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K방역 2.0 준비를 위한 국회 간담회' 통해 강조
행정 규제 의존 방역체계, 소상공인·의료진도 지쳐…"위드 코로나 전환·동선관리 디지털화 추진"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10월 3일까지 연장됐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존 방역체계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대응방식으로는 더 이상 진전이 없다"며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홍윤철 한국역학회-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 대응 TF 위원장은 3일 보건복지위원장과 국회국제보건의료포럼 주관으로 열린 '지속 가능한 K방역 2.0 준비를 위한 국회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위원장은 "1년 반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지만, 이제는 효과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젠 방역대응도 새로운 단계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지난해와 달라진 분위기 "코로나 확진자 늘어도 난 움직일래"
학계에서 코로나 판데믹 장기화로 인한 일일확진자 발생에 대한 행동반응 패턴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성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2020년엔 확진자가 전날보다 증가하면 그만큼 소상업지역 이동량이 감소했지만, 2021년에는 확진자가 전날보다 많아져도, 상업지역으로 이동량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실제로 일상현장에서 올해 초 일일확진자 1,000명에 도달하자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지만, 이젠 2,000명대 확진자도 무덤덤해진 상황이다.
즉 사회적 거리두기가 1,2차 대유행 당시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3, 4차 대휴행에서는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오주환 서울의대 교수는 "행정 규제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방역체계는 사회적 약자의 피해를 누적하는 부작용을 키웠으며, 시민사회의 자율적인 참여마저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게 문을 닫아걸고, 생업을 중단하고, 결혼을 연기해 가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온 많은 국민은 더 나은 안전사회가 아닌 극심한 피로감과 생계의 한계로 내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향후 체계적인 추적관리가 가능한 방향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오 교수는 "추적조사 인력을 확대해야 하는데 특히 디지털 추적관리격리 시스템 구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 관련 메시지도 '자꾸 안된다'는 규제중심방역에서 '함께 해보자'는 국민참여형 방역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 '위드 코로나' 전환 "관련 위원회 설치해 거버넌스 개편 필요"
코로나19 양상이 달라진 것은 바로 '델타 변이' 때문이다. 높은 전파력과 백신에 대한 저항력 등으로 정부가 목표로 했던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워지자 학계에서는 코로나와 함께 공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방역은 효과는 적고 피해는 큰 사회적 거리두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지속 불가능하다"며 "효과적이고 피해 적은 감염병 진료 중심 방역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 고위험군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치명률이 1.5%에서 0.1%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신속한 확진 검사와 철저한 역학조사, 접촉자 격리로 확진자 발생 및 위중증 환자 증가 억제가 가능해졌다.
또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코로나 진료 병상·인력을 확충해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 된 상황. 따라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가칭 위드 코로나 위원회를 설치해 방역 거버넌스 개편이 필요하다. 이는 국민 참여를 통한 사회적 합의 기반으로 방역을 실시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일 발표하던 확진자 수 집계도 주 1회로 전환하며 초과사망률, 실업률, 학생 등교율, 자영업자 폐업률 등 다양한 방역 지표 산출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동시에 학계에서는 위드 코로나에 맞춰 일상적인 방역과 의료 자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백신 접종에 따른 확산 억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시군구 방역인력 증원하는 등 방역과 의료 대응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 효과적 동선관리 방법은? "디지털로 동선 관리 가능"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방역 업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확진자 동선 관리 디지털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주환 서울의대 교수는 "확진자의 동선과 접촉자의 동선이 모두 디지털암호화 기술로 파악될 수 있는 환경으로 진화한다면,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천정희 서울대 산업수학센터장은 '코로나 동선안심이 서비스' 앱인 '코동이'를 소개했다.
코동이 앱을 설치하면 10분간격으로 GPS 정보를 폰에 저장하며 '접촉위험 확인하기' 클릭시 스마트폰에 있는 사용자 동선은 '동형암호화'해 서버로 전송된다.
서버에서 '암호화' 상태로 사용자 동선과 확진자 동선의 중복 여부를 계산하고 스마트폰에서 "복호화'해 동선 겹침 여부 판단이 가능하다.
천 교수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신속한 디지털 방역이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현장 방역 업무는 감소하고 소상공인 및 경제 활성화되며 교육, 종교 활동,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듯 암호화 된 앱을 통한 동선확인은 방역의 업무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개인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도 가능하다.
주지수 강동구 보건소 역학조사관은 "추적관리시스템 디지털화를 통해 기존의 노동력과 많은 행정자원이 투입되는 상황을 개선하는 것에 동의한다"며 "디지털 강국이면서 개인정보의 수집이 비교적 용이한 국가적 특성상 현행과 같은 역학 조사방식이 아닌 시민참여 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