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델리 시민 항체검사에서 4분의 1 감염 확인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인근 국가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1일 태국의 대표언론인 ‘방콕포스트’는 최근 며칠간 인도에서 감염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면서 미국, 브라질에 이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30일 7만8761명에서 31일 7만8512명을 기록하며 8만 명에 육박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362만1245명(사망자 6만4469명)을 기록했는데 미국(617만3236명), 브라질(386만2311명)에 이어 세 번째다.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실제 확진자 수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검사량 증가로 수치가 올라가고 실제 확진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사진은 뉴델리의 거리. ⓒwsbi-esbg.org
신규 확진자 수 세계 최대, 주변 국가들 비상
‘방콕포스트’는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전체 확진자 수에서 1주일 내에 브라질을 넘어서고, 2개월 안에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인도에서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인도의 인구적 특성 때문이다. 약 13억 8000만 명의 인구 중 대다수가 내륙에 소재한 도시에 모여 살고 있는데 방역에 실패하면서 감염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인도의 국립전염병연구소의 나만 샤(Naman Shah) 교수는 최근 사태에 대해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도시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빈민가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이 빈민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 경제는 최악을 치닫고 있다.
1일 ‘CNN’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은 -23.9%까지 폭락했는데 1996년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통계 집계를 시작한 뒤 최대 낙폭이다.
그동안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수상은 부패 퇴치와 함께 빈부 격차를 줄이는 것을 정책의 최대 목표로 삼아왔다. 그러나 강력한 방역정책으로 많은 일용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빈부격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도시 슬럼가에 거주하면서 도시 내 일자리를 기반으로 해 하루 벌어 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생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고민하던 모디 정부는 건강과 경제 두 가지 선책 중 경제를 선택했다.
정부는 오는 7일부터 그동안 멈춰 세웠던 대도시의 광역철도(Metro-Rail) 운행을 점차적으로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21일부터는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를 준수할 경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문화, 종교, 정치 행사 등에서 100명까지의 모임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드러난 확진자는 일부, 미확인 감염 더 많을 수도
이런 가운데 인도에서 발표되고 있는 통계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원인 중의 하나로 바이러스 검사를 지목했다. 검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확진자 수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주 토요일(29일)까지 4140만 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지난 8월초와 비교하면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부 보건 관계자들은 지금 드러나고 있는 확진자 수가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달 뉴델리에서 2만1000여 명이 항체검사를 받았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4분의 1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뉴델리에 살고 있는 인구 2100만 명에 적용할 경우 심각한 수치가 나올 수 있다.
보건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무증상, 혹은 경미 증상 환자들이다. 이들이 사람들 속에서 활동할 경우 최소한 10여 일 동안 뚜렷한 증상이 밝혀지지 않을 수 있다. 특별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확진자 수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인도의 유력한 영자 일간지 ‘인디언 익스프레스’도 같은 견해다. 다양한 통계를 기반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갑자기 확산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널리 퍼져 있던 확진자들의 수가 검사량 확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확진자가 검사를 통해 드러나고 이런 상황 속에서 사망율이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집계된 사망률은 1.8%로 나타나고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모디 정부는 확진자 수에 비해 매우 낮은 사망률을 강조하며 불안감을 완화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 역시 왜곡돼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망률을 집계할 때 연령에 따른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그 결과 전체 환자의 65%가 35세 이하의 연령층이라는 것. 미국의 대표적인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NBER은 인도의 사망률이 세계 평균 수준인 3% 대라고 밝혔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인 질병역동성, 경제 및 정책센터(CDDEP)의 한 관계자는 “인도에 코로나19를 통제할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상황을 밝혀내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발표되고 있는 수치는 실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인도는 물론 세계 보건당국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코로나 폭증 속 역대최악 24% 역성장 '이중고'
신규 확진자 연일 세계최다 비상
봉쇄 추가해제로 확산세 악화 공포
2분기 경제성장률 -23.9% 대란
전문가 "연말 돼야 경기회복 기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구 대국' 인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과 최악의 경기침체라는 심각한 상황을 동시에 맞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세계 최다 규모로 쏟아지는 가운데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이 1996년 이후 가장 좋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인도 정부는 현재 방역보다는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 확산은 더욱 심각해지고 경제 회복은 기대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8월에만 200만명…쏟아지는 코로나19 확진자
인도에서는 연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 수는 40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7일부터 5일 연속 7만명대 후반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 7만8천761명으로 발병 후 일일 기준 세계 최다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누적 확진자 수 세계 1, 2위인 미국과 브라질의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1만∼4만명 수준으로 떨어지며 주춤한 반면 3위 인도는 여전히 폭증세인 셈이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1일 "인도에서는 8월 한 달 동안에만 거의 200만명의 확진자가 새롭게 발생했다"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생 이후 세계 각국을 통틀어 최고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 2분기 경제성장률 199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악
이런 상황 속에서 최악의 '경제 성적표'가 날아들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23.9%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6년 인도가 분기별 경제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이후 24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주요 아시아 나라 중에서도 가장 나쁜 수준이다.
농업을 제외한 제조업, 건설업 등 모든 분야가 뒷걸음질 쳤다.
코로나19 사태 후 인도 정부는 여러 차례 대규모 경제지원안을 내놓고 금리를 인하했지만, 실업률은 급등하고 기업 도산이 속출하는 등 경기는 급속하게 하강 곡선을 그렸다.
현지 언론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분야까지 포함하면 실제 경제 상황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문제의 주원인은 봉쇄 정책
인도가 이처럼 유례없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 주요 원인은 코로나19 확산 억제 관련 봉쇄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인도는 지난 3월 25일 코로나19 확산을 조기에 막겠다며 매우 강력한 통제 조치를 도입했다.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고 공권력을 동원해 주민 외출과 비즈니스 활동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하지만 정부가 간과한 것은 대도시에서 일자리를 잃은 수천만 명의 이주노동자 문제였다.
이들 중 수백만 명은 봉쇄령을 뚫고 고향으로 돌아갔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인도 전역으로 확산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2018년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었던 경제가 치명타를 맞고 주저 앉았다.
앞서 올해 1분기(3.1% 성장)가 포함된 인도의 2019∼2020 회계연도(매년 4월 시작) GDP 성장률도 4.2%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 '방역 대신 경제'…통제 완화로 바이러스 폭증 우려
문제는 이 와중에 인도 정부가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통제를 더욱 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부터 봉쇄령을 차례로 해제한 인도 정부는 이달부터 지하철 운행 재개 등 통제 조치를 더 완화할 방침이다. 국제선 운항, 학교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일상 생활에는 거의 제약이 없게된 상황이다.
특히 연방정부는 주 정부의 자체 봉쇄 조치에 제한을 두면서까지 봉쇄 해제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바이러스학자인 샤히드 자밀은 타임스오브인디아에 "사람들은 이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 등의 지침을 잘 따르지 않는다"며 이런 분위기는 당국의 방역 관련 무사안일주의 때문에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 빠른 경제 회복 어려워…연간 경제성장률 41년 만에 마이너스 전망
설상가상으로 경제도 정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조업 같은 2차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저소득층 비중이 큰 탓에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도 투자정보업체 ICR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디티 나야르는 이코노믹타임스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일부 주(州)에서 봉쇄를 이어간다면 2020∼2021회계연도의 경제성장률은 -9.5%로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망이 맞는다면 인도는 1979∼1980회계연도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기업 신용 평가 전문가인 산카르 차크라보르티도 "감소 폭이 상당히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다음 분기에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하반기나 내년은 돼야 인도의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찬드라지트 바네르지 인도산업협회(CII) 사무총장은 "재정과 통화정책 지원에 힘입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부터는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