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개시 명령 불응한 전공의 고발하자 교수들 "집단행동 불사"
"스승은 제자 보호해야… 한 명이라도 부당 조치시 맞설 것"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의과대학 교수들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3개 병원 전공의 10명을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의대 교수들은 "제자들이 다치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며 정부가 고발을 철회하고 전향적인 태도로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28일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전공의들을 고발한 이후 이틀 사이 한양대의대, 경희대의대, 울산대의대, 고려대의대, 가천대의대 등은 정부가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촉구하며 제자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성명을 냈다.
한양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진료하다 자가격리한 전공의가 고발당했다며 "지난 몇 달씩 코로나 진료에 헌신한 이를 기계적으로 고발한 행태는 과연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들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우리 제자들인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 단 한 명이라도 부당한 조치가 가해질 경우 한양대 의대 교수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의대는 내부 설문을 통해 거의 모든 교수들(97.6%)이 전공의 처벌시 사직서 제출 및 반대 성명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천대 의대 교수 일동은 29일 성명을 내 "가천대길병원 전공의가 고발됐다"며 "스승은 제자를 보호해야 하며 전공의, 전임의, 학생들 모두 가천의대 교수들의 제자다. 교수들은 제자를 보호하기 위해 스승의 자리에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연세대 의대에서도 단체행동에 나설지 논의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유대현 학장은 전날 교수들에게 보내는 긴급 서신에서 "복지부의 횡포를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일부 응급 진료를 제외한 모든 진료의 축소와 단계적 파업, 교수 사직서 제출 등의 강력한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경희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는 더 이상 의료계를 자극하지 말고 지금 즉시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라"며 "이번 사태로 단 한명의 학생, 전공의, 전임의가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했다. 이어 "우리 요구가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관철되지 않을 경우 경희의대 교수 일동은 제자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도모해 단호하게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 임상교수들은 전공의 고발 조치가 의료계의 분노를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전공의 고발은 전공의와 학생들을 집단 사직과 국시 거부로 몰아 국가 의료시스템을 마비시킬 것"이라고 했다. 가톨릭의대 교수들은 성명에서 "현재 의사 또는 의대생 등에게 취해진 부당한 행정조치를 철회하고, 추가적인 행정 조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교수들의 잇딴 지지 성명이 이어지는 만큼 의료계 전체가 연대해 젊은 의사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 측은 "정부의 강경책이 학자들까지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태도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