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RA로 인한 약가 인하도 앞두고 있어"
미국 정부의 계속되는 약가 인하 압력도 부정적 요인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만성질환 발생 빈도와 고가 바이오의약품 출시가 증가하면서 의약품 소비액이 늘자, 상승세였던 약가를 통제하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IRA가 대표적으로, 2023년 9월 미국 정부는 IRA에 따라 약가 협상 대상이 되는 의료보험(메디케어) 지출 상위 10개 품목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MSD ▲BMS ▲존슨앤드존슨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등 주요 제약사들의 의약품이 포함됐다. 이들 제약사는 2023년 하반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부분 기각됐다.
내년 IRA 시행으로 인해 가격이 인하될 의약품은 ▲BMS 항응고제 '엘리퀴스' ▲일라이 릴리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 ▲바이엘 항응고제 '자렐토' ▲MSD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아스트라제네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 ▲노바티스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 ▲암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 ▲애브비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 ▲얀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노보 노디스크 당뇨병 치료제 '피아스프' 등 10가지다. 미국 정부는 가격 인하를 통해 내년 60억달러(한화 약 8조7000억원)의 약가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제약사들은 IRA 법안 시행에 따른 약가 인하 영향이 회사의 재무 상태·수익성·성장 가능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주가 등 전망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력 제품들의 특허 만료와 2026년부터 시작될 약가 인하는 단기적인 이슈가 아닌 2030년까지 지속될 중장기적 이슈"라며 "이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위험 요인이 글로벌 빅파마들의 지속가능한 성장 달성 목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R&D, 실적으로 이어지려면 3년 이상 걸려… 소규모 제약사에는 기회"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은 저성장 국면을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세로 돌리고자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현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당뇨병·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제의 개발 시기를 놓쳤고, 새로운 기전의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은 2020년 이후 시작된 상태다. 즉, 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 실적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향후 3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유망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소규모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 대형 제약사들과 소규모 제약사 간 더 많은 협력·경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전후로 새로운 기전의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이 확대되고 상업화가 시작되면서, 대형 제약사들은 경쟁력을 갖추기 더욱 어려워졌다. 대형 제약사들은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고자 지속적으로 혁신·협업을 강화할 것이며, 소규모 제약사·바이오텍과의 경쟁·협력 또한 전체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을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권해순 연구원은 "2023년 초에는 ADC, 이중항체, 대사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현재 ADC 분야에서는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바이오엔텍·존슨앤드존슨 등이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며 "대사질환 분야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로슈·암젠·베링거인겔하임 등이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2030년경 신제품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