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급격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40원을 뚫었다가 4일 오전 12시46분 현재(한국시간) 1430원대로 소폭 조정해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달러당 1400원 위로 치솟은 것은 1440원대를 찍었던 2022년 10월 이후 2년여만이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외환시장 운영시간을 오후 3시30분에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했다.
한국에 관한 ETF를 대표하는 아이셰어즈 MSCI 사우스코리아 ETF는 자정께 6% 까지 급락했다가 12시45분 기준 4%대로 조정 폭을 줄였다. 당장 한국에서 이날 오전 증시가 열리는지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앞서 증시 개장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4일 증시가 개장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중이다.
통화가치가 급락하면 해외투자자의 한국 자산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에 통화가치 급락까지 겹 악재를 맞은 만큼 증시에는 상당한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워 하면서 시장 추이를 관찰하는 중이다. 달러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기업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워싱턴의 한 기업 관계자는 "당장 연말이라 자금지출할 곳이 많은데 원화가치가 갑자기 떨어져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중은행들도 만약의 경우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어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워싱턴의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영업연속성 계획(BCP)을 이미 세워놓은 것이 있다"면서 "금융거래가 계속되는 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시간이 단축되거나 고객 서비스 제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자정이라 아직 반응이 본격화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시중은행 뱅크런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기업들도 긴급 자금수요가 있을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외공관들도 현지에서 상황을 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의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어떤 조치를 해야할 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현지 반응을 취합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계엄 선포'에 환율 뛰고 주식·코인 급락…"증시 개장 미정" 환율, 야간거래 중 2년 1개월 최고수준인 1,441.0원까지 치솟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조민정 민선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주가와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2시 15분 기준 전일보다 39.7원 뛴 1,441.0원까지 급등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지난 2022년 10월 25일(장 중 고가 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이날 1,405.5원에 개장한 뒤 1,400원대에서 등락했으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진 오후 10시 30분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내 증시 야간선물옵션 지수도 3% 이상 하락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 30분 기준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4% 하락한 319.60을 나타냈다. 지수 역시 계엄령 선포 전까지 전일 대비 상승세를 보였으나 10시 30분을 전후로 하락 전환해 급격하게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은 한국거래소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제휴에 따른 거래시스템 연계를 통해 오후 6시부터 오전 5시까지 야간시간에 이뤄진다. 국내 가상자산 가격도 급락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2시 16분 기준 1억2천800만원으로, 24시간 전보다 4.14%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내내 1억3천만원선을 오르내렸지만, 계엄 선포가 나온 오후 10시 30분께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선포 직후 한때 8천8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였다. 리플(-11.75%), 도지코인(-9.41%), 이더리움(-6.51%) 등 다른 대다수 코인도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아울러 시세 급락으로 코인 거래소 접속자가 갑자기 늘면서 업비트, 빗썸 등에서 접속 장애 현상까지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한편 계엄령으로 인해 4일 국내 증시 개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거래소는 "개장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ssu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