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암은 여전히 부동의 사망 원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체 암 환자가 늘면서 암 사망자 수도 2001년 5만9288명에서 2021년 8만2688명으로 증가했다. 이번 보고서의 발간위원장을 맡은 김태용 서울대병원 교수는 "암 생존율을 반대로 해석하면 30% 환자는 아직 암으로 사망하는 상황"이라며 "암 환자와 가족의 고통과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국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암 분야 공중보건, 기초·임상 연구에 대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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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암 분야 정부 연구개발비 추이./사진=대한암학회 |
우리나라 암 치료는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암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소위 '빅 5'(서울아산,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대, 서울성모) 병원이 모두 서울에 있다. KTX와 같은 이동 수단의 발달로 수도권 '환자 쏠림'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진료 수익이 높으면 재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져 더 좋은 연구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많은 환자 케이스를 경험할 수 있어 암 연구를 기획하고, 진행하기도 훨씬 수월하다.
실제 이번 암 연구 동향 보고서에는 암 치료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지역 격차'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학회가 지역별 암 분야 정부 연구개발비를 분석해보니 2021년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63%, 나머지 지역에 37%가 배분돼 쏠림 현상이 심했다. 권역별로 전체 8190억원 중 서울 3776억원, 경기권 1418억원, 충청권 1363억원, 경상권 1020억원, 전라권 468억원, 강원권 145억원 순이다. 서울 한 지역이 받는 연구비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의 연구비(2996억원)보다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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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2022년 권역별 의뢰자 주도 암 임상시험 현황./사진=대한암학회 |
임상 시험 기회도 수도권이 훨씬 더 많다. 제약사는 한 병원에서 최대한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관리하기가 편하고 비용 절감도 가능해 이득이다. 환자가 많은 병원일수록 새로운 항암제를 써볼 수 있는 '기회'(의뢰자 주도 임상시험)가 많은 이유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은 서울 60%, 경기권 22.5%로 수도권에서만 10건 중 8건이 이뤄졌다. 경상권 9.9%, 충청권 4%, 전라권 3.2%, 강원권 0.5%다. 강원권의 경우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암 임상 시험 수행률이 전체의 1%를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김태용 교수는 "지역에 사는 암 환자가 치료에 제한받으면 안 된다"며 "학회 차원에서 연구자들의 동의를 구해 지역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할 수 있도록 추천하는 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