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암’ 췌장암… 갑작스런 복통·황달 무시 마세요
5년 생존율 10%’ 최악의 암 대처법
췌장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중증으로 발전한 경우가 많아 ‘침묵의 암’이라고 부른다. 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치료법이 개발돼 강한 의지를 가지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60~70대 많이 발생… 전체 암 중 2.3% 9위
췌장은 길이 약 15㎝, 무게 75~100g 정도의 가늘고 긴 장기다. 위와 십이지장 사이에 있고, 비장(지라)과 인접해 있다. 소화기관으론 유일하게 단백질·지방·탄수화물 3대 영양소에 대한 소화 효소를 모두 분비하는 장기로, 소화 기능과 함께 몸속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췌장은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췌액(췌장액)을 보내는 외분비 기능과 호르몬을 혈관으로 투입하는 내분비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다. 췌장암의 90% 이상은 췌관의 샘세포에 암이 생긴 선암(腺癌)이다.
췌장암은 소화기 암 중 위암, 대장암, 간암 다음으로 발생률 4위, 전체 암 가운데는 2.3%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췌장암은 60~7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생활 등의 영향으로 매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은 몸속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위·대장 내시경, 복부 초음파 같은 소화기 검사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혈액 검사로도 알 수 없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도 없어 늦게 발견하다 보니 5년 생존율이 10% 정도에 불과하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예후도 다른 암에 비해 좋지 않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부 및 허리 통증,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이다. 암 전이 정도에 따라 명치 부위와 허리, 등쪽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소화불량 및 식용부진, 한 달 이내에 10㎏ 이상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면 췌장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김재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의 머리 부위에 암이 있을 경우에는 명치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고, 꼬리 부위에 암이 생기면 왼쪽 윗부분 복부나 옆구리에 통증이 나타난다”며 “한번 시작되면 기분 나쁜 통증이 지속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췌장암 환자에게는 식욕이 저하되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황달은 환자의 50%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증상 중 하나다. 소변 색깔이 콜라나 홍차처럼 검은색으로 변하거나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색되면서 간지러움이 동반되면 황달을 의심해 봐야 한다. 황달은 췌장암이 아니라도 중증 질환의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증세가 생기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해야 한다.
●가족력 있으면 발병 위험 3~6배 증가
췌장암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은 흡연, 음주, 당뇨, 비만, 만성 췌장염, 가족성 췌장암 등이다. 췌장암 예방 수칙은 아직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위험 요인들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흡연은 췌장암을 일으키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최대 5배 높다. 금연 이후에도 약 10년간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병 위험이 무려 75% 높아질 정도로 오랜 기간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위험 요인은 가족력이다. 췌장암 환자의 10% 정도가 유전적 소신을 가지고 있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3~6배 증가한다. 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직계 가족 중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거나 나이에 상관없이 두 명 이상 췌장암을 앓았다면 정기 검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주 자체는 췌장암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음주는 만성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고, 음주로 인한 만성 췌장염이 발생한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이 10~16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당뇨가 췌장암을 일으킨다는 견해와 췌장암이 당뇨를 일으킨다는 견해가 있는데, 췌장암 수술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당뇨가 나타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췌장암 환자의 90%가 당뇨를 앓고 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윤재훈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도한 육류·탄소화물 섭취는 췌장암 빈도를 올리고, 채소류·비타민 등은 췌장암 빈도를 낮춘다. 감귤류와 통곡밀, 강황, 엽산이 풍부한 채소, 튀기지 않은 생선 등이 췌장암 예방에 좋다. 가공육이나 너무 익힌 고기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흡연자 췌장암 확률 비흡연자의 최고 5배
췌장암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절제 수술인데,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예후도 다른 암에 비해 좋지 않다. 수술 후 재발은 1~2년 사이 주로 일어나며, 간이나 복막으로 원격 전이되거나 수술 부위 부근에 암이 침투하는 양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 병기는 암의 크기나 림프절·혈관 침윤 여부, 전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췌장암을 늦게 발견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췌장암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당뇨나 만성 췌장염, 췌장낭종 진단을 받은 사람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소화장애는 소화기 질환 증상과 구분이 쉽지 않아 조기 발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암이 많이 진행된 후에 진단을 받는다. 이인석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화 장애인데 내시경·초음파 검사에도 이상이 없고 한 달 정도 약물 치료를 받아도 호전이 없다면 췌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내시경 이상 없는 소화 장애는 검사 필수
췌장암은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높고 완치율이 낮다. 하지만 최근 췌장암에 효과적인 항암제가 개발되고 개선 치료 방법으로 수술이 가능해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수술 후 생존율을 30% 이상 기대하고 있다. 예전에는 전이가 없더라도 주변 혈관 침범으로 인해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국소 진행형 환자들도 이제는 수술이 가능해졌다. 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췌장암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압박감과 치료 과정의 불안감 때문에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과도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생각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강한 의지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적극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목 : 제약바이오사, 빅데이터·AI 활용 항암제 개발 '활발'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항암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를 적용하는 기술 도입을 늘리고 있다. 수만 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검토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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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
3일 이노엔은 국립암센터 암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단, 전북대학교병원 전북빅데이터센터와 암 빅데이터 플랫폼 활용 기반의 신약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이노엔은 암 빅데이터 라이브러리 '커넥트(CONNECT)' 플랫폼을 체내 지표 개발 등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 플랫폼은 국립암센터 등 11개 헬스케어 플랫폼 센터에서 생산한 암 임상데이터들을 한 데 모은 다기관 임상 라이브러리 플랫폼이다. 유방암, 갑상선암, 난소암, 폐암 등 총 10종의 암 임상 데이터들을 연구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노엔은 해당 플랫폼을 현재 개발 중인 선택적 RET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 신약(과제명 IN-A013)과 차세대 EGFR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 신약(과제명 IN-A008)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미국 바이오기업 A2A 파마의 AI(인공지능) 기반 신약 설계 플랫폼을 활용해서 기존 방법으로는 발굴하기 어려웠던 세포 내 타깃을 제어할 수 있는 혁신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1월 A2A 파마와 항암 신약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A2A는 인공지능이 결합된 신약 설계 플랫폼 'SCULPT'를 활용해 신규 화합물을 설계하는 기업이다. 대웅제약은 A2A가 설계한 화합물 구조를 기반으로 물질 합성 및 평가를 수행해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자회사 JW C&C신약연구소가 보유한 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CLOVER)를 통해 300종이 넘는 암 세포주, 유전자 정보 등을 갖고 있다. 클로버는 암 유전체 정보와 화합물, 약효 예측 등 각 질환 특성에 맞는 후보물질을 골라낼 수 있는 기술로 신약 개발 및 상용화 여부를 보다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아울러 JW중외제약은 현재 개발 중인 STAT3 표적 저분자 항암 신약 후보물질에 보로노이가 보유하고 있는 단백질 분해 기술인 '프로탁'을 적용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화합물 설계·합성부터 임상 후보물질 도출까지 신약 개발 전 과정에 AI를 접목해 신약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바이오벤처다.
SK는 지난해 12월 미국 바이오기업 로이반트와 제휴를 맺고 2억 달러(한화 약 2200억원)를 투자해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 활용 신약 개발에 나섰으며 항암 및 면역?신경계 질환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하는 방식으로, 단순히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을 뛰넘는 것이다. 지금까지 상용화 된적이 없는 신약 중의 신약으로 그만큼 방대한 연구를 필요로 해 AI 기술이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로이반트는 AI?DT(디지털전환) 플랫폼과 임상개발 전문가를 통해 10년 이상 소요되는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공 확률이 0.002%인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설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간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신약 개발 기업들의 AI 및 빅데이터 활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개발하거나 혹은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와 손을 잡고 공동연구로 이어가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AI를 활용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매년 4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024년에는 40억달러(약 4조37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연구진, 화이자 백신과 심근염 연관성 제기
화이자 접종 500만명 중 275건 보고…대부분 증상 경미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이스라엘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젊은 남성 일부에서 심근염 증상이 보고됐다고 이스라엘 보건부가 발표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작년 12월과 이달 사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500만여명 가운데 심근염 증상이 275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 중 심근염 증상 환자들은 최장 4일가량 입원을 했고, 대부분 경우(95%)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분류됐다.
근염(myocarditis)이란 바이러스, 독(毒), 면역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대부분 회복되지만 심부전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스라엘 연구팀은 자국 보건부에 제출한 연구 결과에서 16~30세 남성 중 화이자 백신의 2회차 접종을 한 사람들과 심근염 증상 발현 간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다른 연령대보다 16~19세의 남성들에게서 심근염 증상 발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위원회도 지난달 심근염과 화이자, 모더나가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간의 상관관계 가능성에 대한 추가 연구를 권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대규모로 확보해 현재까지 전체 인구의 55% 이상인 513만여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화이자 측은 자사 백신을 접종한 뒤 심근염 발생 비율이 일반적인 심근염 발병률보다 높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회에 28억원, 세계서 가장 비싼 약” 맞고 살아난 신생아
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아기가 회당 약 2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더 선’ 캡처세계서 가장 비싼약 ‘졸겐스마’
희귀병 아기 살린 ‘기적의 치료제’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아기가 1회 복용량에
180만 파운드(한화 약
28억
3037만원)의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2일 영국 매체 더선은 희귀질환 척수성 근위축증(
SMA)을 가진 남자아이 아서 모건의 사연을 보도했다.
SMA는 유전자 결손으로 인해 근육이 약화하거나 소실되는 희소 질환으로 영유아기에 많이 발병하는 희귀병으로, 영국에서는 매년 약
65명의 신생아들이 선천적
SMA를 지니고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형
SMA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 수명이 고작 2년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SMA는 영유아나 소아에게 나타나는 신경 근육 질환으로 근육 약화, 움직임 상실,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예정일보다 6주나 빨리 태어난 아서는, 지난달 초 팔다리가 늘어지고 머리를 가누지 못하는 등의 이상 증상을 보였다. 부모는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고,
SMA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아서는 영국 최초로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제조한
SMA 치료제 ‘졸겐스마’를 맞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
NHS)가 이 약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아기가 회당 약 2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더 선’ 캡처한 번 맞을 때 약 28억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문제는 졸겐스마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꼽힌다는 점이다. 한 번 맞을 때
180만 파운드(한화 약
28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졸겐스마는 ‘기적의 약’으로 불리며, 일찍 투여받을 경우 거의 완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 측은 “졸겐스마의 1회 복용량은
SMA의 진행을 멈추기에 충분하고 아기들이 앉고 기고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장기간 받는 치료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제조한 SMA 치료제 ‘졸겐스마’. ‘더 선’ 캡처아서의 아버지 리스 모건(
31)은 “아서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첫 번째 환자가 되었는 때,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며 “지난 몇 주 동안은 엄청난 소용돌이였다.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지 알게 된 만큼, 많은 걱정으로 가득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직도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이것은 아서에게 줄 수 있는 가능한 최고의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에벨리나 런던 아동병원의 소아신경전문의 엘리자베스 래지 박사는 “이번 치료는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NHS의 최고 책임자인 사이먼 스티븐스 경은 “이 혁명적인 치료법이 현재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아서와 같은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소식이다”라며 “국민건강보험의 장기 계획은 납세자들에게 공정한 가격으로 환자들을 위한 최첨단 치료법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대만이 무너지면 한국도 위태롭다
이미숙 논설위원
대만 평화 명기 한·미 공동성명
동맹 영역 한반도 밖 확장 의미
친중에서 동맹 강화로 선회 文
대만과 한·일 방어는 한 덩어리
中 대만 침공시 동북아도 위험
동맹 기반해 방위력 강화해야
30년 가까이 망각됐던 대만이 갑작스레 대한민국의 안보 영역으로 진입했다. 1992년 한·중 수교 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면서 대만과의 공식 외교관계는 단절됐는데 어찌 된 일인지 5·21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이 강조됐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대만의 평화가 위협받을 경우 한·미가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동맹의 영역이 대만으로까지 넓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미 동맹의 한반도 밖 확장은 역대 어느 정부도 시도하지 못한 일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친중 경도가 심했던 문 대통령이 중국이 내정(內政)이라고 주장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과 공조를 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합의를 성명에 넣기 위한 고육책이었든, 북한이 싫어하는 ‘완전한 북핵 폐기(CVID)’ 표현을 빼기 위한 꼼수였든 간에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외교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뤄냈다. 앞으로 이 공동성명은 한·미 동맹을 안보·첨단기술·보건협력 등 전방위 글로벌 동맹으로 퀀텀 점프시키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워싱턴에서는 대만을 한·일 방어와 묶어서 보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 같은 기류는 문 대통령 방미 직전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폴 라캐머러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 인준청문회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청문회장에선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압박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톰 틸리스 상원의원), “중국이 대만 공격에 앞서 주한미군 기지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한 대책은 무엇인가”(조시 홀리 상원의원) 등 질문이 쏟아졌다. 라캐머러는 ‘인준이 되면 상황 점검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식으로 답변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왜 미·일 공동성명과 한·미 공동성명에 대만을 넣었는지 이유가 드러난다. 한·일이 대만 방어에 힘을 합치지 않으면 제2, 제3의 대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신뢰 위기에 몰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종신 집권용 카드라는 해석이 많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싱크탱크 중국양안아카데미 보고서를 인용, “전쟁 직전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만해협의 무력충돌위험지수가 장제스(蔣介石) 총통과 마오쩌둥(毛澤東)이 싸우던 때보다 높다는 게 그 근거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최근 유튜브 강의에서 “중국이 대만 침공에 나설 경우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대만 상륙전을 벌이기 어려운 데다 제공권을 장악하기도 쉽지 않아 승리가 어렵다는 이유다.
그러나 미군은 대만 방어가 쉽지 않다고 보는 듯하다. 국방부가 18차례 진행한 중·대만 워게임에서 중국이 완승했다는 내용이 최근 뉴욕타임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청문회 말미에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지 못할 경우 한·일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는가”(릭 코스트 상원의원)라는 질의가 나온 것도 그런 배경이다. 이에 대해 라캐머러는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전투태세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대만 사태가 동북아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일본은 이런 사태에 대비하며 쿼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한·미 공동성명의 대만 부분에 중국이 반발하자 “매우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내용”이라고 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미국 기류에 무지한 ‘외교 문맹’임을 자인한 것이고, 중국 압박을 모면하기 위한 교묘한 말 비틀기라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동맹의 신의를 저버린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사일 사거리를 800㎞로 묶어놓은 미사일지침도 없앴다. 일각에선 미사일 주권 회복 운운하지만 동북아 정세 격변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미국이 동맹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중국이 북한과 연대해 공격할 가능성에 스스로 대비하라는 시그널이다. 한·중 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모호하게 포장돼 대중견제 의식은 무장해제된 상태지만, 중국은 대한민국의 안보·경제, 나아가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협국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