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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국민연금마저…국내 주식 매입 조정, 선거 뒤로 미뤘다
  • 21/03/2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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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gory16 자기 소개가 없습니다.
정치적 판단 여론 부담에
기금운용委, 내달 재논의

동학개미들 "실망스럽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기록적인 순매도세를 멈추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기금위원들 간 이견이 커 다음달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달 기금위는 보궐선거(4월 7일) 결과가 나온 뒤에 열릴 예정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해가게 됐지만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매도는 당분간 더 나올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6일 국민연금 기금위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운용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 검토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리밸런싱 규칙 변경에 대한 안건은 시장 상황과 운용결과 등에 따라 신중하게 검토해서 다음 기금위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이 논의된 배경에 대해 이 국장은 "특히 작년부터 있었던 변동성 때문에 전략적 자산배분(SAA) 한도를 이탈하거나 한도에 걸쳐 있는 그런 상황 속에서 조정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인지 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긴 것인지에 대해 위원들 간 입장 차이가 있었다"며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시장 상황과 기금운용에 대한 데이터를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금위에서 논의한 리밸런싱 검토안의 핵심은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비중 목표인 16.8%는 그대로 두고 총 허용범위 ±5% 안에서 문제가 되는 SAA 허용범위를 현재 ±2%포인트에서 ±3.0~3.5%포인트로 늘리는 부분이다. SAA 허용범위를 지금보다 넓혀주면 한도에 여유가 생겨 주가가 더 오르지 않는 이상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매도를 어느 정도 멈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기금위가 결정을 보류하자 개인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기계적 매도만 막아달라는 건데 그 결정이 그렇게 어렵냐. 실망스럽다"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운용하겠냐" 등 기금위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국민연금은 원칙적으로 목표비중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SAA와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를 합쳐 국내주식의 경우 ±5%포인트까지는 허용한다. 이때 SAA는 ±2%포인트, TAA는 ±3%포인트 범위를 주고 있다. 즉 올해 기준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21.8%를 넘을 수 없고 SAA 허용범위는 18.8%를 넘지 못한다.

그런데 국민연금의 지난해 말 국내주식 비중은 21.2%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약 15조원 국내주식을 매도해 국내주식 비중을 19%대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여전히 SAA 허용한도는 머리끝까지 찬 상태다. SAA 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주가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조금만 올라도 기계적 매도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유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특정 자산의 비중이 목표비중을 기준으로 SAA 허용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허용범위의 상·하단으로 복귀할 때까지 기계적으로 매도(매수) 거래를 행한다"고 밝혔다.

총 허용범위 안에 있어도 SAA 허용범위를 벗어나면 안 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에서는 내부적으로 SAA 허용범위를 확대하는 복수의 안을 만들어 기금위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SAA 폭이 넓어지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주가가 올라 목표비중을 이탈할 경우 허용되는 범위가 커져 기계적 매도를 멈추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2010년 기금위에서 지금과 같은 SAA와 TAA 허용범위를 결정할 때 국민연금 실무평가위원회에서는 "기금위에서 결정한 자산배분 목표비중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기금위 결정이 한 달 정도 뒤로 미뤄졌기 때문에 현재 SAA 한도를 적용할 경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18.8%를 넘을 수 없다. 아직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19%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동안 추가 매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