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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의 셀트리온 '매도' 리포트를 두고
  • 20/09/1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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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gory16 자기 소개가 없습니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라이즈 2020,서울'에서 '셀트리온 이야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위기와 기회'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0.6.23/뉴스1

JP모건의 셀트리온 '매도' 리포트를 두고 외국계 증권사의 '공매도 음모론'이 또다시 등장했다. 해외 사례 등을 볼 때 아예 근거가 없지는 않으나, 과도한 일반화와 섣부른 추측은 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셀트리온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비중축소(Underweight)'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 또한 23만7000원에서 19만원으로 낮췄다. 이는 리포트 발간 전일 종가(31만8000원)보다 40% 낮다.

이는 국내 증권사 셀트리온 목표가(35~45만원)의 42~55%에 불과하다. 조지현 JP모건 애널리스트는 △EU(유럽연합) 내 시장점유율 증가 둔화 △바이오시밀러 업체 간 경쟁 격화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리포트가 발간된 지난 9일 셀트리온 주가는 6% 넘게 하락했다.



JP모건 '목표가 19만원' 리포트에…셀트리온 "짜맞추기식 구성" 반박




셀트리온 / 사진제공=셀트리온이에 셀트리온 측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다음날인 10일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와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해당 보고서가 경쟁사 대비 부정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짜맞추기식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도 높여 비판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PER(주가이익비율)을 셀트리온보다 높게 책정했지만, 셀트리온은 '비중축소'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립'을 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가 또한 84만원으로 발간일 전날 종가(77만4000원)보다 높게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해당 보고서의 신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 측은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긴급 간담회까지 개최했다.

셀트리온을 겨냥한 글로벌 IB(투자은행)의 '주가 폭탄' 리포트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2017년 10월 모건스탠리는 셀트리온에 대해 '비중축소'를 제시하며 목표가 8만원을 제시했다. 발간일 전날 셀트리온 종가는 19만1700원이었다. 현 주가의 절반도 채 안 되는 목표가를 내놓은 것이다.

2018년 1월에는 도이체방크가 8만7200원으로 당시 주가(31만3500원)에 3분의 1도 안되는 목표가를 내놓았다. 같은 해 8월에는 김상수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가 14만7000원을 제시했는데, 이 역시 주가(27만2000원)의 54%에 불과했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주가 폭탄' 리포트...공매도가 원인?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로벌 IB의 주가 하향 리포트가 나올 때마다 항상 나오는 주장이 있다. 바로 '공매도 음모론'이다. 해당 종목의 공매도에 베팅한 외국계 증권사가 차익 실현을 위해 주가 하락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LP(유동성공급자) 등을 제외한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제한된 상황임에도 이러한 주장은 어김없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JP모건의 셀트리온 주가 폭락 예상 리포트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다'는 청원까지 올랐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약 1만2000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셀트리온에 상당한 공매도 잔고를 쌓아둔 JP모건이 고의적으로 주가 폭락을 조장하는 리포트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국내 1위"라며 "그 금액의 약 8%는 JP모간의 공매도 잔고"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의 말대로 글로벌 IB의 '주가 폭탄' 리포트는 공매도 때문일까.

청원인의 주장은 '일부' 사실이다.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이달 8일 기준 2조6282억원으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1위다.

앞선 사례를 통한 의심도 주장할 만하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목표가 8만원' 리포트를 제시한 모건스탠리는 당시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에 이름을 올려 논란을 키운 바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는 공매도 잔고가 상장 주식 수 대비 0.5% 이상이거나 10억원 이상인 경우 해당된다.

그러나 틀린 부분도 있다. JP모건이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의 8%를 보유했다는 주장이다. 공매도 종합포털에 따르면 최근 1년간 JP모건은 셀트리온의 공매도잔고 대량 보유자 명단에 없다. 적어도 최근 1년간은 보유 비중이 0.5%가 채 안 됐다는 의미다.



해외서도 '공매도' 논란…글로벌 IB, 과태료·법적 분쟁 등 구설수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해외에서도 공매도는 논란거리다. 글로벌 IB 역시 공매도와 관련해 상당수 구설수에 올랐다. '공매도 음모론'이 근거가 아예 없지는 않은 것이다.

대표적으로 JP모건은 2015년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에서 공매도 관련 제재를 받아 100만달러(약 12억원)가 넘는 돈을 토해낸 바 있다. 인위적으로 주가 하락을 조장해 불법적인 이익을 취했다는 혐의다. 당시 JP모건은 불법으로 취득한 수익(이자 포함) 72만달러(8억5000만원)과 과태료 36만달러(4억3000만원)를 납부했다.

지난해 모건스탠리는 공매도를 조장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차량공유업체 리프트(Lyft)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리프트 상장 직전 프리IPO(기업공개)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도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리프트는 상장 직후 이틀 만에 12% 넘게 빠졌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리프트의 경쟁사인 우버의 상장주관사여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리프트는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지난 7월 터키 정부는 2월부터 적용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해제하고 대형주만 공매도를 허용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6개 외국계 은행의 공매도 참여는 금지했다. 주가 변동성 확산 방지 등이 이유다.



'매도 보고서=공매도 조장'은 아냐…테슬라 목표가도 76% 낮다



그러나 무조건 '매도 보고서가 공매도 조장'이라는 결론은 위험하다. 글로벌 IB는 미국 기업에 대한 평가도 박한 편이다. JP모건은 지난 7월 테슬라의 목표가를 당시 주가(1208.66달러)보다 무려 76% 낮은 295달러로 제시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고위임원은 "공매도보다는 추가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작용한 듯싶다"며 "외국계 증권사 사이에서는 셀트리온이 실제 내용보다 거품이 껴있다는 이미지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주가 리포트는 해당 증권사의 견해일 뿐, 최종적인 판단은 투자자들의 몫"이라며 "아무리 지명도가 높더라도 증권사 한곳의 리포트로 시장 전체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