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요건’을 내년부터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하향할 예정인 가운데,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한 연말 주식 대량 매도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고려해 ‘공매도 금지’는 6개월 추가 연장했지만, 대주주 요건 하향은 최근 국회 입법 예고까지 마쳐 유예 없이 시행이 확실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 대주주 판단 기준 시점을 앞두고 과거 회피 매도 물량의 2~3배가 넘는 10조원 이상의 개인 순매도가 쏟아져, 코로나19에 버금가는 증시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2023년부터 주식 양도세 전면 도입 등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정부가 지난달 31일 국회에 제출한 이후 이달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의 입법 예고를 거쳐 현재 소관 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에 접수된 상태다. 이 개정안에 따라 정부는 2023년부터 주식 양도세는 과세표준 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25%를 부과하고, 증권거래세는 현행 0.25%에서 내년에 0.23%, 2023년 0.15% 등으로 단계적으로 낮출 예정이다.
문제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은 국회 입법 예고 과정에서도 별다른 이의신청 없이 소관 위원회로 넘어갔고, 향후 추가 논의 가능성도 작다는데 있다. 대주주에 대한 양도세 단계적 범위 확대는 소득세법에 표시됐고 대상이 되는 대주주는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7년 법 개정을 통해 상장사 대주주 기준을 25억원에서 2018년 4월부터 15억원, 2020년 4월 10억원, 2021년 4월 3억원 등으로 매년 대폭 낮추도록 했다.
이경수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외 주식시장 리스크 긴급 점검’ 보고서에서 “개인 수급에 있어 가장 큰 이슈는 연말 대주주 요건 회피 여부이며 개인들은 매년 12월에만 3조~5조원 수준의 대주주 요건 회피 추정 순매도세를 보였다”며 “올해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모두 57조원의 순매수가 들어온 만큼 대주주 회피 물량은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