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거래 정보보관 의무화 관련
체크리스트서 계약 전산화 제외
실수·오류 인한 불법공매도 우려
금융투자협회가 회원사에 발송한 '공매도 관련 자본시장법령 개정 관련 준비 필요사항' 중 대차거래 정보 보관 체크리스트 예시. 전자정보처리장치를 통한 대차거래 계약 체결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다(금융투자협회가 2021년 2월15일 발송한 공문) 공매도 재개와 차입 공매도 목적의 대차거래 정보 보관 의무화를 앞둔 가운데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의 대차거래 정보 수기입력을 방조하고 있다. 자칫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에도 실수나 오류에 의한 불법 공매도가 벌어질까 우려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회원사에 '공매도 관련 자본시장법령 개정 관련 준비 필요사항'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은 차입공매도 목적의 대차거래 체결 시 대차거래정보 보관 의무를 부여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제208조의5제1항 및 제2항) 시행을 앞둔 증권사의 준비 상황을 체크하기 위한 목적이다.
시행령 개정안은 불법 공매도 적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차거래를 체결한 증권사에 대차거래 정보 보관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전자정보처리 장치를 통해 대차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전자정보처리 장치를 통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차거래 계약 원본을 전산설비 또는 전자적 방식으로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대차거래 계약은 기본적으로 전산처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원본을 안전하게 보관하라는 뜻이다. 이를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예방하고 적발을 수월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투자협회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금융투자회사의 증권대차 및 공매도 업무처리 모범규준' 개정안을 회원사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차입공매도 목적의 대차거래 정보 보관방법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다. 그런데 금융투자협회는 체크 리스트에서 대차거래 정보를 전자정보 처리 장치를 통해 계약하는 것은 제외하고 있다. 대신 대차거래 체결일시와 결제일시 등의 정보가 모두 보관되는지, 원본의 위·변조 여부, 변경내역 추적 가능 여부, 5년간 보관 여부 등만 체크하도록 했다. 대차거래 계약의 전산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보관방법에 대해서만 체크하도록 해 사실상 대차거래 정보의 수기 입력을 방치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이같은 방침은 금융위원회가 작성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규제영향분석서가 배치된다. 금융위는 대차거래 정보에 대해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전자정보처리장치를 통해 대차거래 계약을 체결하거나, 전자설비 등을 갖춰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가 불법 대차거래 방지라는 법령 개정의 취지를 망각한 채 대차거래 정보의 전자적 보관이라는 부차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의 대차거래 보관방법. 전자정보처리장치를 통한 대차거래 계약 체결이 우선이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보관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