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주체들의 힘겨루기 양상이 이어지면서 일부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기관의 투자 행태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 와중에 국내·외에서 불거진 공매도 이슈는 기관에 대한 개인의 적개심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날 개인 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공매도 잔고 비율이 높은 셀트리온, 에이치엘비를 ‘제2의 게임스톱’으로 지목하고, 매수에 나서는 ‘반(反) 공매도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개인은 셀트리온을 4300억원 가량 팔아치우면서 국내 첫 ‘공매도 전쟁’은 사실상 무산됐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170억원, 3520억원 정도 순매수하면서 이날 셀트리온 주가는 14.51% 급등했다. 에이치엘비 역시 개인은 54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한편 증권사에 예탁한 자산이 10억원을 넘는 투자자의 주식 자산이 지난해 평균 45.6%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 연령대 고액 투자자의 주식 자산이 늘어났고, 이 가운데 30대의 증가율이 68.5%로 가장 높았다. 이들은 올해 유망 투자처로 국내 주식을 1위(46.6%)로 꼽았다. 2위는 해외주식(31.3%), 3위는 금·원자재(7.5%)였다. 부동산은 7.2%에 그쳤다.
'한국판 게임스톱' 성공할까
"주식의 본질은 결국 기업의 가치와 연동된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세력과 다툼은 그리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反) 공매도 운동으로 기업의 펀더멘탈(기초 체력)이 과도하게 벗어날 경우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도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유동성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일 "현재 시장에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과거보다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게임스톱 사례와 같은 헤지펀드들에 대한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반 공매도 운동은 그동안 공매도 세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손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의 반격으로 분석했다.
최 센터장은 그러면서 반 공매도 운동으로 기업의 펀더멘탈이 과도하게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게임스톱의 경우 펀더멘탈에 비해 기업의 주가가 너무 높이 올라있다"며 "손실을 보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공매도 세력이 실패한 테슬라의 사례처럼 개인도 현재의 시스템에서 펀더멘탈과 미래가치가 좋은 기업을 고른다면 승리할 수 있다"며 "주식의 본질은 기업의 가치에 연동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충분의 의미있는 논의라고 본다"며 "개인투자자의 투자 여력이 남아있다는데서 게임스톱 같은 상황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은 마련돼 있다" 설명했다.
국내 반 공매도 운동은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도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유동성의 한계가 올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이 반 공매도 운동의 첫 타깃으로 정한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포지션을 완전히 청산하려면 각각 652만주, 348만주를 환매수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유동성이 풍부했지만 개인의 자금은 한계가 있고, 참여가 활발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반 공매도 운동은 시장내에서 단순히 우위를 점하려는 움직임으로 위법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기업 가치를 비정상적으로 높일 경우 이후 거품 붕괴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를 흔든 게임스톱 사태은 조만간 사그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부양책 통과로 개인투자자들이 현금을 지급받는 경우 게임스톱 사태와 유사한 사례가 반복돼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은 위험 요인"이라며 "하지만 결국 주가는 기업 본질적 가치로 회귀하는 만큼 게임스톱 사태는 머지 않아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