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문가 시각]나스닥 하락 원인
정체 드러낸 '나스닥 고래'…월가 '불안'
월가 전문가들은 4일 일본 소프트뱅크가 수십억 달러대의 이례적인 콜옵션 매수로 기술주 주가를 끌어 올렸다는 소식에 우려를 표했다.
그렇지 않아도 거품 논란이 컸던 기술주 랠리가 실물 경제와 괴리된 것이었으며, 이 점이 향후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술주 조정은 필요한 과정이며, 풍부한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기술주 조정 이후에도 강세장이 유지될 것이란 기대도 여전하다.
기술주 관련 유명 투자자인 로저 맥나미는 "소프트뱅크가 그렇게 한 것이 사실이라면, 주가와 경제의 펀더멘털이 괴리되어 있다는 신호가 더 커지는 것인 만큼 불안하다"고 말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는 "우리는 소프트뱅크가 포지션을 뒤엎을 것인지를 볼 것"이라면서 "콜옵션 매도자는 주식을 사들어 이를 헤지해야 했으며, 이는 자기실현적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스파르탄 캐피탈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마침내 시장을 새로운 리더십으로 이끌 수 있는 로테이션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이는 오랫동안 부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번 기술주 투매는 강한 상승 후의 차익실현 차원으로 보고 있다"면서 "주식은 연준의 유동성과 매력적인 위험 프리미엄, 경제의 회복 등에 의해 여전히 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WSJ, "소프트뱅크, 지난달 나스닥기업 콜옵션 40억弗 베팅" 보도
손정의, 소프트뱅크 최근 한달간 기록적인 상승세를 나타낸 미국 나스닥 지수 상승 뒷배경에 손정의 회장(사진)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있었다는 시장 관측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테슬라 등 나스닥 주요 기술주 관련 콜옵션 40억달러(약4조8000억원)을 지난달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콜옵션은 해당 주식을 사전에 정한 가격에 사들일 권리를 뜻한다. 주가가 오를수록 가치가 상승하는 구조다. 콜옵션은 거래구조상 레버리지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해당 콜옵션을 통한 투자는 주식 500억달러(약60조원)을 사들인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나스닥지수는 7월말 10745.27에서 8월말 11775.46으로 한달새 9.59%나 급등했다.
소프트뱅크가 콜옵션을 사들인 경우 해당 콜옵션을 매도한 시장 참여자는 주가 상승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주식을 사들여야한다. 나스닥 지수 급등 배경에 손 회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3~4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연이틀 장중 전일 대비 5%대 급락세를 나타내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손 회장의 과감한 베팅 관련 소문이 시장에 퍼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콜옵션같은 파생상품은 속성상 투자원금 대비 수익도 크지만 반대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손실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연못 속 고래가 자칫 실수할 경우 연못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대형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이란 '연못'에서 '고래'가 되지 않도록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올 상반기말 기준 752조2000억원이다. 이는 4일 기준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합계 1609조1000억원 대비 절반 가까운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