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새로운 생존 전략? 항체 막는 데 감염 부산물 이용

일부 돌기가 접힌 머리핀 형태로 변한 스파이크 단백질 이미지.
스파이크 단백질은 숙주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한 뒤 형태가 여러 차례 변한다.
[미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 논문 발췌 /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적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신종 코로나의 항체 반응 회피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아직 규명되지 않은 게 많다.
사람에 따라 바이러스 감염에 맞서는 면역력과 항체 반응의 질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몸 안의 헤모글로빈 대사로 만들어지는 빌리베르딘(biliverdin; 담록소)이 신종 코로나(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항체가 결합하는 걸 최고 50%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신종 코로나는 감염 세포 등의 빌리베르딘 대사를 유도해 항체 반응을 피하는 데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가 주도한 이 연구 결과는 이달 22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 중심 대학으로 명성이 높은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킹스 칼리지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등의 과학자들도 연구에 참여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수용체와 결합한 뒤 바이러스 입자의 외막과 숙주세포 막이 융합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래픽.
[미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 논문 발췌 / 재판매 및 DB 금지]
녹색 쓸개즙의 색소 성분이기도 한 빌리베르딘은 적혈구에서 헤모글로빈의 헴(Heme)이 분해하면서 생성된다.
대식세포가 오래된 적혈구를 파괴할 때 헴은 헤모시데린과 빌리베르딘으로 분해되고, 빌리베르딘은 다시 유리 빌리루빈(bilirubin)으로 분해된다.
몸에 멍이 들었을 때 처음에 녹색으로 보이는 건 빌리베르딘의 색깔이 비치기 때문이다. 빌리베르딘이 빌리루빈으로 분해되면 멍 색깔은 황색으로 변한다.
이 빌리베르딘이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돌기와 강하게 결합하면 항체의 스파이크 결합이 30% 내지 50% 억제됐고, 상당수의 항체가 바이러스 중화 능력을 상실했다.
극저온 전자현미경과 X선 결정학 기술로 관찰한 결과, 빌리베르딘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N-말단 도메인(N-terminal domain)에 달라붙어 스파이크 단백질이 열린 구조로 변해 외부에 노출되는 걸 막았다.
이는 항체가 바이러스를 중화하기 위해 결합해야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목표 지점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의미다.
놀랍게도 신종 코로나는 중화 항체를 피하는 데 이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일례로 신종 코로나가 폐에 감염하면 혈관이 손상되고 면역세포가 증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 조직의 빌리베르딘(또는 빌리루빈) 수치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들 분자가 많아지면 신종 코로나가 항체를 회피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한다.

[미국 UTSW(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논문의 제1 저자인 아나치아라 로사 박사후연구원은 "바이러스가 스스로 유발한 손상의 부작용으로부터 (항체 회피의) 이득을 얻는다는 건 매우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빌리베르딘 결합 사이트를 가로채는 게 신종 코로나의 새로운 공략 표적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빌리베르딘과 다른 헴 대사물 수치를 측정해 중증도와의 연관성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한편 적혈구는 폐의 신선한 산소를 다른 기관과 조직에 배달하는 주 기능 외에 면역 반응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에 달라붙은 병원체를 포박해 중화한 뒤 지라와 간의 '항원 제시 세포(APCs)에 전달하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의 '비스 생물학적 영감 공학 연구소(Wyss Institute for Biologically Inspired Engineering)' 과학자들은 적혈구의 이런 기능에 착안해, EDIT(Erythrocyte-Driven Immune Targeting)라는 면역 반응 유도 플랫폼을 개발했다.
작년 7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논문으로 공개된 이 기술은 항원 단백질로 코팅된 나노 입자를 적혈구에 실어 지라(비장)의 APCs에 전달하는 것이다.
유방암 전이·사망 위험인자 규명돼
서울성모 윤창익 교수팀, 482명 세포서 ‘YAP1’ 발현 분석
유방암 원격 전이 위험 2.27배, 사망 위험 3.86배 높아
여성암 발생 1위를 차지하는 유방암의 전이와 사망 위험을 높이는 단백질 ‘YAP1’의 역할이 규명돼 향후 유방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표적 개발에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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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윤창익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여성 유방암 환자 482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조직에서 YAP1(Yes-Associated Protein 1)이 발현되는 정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YAP1 유전자는 이전에 인간 장기의 발달과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암세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불명확했다.
하지만 분석결과 세포핵 내 YAP1 발현이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에 비해 원격 전이 위험 2.27배, 사망 위험 3.8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방암 아형(subtype)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삼중음성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에서도 세포핵 내 YAP1 발현이 높은 환자가 낮은 환자에 비해 원격 전이의 발생 위험이 2.38배가 여전히 높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높은 YAP1의 발현은 다른 유방암 전이의 위험인자를 보정한 뒤에도 여전히 독립적인 전이의 위험 인자로 조사됐다.
윤창익 교수는 “YAP1 단백질을 치료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예후가 좋지 않은 삼중음성유방암을 포함해 유방암에서 전이를 억제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frontiers in oncology) 2월호에 게재되었다
“T1b 유방암 환자, HER2 치료제 적용 필요”의정부성모병원 김용석 교수, 국내 임상연구 미답보 영역서 선구적 제시
의정부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김용석 교수가 유방암 저위험군의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연구를 최근 선구적으로 제시해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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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유방암학회등록사업을 통해 등록된 3110명의 T1bN0M0 환자를 대상으로 HER2 과발현 여부에 따라 전체 생존율과 유방암 특이 생존율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해당 데이터에서 HER2 과발현 여부에 따라서는 전체 생존율 및 유방암 특이 생존율에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위집단 분석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인 환자들 중, HER2 과발현 음성인 환자군이 HER2 양성인 환자군보다 유방암 특이 생존율이 양호하다는 결과가 관측됐으며, 이는 다변량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는 것.
즉 국가 단위로 한국인을 대상, 빅데이터를 이용한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환자의 경우에 HER2 과발현에 따라 생존률의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로써, 이는 종양의 크기가 작은 림프절 음성의 유방암일지라도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반응과 HER2 과발현 양상이 관측되는 경우 항 HER2 치료제의 사용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의정부성모병원 김용석 교수는 “현재도 미국 국가 암네트워크에서는 0.5cm 보다 종양의 크기가 크다면 유방암에 항 HER2 치료제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 반면, 국내의 경우에는 크기가 1cm 보다 큰 유방암에만 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해 사실상 처방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상태”라며 “국내에서 적용되지 않는 상황을 재고한다는 것에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에 2021년 1월 게재됐다.
단기 복용에도 효과는 길게…다발성경화증, 치료 옵션 ‘확대’김성민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2차 진행성 위험 환자, 초기 파악해 치료 효능 높은 약제 적극 사용해야”
다발성경화증의 치료 옵션이 확대되고 있다. 10년 전만해도 치료제가 거의 없거나 선택지가 좁았지만 현재는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약물만 10여 종이 넘는다.
다발성경화증은 주로 20~40세 사이의 젊은 연령층에서 호발하며 재발과 완화를 반복한다. 재발이 반복될 경우 완전히 호전되지 않고 장애가 남아 환자의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이다.
최근 복용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환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은 김성민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나 다발성경화증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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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민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
김 교수는 “예전에는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이 질병이 급격하게 진행돼 걷지 못하게 되거나 시력을 잃는 등 좋지 않은 예후들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치료제가 충분한 효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환자의 상태와 질병 치료의 경과에 따라 다양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치료에 있어서도 매우 긍정적”이라며 “실제로 질병 발현 후 10년, 20년이 지나도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치료제 선택폭이 넓어진 만큼 치료전략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다발성경화증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약물의 장기적인 안전성이 치료의 주요 요소였지만 최근에는 효과가 강한 약을 적시에 신속하게 사용하는 것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발성경화증은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재발성 경과’와 재발없이 지속적으로 질병이 진행하는 ‘진행성 경과’를 모두 보이는 질환이다. 문제는 질병 초기에 재발성 경과를 가지는 환자들 중 약 70%는 일정 기간 후 진행성 경과로 변화(2차 진행성)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
김 교수는 “좋은 예후를 가지고 질병의 진행이 늦은 환자들에게는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1차 약제 중심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면서 “다만, 일부 질병의 진행이 빠른 환자들에게는 다소 부작용의 위험이 있더라도 질병 억제 효과가 높은 2차 약제를 초기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약제별로 안전성과 효과, 부작용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처방과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빠르게 2차 진행성으로 진입하는 환자와 오랜 시간을 두고 진입하는 환자는 30~40년 후 질병의 경과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 또한 2차 진행성으로 진입한 이후에는 치료제의 효과가 다소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조금이라도 빠르게 2차 진행성으로 진입할 위험이 있는 환자를 초기에 파악하고, 해당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치료 효능이 높은 약제를 써야 하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의 환자들에 머크의 '마벤클라드(클라드리빈)'의 보험급여 등재는 희소식이다. 마벤클라드는 다발성경화증 신약으로 지난해 8월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마벤클라드는 비교적 질병의 활성도가 높은 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한 2차 약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경구제제로 2년간 최대 20일의 단기 복용으로 임상 효과가 최대 4년까지 지속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김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은 사회생활을 하는 젊은 여성에서 많이 발병한다. 이에 마벤클라드가 복용 편의성에서 강점을 지니는 것은 처방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1차 치료에서 효과를 못 보고 2차 치료로 진입해야 하지만 꾸준히 약을 복용할 수 없는 경우, 병원을 자주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에게 마벤클라드 처방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2차 제제 중 타 경구용 약제를 사용했을 때 림프구 숫자가 지나치게 감소하거나 심장 부작용이 있을 때 혹은 2차 제제 중 정맥 주사를 뇌염의 위험 등의 부작용으로 사용이 어려운 경우 마벤클라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