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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암·바이러스 잡는 흡입식 '펩타이드 백신' 실험 성공
  • 21/03/2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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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gory16 자기 소개가 없습니다.

T세포 반응, 근육 주사 백신의 25배, 생백신처럼 폐점막 통과

종양 공통 항원 표적으로 백신 만들 수도…'사이언스 면역학' 논문

면역 반응에 핵심 역할을 하는 T세포
면역 반응에 핵심 역할을 하는 T세포

[미국 NIAID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이 그렇듯이 대부분의 백신은 근육에 주사한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대부분 폐, 상기도, 생식관, 소화관 등의 점막 표면에 감염한다.

이런 감염 부위에 직접 백신이 작용해야 바이러스 침입을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믿는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연구진이, 바이러스가 감염하는 폐점막 표면에 곧바로 작용하는 흡입식 펩타이드 백신 제조법을 개발했다.

과학자들은 폐점막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게 백신을 조작해, 생쥐의 폐에 신속하면서 강력한 기억 T세포 반응(memory T cell response)을 유도했다.

단백질 결합 특성이 부여된 펩타이드 백신은 생백신이 그러듯이 폐 내벽의 점막 조직을 쉽게 통과했다.

이런 흡입식 점막 백신은 폐 전이암 치료나 원발 암의 진행 억제에도 효과가 있을 거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의 수석저자를 맡은 대럴 어바인 생물공학 석좌교수는 "바이러스 퇴치나 암 치료에 유용한 T세포 반응에 논문의 초점을 맞췄다"라면서 "단백질 알부민을 '트로이 목마'처럼 이용해 백신이 점막 장벽을 통과하는 부분도 중요하게 다뤘다"라고 말했다.

라곤 연구소(Ragon Institute)의 주요 멤버인 그는 MIT 코흐 통합 암센터의 부소장도 맡고 있다.

라곤 연구소는 하버드대와 MIT, MGH(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다학제(multidisciplinary) 면역치료 연구기관이다.

생쥐의 종양(청색·오렌지색)을 공격하는 T세포(녹색)
생쥐의 종양(청색·오렌지색)을 공격하는 T세포(녹색)

[파스퇴르 연구소 필리프 보우소 등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까지 승인된 흡입 백신은 인플루엔자(코 흡입) 백신과 장티푸스(구강 흡입) 백신밖에 없다.

이들 백신은 둘 다 바이러스 독성을 약화해 만든 생백신이어서 점막 장벽을 잘 통과한다.

어바인 교수 연구팀은 바이러스 대신 펩타이드로 흡입 백신을 만들고 싶었다.

펩타이드(peptide)는 아미노산이 공유결합으로 연결된 중합체를 말하며, 펩타이드의 기능은 아미노산 조합에 따라 달라진다.

펩타이드 백신은 생백신보다 더 안전하고 만들기도 쉽지만, 점막 장벽을 잘 통과하지 못하는 게 단점이다.

연구팀은 2014년의 연구에서 발견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펩타이드 백신을 혈중 알부민과 결합하면 백신이 림프절에 쉽게 모여 강한 T세포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요지였다.

연구팀은 특히 알부민이 폐의 삼투압 유지를 돕는다는 것에 주목했다. 알부민은 이 과정에 관여하면서 폐를 감싼 상피 조직을 쉽게 통과한다.

우두(牛痘) 바이러스(vaccinia virus)에 쓸 목적으로 개발된 펩타이드 백신에, 알부민과 결합하는 지질 꼬리(albumin-binding lipid tail)를 붙여 흡입 노출(inhalation exposure)로도 효과가 있는지 시험했다.

그랬더니 백신이 생쥐의 기관지 안으로 들어가 근육 주사의 25배에 달하는 기억 T세포를 폐에 생성했다.

한 달 뒤 우두 바이러스에 노출했을 때 백신을 흡입한 생쥐는 방어 효과를 보였지만 근육에 주사한 생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인간 폐 세포의 엑소좀
인간 폐 세포의 엑소좀

폐 세포(녹색)에서 세균 독소(자주색)를 빨아들이는 엑소좀(노란색)
[미 뉴욕대 켄 카드웰 교수팀 '네이처' 논문 캡처 / 재판매 및 DB 금지]

점막에 작용하는 펩타이드 백신은 생쥐 모델의 암에도 주목할 만한 효과를 보였다.

생쥐의 흑색종 세포에서 분리한 펩타이드로 백신을 만들어 폐점막에 주입한 뒤 전이성 흑색종 세포에 노출하자, 폐에 생성된 T세포가 전이 암세포를 제거했고 원래 있던 폐종양도 작아졌다.

이런 국부 면역 반응을 이용하면 여러 유형의 종양 세포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항원을 표적으로 삼아, 특정 기관의 종양 형성을 막을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어바인 교수는 "폐에 유도된 기억 T세포가 점막 장벽에 대기하고 있다는 개념을 바이러스 실험과 종양 실험에 모두 적용했다"라면서 "실제로 (전이성) 종양 세포가 나타나거나 바이러스가 표적 세포에 감염하면 T세포가 곧바로 제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이번 연구 결과는 HIV(에이즈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CoV-2) 등에 사용할 점막 백신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로 보인다.

어바인 교수팀은 신종 코로나를 표적으로 삼아, 폐에서 강한 항체 반응을 일으키는 펩타이드 점막 백신을 만들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뇌의 별 모양 세포, 새로운 '수면 조절' 기능 발견


성상교세포 활성화→뇌 주파수 낮춰 수면 유도

Gi·Gq 수용체, 수면의 양과 질 제어…저널 'eLife' 논문

인간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에서 유래한 성상교세포
인간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에서 유래한 성상교세포

[뉴욕 줄기세포 재단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인간은 삶의 3분의 1을 잠자는 데 할애하면서도 수면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잘 모른다.

예를 들면 어떤 이는 수면을 방해하는 환경에서도 깊게 잠들지만, 어떤 이는 밤마다 몇 시간씩 뒤척이며 잠을 설친다.

사람마다 피로가 풀렸다고 느끼는 수면량이 다른 이유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런데 뇌에서 흔히 발견되는 성상교세포(astrocytes)가 수면의 양과 질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성상교세포의 특정 수용체가 이런 수면 조절에 관여한다는 걸 확인했다.

별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은 성상교세포는 원래 뉴런(신경세포)에 대한 영양 공급 및 이온 농도 조절, 노폐물 제거 등을 하는 거로 알려졌지만 최근엔 뇌 신경회로를 직접 제어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진은 최근 저널 '이라이프'(eLif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23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뇌의 성상교세포를 조작해 수면의 양과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입증한 건 처음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불안 수위도 높아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불안 수위도 높아진다

[UC버클리 매튜 워커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기본적으로 성상교세포는 뇌의 뉴런을 지지하는 교질 세포(glial cell)의 한 유형이다.

전체 뇌세포의 25~30%를 점유하는 성상교세포는 수많은 시냅스(신경 접합부)를 통해 뉴런이 서로 주고받는 신호를 엿들을 수 있다고 한다.

뇌 전반에 분포하는 성상교세포는 또한 특별한 채널로 연결된 통합 네트워크 기능도 하는 거로 알려졌다.

깨어 있을 때 인간의 뇌는 번잡하고 혼란스러운 공간이다. 수많은 뉴런이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생기는 불협화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잘 때 뇌는, 뉴런의 신호가 하나의 코러스처럼 모이면서 '서파 활성(slow-wave activity)' 상태로 변한다.

이 서파 전환 과정에 성상교세포가 관여한다는 게 이번 연구에서 새로이 밝혀진 부분이다.

논문의 수석저자를 맡은 키라 포스칸저 생화학 생물물리학 조교수는 "수면은 물론 수면 조절 장애를 보이는 질병에 대해서도 새로운 통찰이 될 수 있다"라면서 "어떤 질병은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성상교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성상교세포를 활성화하는 약을 생쥐 모델에 투여하고 뇌의 서파 활성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추적했다.

뇌의 서파 활성은 지진계에 표시되는 지진의 진동과 매우 흡사하게 나타난다.

뇌가 깨어 있을 땐 짧고 격한 신호가 촘촘히 이어지다가, 특정한 수면 단계에 접어들면 신호가 느려지면서 마루가 높고 골이 깊은 고리 형으로 바뀐다.

연구팀은 생쥐의 성상교세포를 자극하면 서파 활성도가 높아지면서 생쥐가 잠든다는 걸 확인했다.

노화 세포를 공격하는 성상교세포
노화 세포를 공격하는 성상교세포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 분비 뉴런(적색)을 성상 교세포(녹색)가 공격하고 있다.
이처럼 성상교세포는 노화한 뇌세포를 처리하는 기능도 한다.
[미 록펠러대 분자·세포 신경학 랩 제공]

그 작용 기제도 후속 실험에서 드러났다.

성상교세포는 빼곡히 들어찬 수용체 분자로, 주변의 뉴런이나 다른 유형의 세포로부터 오는 신호에 반응했다.

이 중에서 Gi·Gq 두 수용체가 수면 조절에 직접 관여했다.

Gq 수용체를 활성화하면 잠자는 시간이 길어지지만, 더 깊게 잠들지는 못했다.

그러나 Gi 수용체를 활성화하면 수면 시간은 변하지 않으면서 더 깊은 잠을 잤다.

성상교세포의 이런 작용이 뇌 전반에 걸쳐 멀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밝혀졌다.

일례로 뇌 피질의 한 영역에서 성상교세포를 자극하면 멀리 떨어진 뉴런의 작용도 영향을 받았다.

연구팀은 성상교세포의 다른 수용체가 함께 작용하면 수면에 어떤 충격을 주는지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포스칸저 교수는 "성상교세포를 무신경하게 방치하는 바람에 도대체 무엇을 놓친 건지 모르겠다"라면서 "지금까지 수면 신경생물학에 많은 의문점이 쌓인 건, 우리가 엉뚱한 곳만 들여다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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