학이다.
컴퓨터 실험 결과 소변기의 물을 내리면 기체와 액체의 상호작용에 의해 다량의 에어로졸이 발생했다. 이 중 57%가 소변기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변기에서 발생한 에어로졸은 5.5초 만에 앞에 서 있는 남성의 허벅지 높이인 0.83m까지 도달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지난 6월 중국 둥난대 왕지샹(王霽翔) 교수 연구진도 같은 학술지에 수세식 변기의 물을 내리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왕 교수는 이번 소변기 논문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경우 0.93m 높이까지 에어로졸이 도달하는 데 35초가 걸렸다. 소변기가 더 빨리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컴퓨터 모의실험으로 확인한 소변기의 에어로졸(녹색) 생성. 5초만에 남성의 허벅지까지 에어로졸이 도달하는 것을 나타났다./AIP
연구진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 소변기가 더 자주 사용되고 여기서 발생한 에어로졸이 더 빨리 더 멀리 퍼진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는 공중 화장실을 사용할 때 마스크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이번 연구로 소변기의 물을 내리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전파를 촉진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며 “전염병 대유행 시기에는 코로나 전파를 막기 위해 공중화장실 사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yw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