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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 논문
  • 21/04/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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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의 내압 조절 '비상 밸브', 슈퍼버그 잡는 표적 될까 


미 록펠러대, 세균 세포막의 '단백질 채널' 작동 원리 규명

베타-사이클로덱스트린 노출 시 채널 열려…저널 '네이처' 논문

다제내성균
다제내성균

다제내성균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를 2만 배 확대한 전자현미경 이미지.
[미 CDC(질병통제예방센터)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거의 모든 박테리아는 내압이 커지면 자동으로 열리는 단백질 채널(protein channels)을 갖고 있다.

내부 압력이 한계치까지 올라갔는데도 이 비상 밸브가 작동하지 않으면 박테리아는 세포막 파열로 죽을 수밖에 없다.

이 채널을 수문처럼 조작하면 박테리아의 영양분도 빼낼 수 있으리라고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문제는 이 채널이 어떻게 열리고 닫히는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침내 미국 록펠러대 연구진이 박테리아의 단백질 채널이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냈다.

토마스 월츠 생화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저널 '네이처(Natur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14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MscS 단백질에 주목했다.

외부 자극이 없을 때 이 단백질은 평온하게 '닫힌 상태(closed state)'를 유지한다.

MscS 단백질과 관련 지질
MscS 단백질과 관련 지질

나노 디스크(회색) 위에 올려진 MscS 채널 단백질(분홍색)과 관련 지질(옅은 녹색·짙은 녹색·적색).
[록펠러대 분자 전자현미경 실험실 / 재판매 및 DB 금지]

박테리아 내에서 수액이 늘어나면 세포가 부풀면서 막에 압력이 가해진다.

그렇게 해서 세포막이 얇아지면 막의 단백질이 돌출할 거라는 가설이 한때 제기됐다.

이런 조건에서 박테리아는 단백질 채널을 열어 세포 내용물을 밖으로 쏟아내고, 세포막이 원래 두께로 돌아갈 만큼 내압이 떨어지면 다시 채널을 닫을 거로 과학자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이 가설은 5년 전에 월츠 교수팀에 의해 깨졌다.

당시 연구팀은 주문 제작한 인공 세포 막 패치에 MscS 단백질을 심어 시험했는데, 외부 요인이 개입하지 않는 한 세포막이 얇아지는 걸로는 단백질 채널이 열리지 않는다는 걸 입증했다.

'나노 디스크(nanodiscs)'로 불리는 이 패치는 원래 세포막과 같은 환경에서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단백질 활동을 관찰하게 디자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당질 분자인 '베타-사이클로덱스트린(β-cyclodextrin)'으로 세포막 지질을 제거해 세포막에 강한 긴장을 유도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랬더니 단백질 채널이 영구적으로 닫히는 이른바 '탈감각(desensitization)'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결과를 검증한 뒤 MscS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 모델을 완성했다.

항생제 내성 폐렴간균

항생제 내성 폐렴간균

호중성 백혈구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저항하는 폐렴간균을 공격하는 장면.
[미국 NIAID(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세포 내에서 수액이 증가하면 구석구석의 지질이 한데 모여 세포막 전반의 긴장을 낮췄다.

그런데 제반 상황이 나쁠 땐 MscS와 직접 연관된 지질마저 응하지 않을 정도로 지질이 잘 결집하지 않았다.

지질이 단백질 채널을 완전히 닫힌 상태로 유지하지 않으면 이 채널은 언제든 열릴 여지가 있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결론은, 박테리아의 세포막을 베타-사이클로덱스트린에 노출하면 단백질 채널이 열렸다가 다시 닫힌다는 것이다.

베타-사이클로덱스트린을 쓰면 박테리아 세포막의 채널 개폐를 조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발견은, 다른 과학자가 연구 중인 수십 종의 '기계수용(mechanosensitive)' 단백질 채널 가설을 테스트하는 데도 이론적 토대가 될 거로 보인다.

실제로 인체 내에선 이런 단백질 채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청각, 촉각, 혈압 조절 등이 그런 예다.

당장 큰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박테리아 세포막의 단백질 채널을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이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강력한 항생제에도 잘 죽지 않는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다제내성균은 세계 공중 보건의 중대한 위협 요인으로 부상한 지 오래다.

'슈퍼버그'로 더 많이 알려진 다제내성균은 치명적인 병원 내 감염의 주범으로 꼽히며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팀은 MscS 단백질과 박테리아 단백질 채널(MscL)을 '매우 흥미로운 약물 표적'으로 보고 있다.

월츠 교수는 "거의 모든 종의 박테리아가 이런 단백질을 갖고 있고, 관련 단백질 채널도 널리 퍼져 있다"라면서 "MscS 또는 MscL을 표적으로 삼으면 적용 범위가 매우 넓은 항생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감염으로 생긴 항체, 5개월 지나면 대부분 효과 없다



1차 대유행 때 5천300명 혈액 검사, 항체 형성 22명 면역력 분석

독일 신경퇴행질환 센터,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논문

신종 코로나의 전송 전자현미경 이미지
신종 코로나의 전송 전자현미경 이미지

[미국 NIAID(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자에게 형성된 항체가 어느 정도 재감염을 막을 수 있는지는 대유행 억제의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이는 감염으로 생긴 중화항체의 방어 면역이 얼마나 오래 강하게 지속하느냐에 달렸다.

신종 코로나의 감염 후 항체 형성과 면역 유지 기간 등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감염자에게 형성된 중화항체가 4~5개월만 지나면 확연히 감퇴해 대부분 재감염을 막지 못한다는 게 요지다.

지난해 상반기 1차 코로나 대유행 당시 독일 본(Bonn) 지역 주민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독일 신경퇴행질환 센터'(DZNE) 과학자들은 최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15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4~6월 성인 5천300여 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SARS-CoV-2) 항체 검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주민 건강 상태를 조사하는 DZNE의 '라인란트 연구'(Rhineland Study)에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확인된 항체가 신종 코로나에만 작용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1차로 양성 반응을 보인 피검자에 대해 PRNT(plaque reduction neutralization test) 검사를 추가로 했다.

이는 혈관 내 퇴적물(plaque)을 줄여서 중화 효능을 테스트하는 걸 말한다.

세포 면역에 핵심 역할을 하는 T세포
세포 면역에 핵심 역할을 하는 T세포

변이 코로나의 확산 등으로 항체 면역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T세포 중심의 세포 면역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NIAID(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중화항체가 생긴 피검자는 모두 22명으로 전체 피검자의 0.42% 불과했다.

흥미롭게도 항체 형성자의 다수는 경증 또는 무증상 감염자였다.

연구팀은 항체 형성자 비율이 이렇게 낮은 것에 대해 1차 대유행 때여서 감염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항체가 생긴 피검사를 대상으로 작년 9월(1차 검사 4~5개월 후)에 다시 항체 검사를 해 보니, 대다수는 이미 항체가 많이 쇠퇴해 있었고, 특히 4명은 거의 항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대로 해석하면 신종 코로나 감염으로 생기는 중화항체는 길어야 5개월 안에 중화 능력을 상실한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나왔다.

미국 보스턴 소재 '브리검 앤드 위민스 호스피털'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저널 '셀'(Cell) 논문에서, 중증도가 '중간'과 '약함'에 해당하는 코로나19 환자의 약 20%만 감염 후 몇 달간 중화항체를 유지한다고 보고했다. 나머지 경증 환자는 회복 후에 항체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듀크대와 국립 싱가포르대가 공동 설립한 '듀크-앤유에스 의대'(Duke-NUS Medical School) 연구진은 지난달 '랜싯 마이크로브'( Lancet Microbe) 논문에서, 코로나19 환자의 11.6%는 아예 항체가 형성되지 않고, 26.8%는 항체가 생겨도 빠르게 감소한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환자의 약 40%가 회복한 뒤에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신종 코로나의 면역 회피 진화
신종 코로나의 면역 회피 진화

신종 코로나의 유전자 서열에 결손이 없으면 여러 유형의 항체(녹색·적색)가 신종 코로나에 달라붙는다. (좌)
반대로 결손이 생기면 중화 항체(녹색) 대신 다른 항체(적색)가 신종 코로나와 결합한다. (우)
신종 코로나의 이런 유전자 서열 결손이 진화하면 항체 중화를 회피할 수 있다.
[Kevin McCarthy and Paul Duprex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DZNE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만 갖고, 감염 후 생긴 항체의 감퇴가 전체 면역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유추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아마드 아지즈 박사는 "인간의 면역계는 병원체와 맞서 싸울 다른 무기를 갖고 있다"라면서 "항체가 빠르게 감소해도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포 면역 반응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란트 연구' 책임자인 모니쿠 브레텔러 교수는 "어떤 사람은 코로나에 걸렸는지도 모른 채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심하게 아픈 원인을 규명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라인란트 연구를 통해 구축한 데이터가 코로나 감염의 결과를 이해하고 위험 요인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걸렸던 사람은 mRNA 백신 2차 접종 필요 없다



1차 접종의 항체·B세포 반응 '충분', 감염 '1차 면역반응' 영향인듯

남아공 변이도 1차 접종에 '같은 효과'…'사이언스 이뮤놀로지' 논문


미국 모더나의 mRNA 백신


  mRNA는 세포핵의 유전 정보를 세포질의 리보솜에 전달한다.

mRNA 백신은 면역 반응 유도 단백질의 생성 방법을 세포에 가르쳐 특정 바이러스 노출 시 항체 형성을 유도한다.

바이러스 단백질을 체내에 주입하지 않는 mRNA 백신은 항원 배양이 필요하지 않아 제조가 간편하고 시간도 덜 든다.


하지만 접종 후 형성된 항체가 어느 정도 지속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그런데 mRNA 백신의 항체 반응 강도와 면역 지속 기간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은 mRNA 백신을 한 번만 접종해도 강한 항체 반응을 일으켜 2차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는 비감염자(COVID naive)는 2차 접종까지 받아야 충분한 면역 반응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발견이 백신 정책에 반영되면 mRNA 백신 수요가 대폭 줄 수도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의 E. 존 웨리 박사 연구팀은 15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 대학 면역학 연구소 소장이자 논문의 수석저자인 웨리 박사는 "백신의 단기 및 장기 효과에 모두 적용되는 고무적인 결과"라면서 "아울러 B세포 분석을 통해 mRNA 백신의 면역 반응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에 생긴 돌연변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생긴 돌연변이

닫힌 배열의 돌연변이 스파이크 단백질(右)과 정상 스파이크 단백질.
적색으로 표시된 630 루프(loop)가 스파이크 돌기의 수용체 결합이 너무 일찍 풀리는 걸 막는다.
[미 보스턴 아동병원 천 빙 박사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백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인체의 면역 반응은 크게 항체 생성과 B세포 형성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항체는 바이러스를 신속히 공격하는 면역력을 제공하고, B세포는 장기 면역을 돕는다.

웨리 박사팀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 사이에서 백신 접종 후 B세포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를 규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하는 mRNA 백신 연구는 지금까지 장기 면역 기억에 관여하는 B세포보다 항체에 더 큰 비중을 뒀다.

기억 B세포는 미래의 항체 반응을 보여 주는 유력한 예측 변수이다. 백신에 대한 B세포 반응 측정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B세포 반응 검사는, 바이러스에 대한 장기 면역뿐 아니라 변이 신종 코로나에 반응 능력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한다.

연구팀은 화이자(BioNTech/Pfizer)와 모더나(Moderna) 두 회사가 생산한 mRNA 백신을 테스트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병원(University of Pennsylvania Health System)에서 두 백신 중 어느 하나를 맞은 접종자 44명으로 코호트(cohort)를 구성했다. 이 가운데 11명은 코로나19에 걸린 병력이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들 피검자의 혈액 샘플을 채취한 뒤 백신 접종 전후 4차례에 걸쳐 심도 있는 면역 분석을 했다.

코로나19를 앓고 회복한 사람은 1차 백신만 맞아도 항체와 B세포 모두 최고 수준의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

이는 자연 감염으로 인한 '1차 면역반응(primary immune response)' 효과로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는 사람이 항체와 B세포 반응을 강하게 일으키려면 두 차례의 백신 접종이 필요했다.

D614G 돌연변이가 생긴 남아공발 코로나 변이(B.1.351)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는 사람은 두 차례 접종해야 했고,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은 1차 접종이면 됐다.

감염 조직에서 분리한 신종 코로나 입자(오렌지색)
감염 조직에서 분리한 신종 코로나 입자(오렌지색)

[미 NIH(국립 보건원) 홈페이지 캡처 /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또 코로나19 병력이 없는 33명으로 대상으로 백신 부작용을 테스트했다.

그런데 1차 접종 후 고열, 오한, 두통, 피로 등을 두루 겪은 사람은 더 강한 항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기억 B세포 반응은 강해지지 않았다.

이에 백신 접종 직후에 나타나는 염증 등의 부작용은 더 강한 면역 반응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았다.

웨리 박사는 "(백신을 접종하면) 최강의 기억 B세포 반응이 나타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라면서 "시간이 흘러 항체가 약해지면 기억 B세포가 재감염을 막는 면역력을 제공할 수 있고, 그 잠재적 대상엔 변이 코로나 감염도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 특정 T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인간의 면역계에서 항체 면역보다 비중이 큰 '세포 면역'의 핵심 요소가 T세포다.

한편 mRNA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미국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6개월 내지 12개월 후에 한 번 더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1·2차 접종을 마쳐도 백신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선 또 한 번의 '부스터 샷(booster shot)'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3차 접종 후에는 매년 재접종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