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C 논문 뇌척수액 분비·이물질 필터링 기관 ‘맥락총’ 감염 취약… 기능저하로 신경계 질환 가능성
정상적인 뇌 맥락총(choroid plexus) 상피세포(왼쪽)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오른쪽)를 비교한 그림. 연구진은 맥락총이 감염되면 혈액 속의 이물질을 걸러내는 기능이 떨어져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바이오아카이브(bioRxiv) 캡처
뇌척수액을 만들고 뇌를 충격이나 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뇌 속 기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고, 이것이 만성피로증후군과 같은 합병증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연구진은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지난 21일(현지시각)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발표했다.
코로나19 환자는 두통, 발작, 뇌졸중, 피로 등의 신경계질환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겪기도 한다. 지난달 ‘미국의사협회보(JAMA)’에 발표된 한 논문은 코로나19 환자 143명을 대상으로 증상을 조사한 결과 약 80%가 피로감을 호소했고, 50% 이상이 회복 후에도 여전히 같은 증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신경계 합병증은 바이러스가 뇌 신경세포인 뉴런을 직접 감염시켜서 발병하는 건지, 다른 간접적인 이유 때문인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뇌 오르가노이드(organoid·인공 미니 장기)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뉴런은 잘 감염되지 않은 반면 ‘맥락총(choroid plexus)’의 상피세포는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속으로 침투하는 입구인 ‘ACE2 수용체’가 뇌의 다른 세포보다 맥락총 상피세포에서 잘 발현된다는 사실과도 일맥상통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지난달 31일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 홈페이지에 소개된 한 논문에 따르면 맥락총은 뇌척수액을 분비하는 뇌 속 기관이다. 뇌척수액은 뇌를 순환하며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한다.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맥락총은 또 뇌척수액과 혈액을 분리하는 필터 역할도 한다. 혈액 속의 면역세포나 이물질이 그대로 뇌척수액에 섞
여 뇌로 들어가면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이를 방지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만성피로증후군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나타나는 이유가 맥락총이 감염돼 그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전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코로나 바이러스가 유발) 사태 때도 만성피로 증상이 보고됐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