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대학교의 감염병 전문가인 제임스 길커슨 교수는 "호주 박쥐 리사바이러스는 광견병과 매우 유사하다"며 "감염 후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한다"고 말했다.
NSW주 보건국은 "박쥐에게 물리거나 할퀴인 경우 즉시 15분 동안 비누와 물로 상처를 씻고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소독제를 발라야 한다"며 "이후 광견병 면역글로불린과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NSW주 보건 당국은 A씨가 박쥐에게 물린 직후 치료를 받았는지와 평소 건강 상태가 감염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흔히 나타나는 심한 지방변은 경구 췌장 효소의 투여로 감소시킬 수 있다. 혈청 트립시노겐과 D-xylose 요배출검사는 종종 췌장성 지방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데, 이는 췌장염 지방변 환자들에게서 트립시노겐치는 비정상이나 D-xylose 요배출은 대개 정상이기 때문이다. 혈청 트립시노겐치의 감소 혹은 대변 엘라스타제의 감소는 심한 췌장 외분비부전을 강하게 시사하는 소견이다.
한편 만성 췌장염의 영상의학적 특징은 췌장 전체에 산재한 석회화다. 만약 이런 영상의학적 특징이 복부초음파나 CT, MRI 등으로 확인될 경우 췌장 분비 기능검사는 필요하지 않다. 복부 초음파와 CT는 가성낭종이나 췌장암의 배제에 도움이 되며 내시경역행성담췌관조영술(ERCP)과 내시경 초음파(EUS)는 주췌관과 그보다 작은 췌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숨겨진 악성종양에 대한 감시와 현 만성 췌장염의 상태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다.
만성 췌장염 치료의 큰 방향성은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통증의 조절, 영양 흡수 장애의 치료, 그리고 구조적 합병증의 치료다. 간헐적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음주는 절대 피해야 하며 지방질이 많은 음식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통증이 너무 심할 경우에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 볼 수 있으나 중독이 발생할 수 있으니 투약 시 집중 관찰이 필요하다.
통증 완화를 위한 여러 수술법이 개발됐다. 췌관에 협착이 있다면 내시경적 췌관 스텐트 삽입 또는 부분 절제술이 통증을 완화할 수 있으나 대부분 협착은 한 군데에 국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 한계가 따른다. 만약 췌관폐쇄 및 확장이 있다면 췌관의 압력을 낮춰주는 시술이 통증 완화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췌석에 의한 췌관 폐쇄 시에는 체외충격파 쇄석술(ESWL) 및 내시경적 췌석 제거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내장신경절제술, 복강신경절절제술, 신경 차단술과 같은 시술이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 효과가 일시적이라 추천되지는 않는다. 내시경적 치료로 췌관 괄약근절개술, 협착의 확장, 결석의 제거, 췌관의 스텐트 삽입 등이 시도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우며 합병증 발생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한편 췌장 효소의 보충이 통증을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일부 췌장 외분비부전을 갖는 환자들에게서는 해당 치료를 고려할만하다.
소화불량 및 지방변의 치료는 주로 췌장 효소요법에 의존하며 완전히 교정되지는 않더라도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충 요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췌장효소제제를 샘창자(십이지장)까지 보내는 데 제한이 있다는 점과 췌장효소제가 아직 보험 처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뇨에 대한 치료 역시 중요한데 그 이유는 만성 췌장염에 걸린 환자에게 당뇨는 사망에 대한 예측 인자이기 때문이다. 소혈관 합병증과 저혈당 등 치료 합병증 탓이다. 따라서 저혈당의 합병증을 피하기 위해 너무 엄격히 혈당을 조절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외부 기고자 - 김기현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췌장암 수술 후 생존 기간, 韓 AI로 예측
암세포에 몰린 백혈구 밀도 분석
백혈구 많으면 3배 더 오래 생존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췌담도암센터 소화기내과 박주경 교수, 간담췌외과 한인웅 교수, 병리과 장기택 교수. /삼성서울병원
췌장암 수술을 하고 생존 기간을 인공지능(
AI
)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에 생긴 암은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해도 재발률이 높다.
AI
로 수술 예후(豫後)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췌담도암센터 소화기내과 박주경 교수, 간담췌외과 한인웅 교수, 병리과 장기택 교수 연구진은 “
AI
로 분석한 결과 종양 침윤성 림프구 밀도가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과 관련이 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는 지난 25일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
JAMA
) 외과수술’에 실렸다.
종양 침윤성 림프구는 암세포 주변에 모여있는 면역세포로 백혈구의 일종이다. 면역 반응에 기반해 종양을 공격하는 특성이 있어 이를 분석하면 치료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의료진이 종양 침윤성 림프구를 하나하나 측정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관찰하는 사람마다 측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AI
로 췌장암 수술 환자 304명의 종양 침윤성 림프구를 분석했다. 림프구 밀도가 높으면 수술하고 생존 기간이 비교적 길었다. 종양 침윤성 림프구가 풍부한 면역 활성형 환자군의 생존 기간 중앙값은 35.11개월이었지만, 면역 결핍형 환자의 생존 기간 중앙값은 11.6개월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의료
AI
기업 루닛의 면역 형질 분석
AI
인 ‘루닛 스코프
IO’
를 사용했다. 박주경 교수는 “이번 연구로 췌장암 환자의 생존 결과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며 “
AI
가 암 치료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참고 자료
JAMA
Surgery
(2025),
DOI
:
https
://
doi.org
/10.1001/
jamasurg.
2025.1999
농협-사료협, 가축질병 선제적 예방 앞장
사료산업 종사자 방역 교육
가축질병 차단 및 예방 기여
한국사료협회(회장 허영)와 농협 축산경제가 가축질병 선제적 예방을 위해 손 잡았다.
양 기관은 지난달 26일 농협 충북본부에서 국내 사료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방역교육을 실시했다. 이 교육은 지난 22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주기적으로 진행, 국내 가축질병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 등 정부기관의 방역담당자들이 강사로 나선 이날 교육에는 전국 사료산업 관계자 약 60여명이 참석했으며 △AI의 이해와 방역대책 △사료산업종사자 방역실무 △ASF 국내 발생동향 등의 강의로 정부 방역 정책과 전달과 함께 사료공장 담당자의 방역 역량 강화를 도왔다.
농협경제지주 안병우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최근까지도 ASF,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농가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농협은 앞으로도 철저한 가축질병 예방활동과 교육으로 질병 차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동물약품협회, ‘Ani-Medi 제46호(여름호)’ 발간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 현장 목소리 등 담아
한국동물약품협회(회장 정병곤, 이하 협회)는 지난달 30일 동물약품 소식지인 ‘Ani-Medi 제46호(여름호)’를 발간했다. 협회에 따르면 이번 호는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중심으로 주요 정책 변화, 현장의 목소리 등을 담아냈다. 우선 기획특집으로 정부의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혁신·규제 개선·수출 확대·GMP 선진화 등 4대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산업도약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지난 4월 22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재로 열린 동물용의약품 산업현장 소통 간담회 내용을 담아 정책 실행을 위한 정부와 산업계 간의 협력의지를 조명했다. 정승교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장과 권순현 충남동물약품 수출단지 관리소장의 인터뷰를 함께 담았다. 이슈인(Issue-In)에선 성낙서 협회 수입업분회 신임 분회장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산업 최전선에서 마주한 과제와 분회 운영 방향을 조명했다. 신동수 전북 김제 제이동물병원장의 인터뷰를 통해 여름철 가축 전염병 예방을 위한 현장 중심의 조언과 수의사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이외에도 가성우역 국내 유입 대비 추진 현황, 일본뇌염 백신 개발, 소수 축종 안전성 평가 가이드라인 등 질병·약품·제도 관련 최신 이슈를 폭넓게 다뤘다. 2025년 동물약사업무 워크숍을 비롯한 정부, 수의·축산단체, 협회와 회원사 소식 등 업계 전반의 주요 동향도 함께 소개했다. 한편 이번 제46호(여름호)는 이달 초 구독자를 대상으로 발송될 예정이며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농수축산신문http://www.aflnews.co.kr)
유방암 검사의 압박 사라지나…브래지어 검사기 구현할 X선 섬유
몸에 밀착해 치과 X선 검사에도 활용 가능
중국 과학자들이 유방암 검사의 불편함과 통증을 줄여줄 엑스(X)선 섬유를 개발했다. /Shutterstock
중국 과학자들이 유방암 검사의 불편함과 통증을 줄여줄 엑스(X)선 섬유를 개발했다. 기존 검사에선 딱딱한 판 사이에 몸을 대도록 하고 짓누른다. 이번에 개발한 섬유는 유연하게 휘어지기 때문에 그런 불편 없이 유방암을 검사할 수 있다. 시양( Yang Si ) 동화대 섬유과학기술혁신센터 교수와 양양( Yang Yang ) 저장대 광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X선에 노출되면 빛을 내는 섬유 ‘엑스웨어( X-Wear )’를 개발했다”고 지난 2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X선 검사는 감광 소자가 인체를 통과한 X선을 흡수해 가시광선으로 바꾸는 원리다. 조직에 따라 X선의 통과량이 달라 인체 내부를 구별할 수 있다. 뼈를 통과하는 X선은 적어 필름 감광이 적게 돼 희게 나타나고, 근육은 X선이 많이 통과하기 때문에 필름의 감광이 많아 검게 나타난다. 딱딱한 감광 소자를 쓰는 의료 장치는 부피가 크고 사용하기 불편할 수밖에 없다. 유방암 검사에서 몸을 판에 대고 압박하는 것도 인체를 통과한 X선을 감광 소자로 흡수하기 위한 과정이다. 감광 소자를 부드럽게 휘어지는 X선 섬유 형태로 만들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연구진은 엑스웨어는 브래지어처럼 만들 수 있어 신체를 압박하지 않으면서 유방암 조직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방암 검사(왼쪽)는 딱딱한 기판에 신체를 대고 압박하면 X선이 인체를 통과하고 감광 소자(scintillator)가 이를 가시광선으로 바꾼다. 최종적으로 광검출기(photodetector)가 빛을 받아 영상을 만든다. 중국 연구진은 감광 소자를 딱딱한 기판 대신 유연한 섬유 형태(X-Wear)로 만들어 신체 압박 없이 영상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오른쪽)./Science Advances 연구진은 가돌리늄 산화물에 유로퓸 조각을 박아 기다란 섬유를 만들고 직물처럼 엮었다. 가돌리늄과 유로퓸은 둘 다 희토류다. 가돌리늄은 의료 영상에서 원하는 곳을 더 밝게 보여주는 조영제(造影劑) 재료로 쓰이고, 유로퓸은 X선을 빛으로 바꾸는 금속으로 납과 굳기가 비슷해 잡아 늘릴 수 있다. 덕분에 신체 구조에 맞춰 구부러지는 섬유를 만들 수 있었다. 엑스웨어 섬유로 신체를 촬영하면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섬유를 500번쯤 비틀고 구부리거나 습한 환경에 50시간쯤 노출해도 괜찮았다. 최대 섭씨 400도에서도 섬유 형태가 유지됐다. 방사선 차폐(遮蔽) 효과도 70%쯤 보였다. 연구진은 엑스웨어 섬유를 유방암은 물론 치과 검사에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구불구불한 입 안에 섬유를 밀착시켜 잇몸이나 치아 내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건강 관리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엑스웨어 섬유를 부상을 당한 부위에 두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골절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면서 “다만 현재로선 최대 0.25㎡ 크기까지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의료용 장비에 맞춰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참고 자료 Science Advances (2025), DOI : https :// www.science.org / doi /10.1126/ sciadv.adv 5537
美FDA, 올 상반기 '신약 승인' 달랑 16개…인력감축 여파?
최근 8년 중 가장 낮은 승인율
"FDA 대규모 인력감축도 기여"
[서울=뉴시스] 사진은 바이오 연구 관련 이미지. (사진=IBS 제공) 2025.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올해 상반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신약은 16개로 나타났다. 최근 8년간 가장 낮은 신약 승인율을 기록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는 지난달까지 올해 상반기 총 16개의 신약을 승인했다. 지난해 상반기 21개 승인됐던 것에 비해 약 24%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상반기 신약 승인 건수가 평균 23개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 사상 최저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하반기가 상반기에 비해 승인 건수가 많으나,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른 심사 기일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예년에 비해 승인 건수가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23년에는 한 해동안 55개의 신약이 승인돼 역대 최대 건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총 50개가 승인을 받아 두 번째 기록을 썼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승인 신약 건수는 46.5개다.
올해 상반기 신약 승인 건수가 저조한 이유로는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의 개발 경향과 심사 난이도 증가 등이 꼽혔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파마들이 지난 5년간 적응증 확장과 라벨 추가 등에 집중하고 있어 순수한 신약 출시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이어 "혁신 신약의 개발이 쉽지 않아졌고, 또한 FDA의 신약 심사 역시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FDA 대규모 구조조정 역시 신약 승인 건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4월 미국 정부는 FDA 인력 3500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FDA 인력 감축으로 업계에서 승인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승인이 예정됐지만 FDA가 예정일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이 신약 승인 신청을 하면 PDUFA에 따라 승인 예정일이 부여돼 자사 신약이 언제쯤 승인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었는데, FDA가 이같은 일정을 지키지 못하고 지연된 것이다.
스텔스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초희귀 유전질환 치료제 '엘라미프레타이드'는 4월로 예정돼 있던 심사 완료 기간을 넘긴 후 지난달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승인 신청한 지난해 1월부터 16개월 이상이 소요됐다.
GSK 호산구성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누칼라'의 적응증 확대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누백소비드' 등은 예정일을 넘긴 뒤 승인을 받았다. 노바백스의 경우 예정된 기일로부터 6주 이후 접종 대상을 제한하는 제한적 승인을 받았다.
오 전무는 "올해 상반기 신약 승인 건수 감소는 일부 FDA 인력 감축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멍거와 스탠포드대의 인연 [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이번에는 멍거의 투자와 삶의 지혜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고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로이터=뉴스1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갔을 때, 실리콘 밸리에 있는 스탠퍼드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인상적이었던 스탠퍼드대학 캠퍼스에서 필자를 가장 놀라게 한 건, 바로 우연히 마주친 '멍거 대학원생 레지던스'(
Munger
graduate
residence)다.
2023년 11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 99세를 일기로 타계한 후, 멍거 없이 진행된 첫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했는데, 스탠퍼드대학에서 멍거의 이름을 마주치다니 참 의외였다.
알고 보니 스탠퍼드대학은 멍거와 여러모로 인연이 깊은 대학이었다. 멍거는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한 낸시 멍거와 1956년 재혼했는 데, 둘은 이전 결혼에서 태어난 자녀를 포함해 모두 8명의 자녀가 있었다. 이중 무려 4명이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했다.
멍거는 2004년 스탠퍼드대학에 거액을 기부해, 600명 이상이 거주할 수 있는 5개의 건물로 구성된 멍거 대학원생 레지던스를 만들었다.
이번에 살펴볼 강연 역시 멍거가 1996년 4월 19일 스탠퍼드대학 법학대학원에서 했던 강연이다. 강연 주제는 1994년 서던캘리포니아대학(
USC)에서 했던 강연을 회고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 지혜 재고(再考)'(A
lesson
on
Elementary
Worldly
Wisdom,
Revisited)다.
2008년 기숙사 건설 현장을 방문한 찰리 멍거와 낸시 멍거(사진 중간의 전면)/사진=스탠퍼드 대학 홈페이지
워런 버핏이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새로 배운 것이 없다면…
멍거는 이날 강연이 2년 전
USC 경영대학원에서 한 강연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 지혜'(A
lesson
on
Elementary
Worldly
Wisdom)의 속편이라면서, 강연을 반복하진 않겠지만 당시 했던 말 중에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만일 워런 버핏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새로 배운 것이 전혀 없다면, 버크셔는 현재 모습의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할 것"이라는 말이다. 컬럼비아에서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배운 내용만 가지고도 부자가 될 수 있었겠지만, 버핏이 계속 배우지 않았다면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기업은 만들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평생학습에 이어 멍거는 머리 속에 '격자틀 인식모형'(
Latticework
of
Mental
Models)이 들어있어서 직접 경험과 (독서 등으로 얻은) 간접경험을 모형 위에 배열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면 시스템에 의해서 경험들이 점차 맞물리면서 인식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멍거가 강조한 건 당연히 '다학제적'(
multidisciplinary) 접근이다. 즉, 다양한 학문에서 주요 모형을 가져와서 모두 사용해야 하며 학문 사이의 경계를 무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정작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은 정반대다. 세상 사람들은 학문 사이의 경계를 고수하려고 하며 관료적인 거대 기업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멍거가 예로 든 건 브리지 게임이다. 브리지 게임은 미리 수를 읽어 보기도 하고 지나간 수를 돌아보기도 해야 한다며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승리하려면 필요한 모형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미리 내다보기도 하고 돌아보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리지 게임에서 통하는 방식이 인생에서도 통하는 것이다. 다학제적 기법을 통해서 세상을 더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되면, 우리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을 앞서갈 수 있다고 멍거는 말했다.
멍거는 매우 좋아하는 케이스 스터디 중 하나라며 허쉬(
Hershey)를 들었다. 허쉬는 1800년대 펜실베이니아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오래된 석재 그라인더로 코코아 버터를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특유의 향을 얻게 됐다. 코코아 씨 겉껍질 일부가 초콜릿에 남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이 특이한 향을 좋아한 것이다.
허쉬는 캐나다로 사업을 확장할 때도 특유의 매력적인 향이 바뀌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기존 석재 그라인더를 복제해서 사용했다. 이렇게 특유의 향을 복제하는 데만 5년이 걸렸다.
극단적인 사상이 판단에 미치는 영향
이날 강연에서 멍거는 사상이 인식을 끔찍하게 왜곡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멍거가 예로 든 건 노암 촘스키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스티븐 핑커는 '언어 본능'(
The
Language
Instinct)라는 책을 통해 인간의 언어 능력은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유전체(
Genome·게놈) 깊숙이 저장된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침팬지 등 다른 동물의 게놈에는 언어 능력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들어있지 않고 인간에게만 주어진 재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는 이 같은 주장이 확실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했는데, 멍거는 촘스키 같은 천제가 이렇게 명백한 오판을 한 이유는 그가 천재였지만 극단적인 평등주의 좌파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핑커의 관점을 인정하면 촘스키는 자신의 좌파 사상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했으며 결국 그의 사상적 편향이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멍거가 도출한 교훈은 사상이 촘스키 같은 천재도 바보로 만들 정도라면, 로스쿨 학생과 자신 같은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겠느냐는 것이다. 멍거는 젊은 시절부터 강력한 사상을 받아들여 표현하고 다니면 두뇌가 매우 나쁜 형태로 굳어버리고 그러면 인식이 전반적으로 왜곡된다고 경고했다.
워런 버핏도 흥미로운 사례다. 버핏의 아버지인 하워드 버핏은 공화당 소속으로 연방하원에서 4선 의원을 했다. 버핏은 아버지를 무척 좋아했지만, 매우 강한 우파 사상가인 아버지가 다른 우파 사상가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어려서부터 사상이 위험하다고 판단했고 평생 사상을 멀리함으로써 정확한 인식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버핏은 정치적인 발언은 최대한 자제한다. 올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무역이 무기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
멍거는 거듭 다양한 학문에서 다양한 모형을 가져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지만, 강력한 사상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확성, 근면, 객관성을 지지하는 사상이라면 수용해도 좋지만, 최저 임금 인상이나 인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확신하게 만드는 사상을 수용하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다. 왜냐면 세상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인데, 강력한 사상의 영향으로 그런 주제에 대해 철저하게 확신하면 그 사람의 사고능력은 엉망이 된다는 설명이다.
멍거는 심리학에 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십계명에도 '질투'가 몇 번 언급될 정도로 모세는 질투에 관해 소상히 알고 있었는데, 심리학 교수들은 질투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고 그 두꺼운 심리학 교과서에 질투, 심리적 거부, 인센티브에 의한 편향이 안 나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내용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멍거는 '오판의 심리학'(
The
Psychology
of
Human
Misjudgment)에서 주요 심리학 모형을 모두 가져와 머리 속에 넣어두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판단 오류와 편향의 원인이 되는 25개 경향에 대해서 설명한 오판의 심리학은 멍거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글이다.
특히 4~5개 요인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할 때 롤라팔루자(
Lollapalooza) 효과가 나타나며 그 영향으로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으니 반드시 롤라팔루자 효과에 주의해야 한다고 멍거는 조언했다. 롤라팔루자 효과는 여러 가지 심리적 경향이 동시에 작용해서 극단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걸 뜻한다.
다학제적 기법을 이용해, 괴혈병을 방지한 쿡 선장
멍거는 심리학을 현명하게 이용한 사례도 소개했다. 쿡 선장(
James
Cook, 1728~1779, 영국의 탐험가, 항해사, 지도 제작자) 시대에는 장기간 항해하는 동안 괴혈병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원시적인 범선에서 수많은 선원이 괴혈병에 걸려 줄어가는 상황은 지옥과 마찬가지여서 모두 괴혈병에 관심이 많았지만, 발병 원인이 비타민 C 부족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런데 다학제적 기법을 알고 있던 쿡 선장은, 네덜란드 배는 영국 배보다 괴혈병 사망자가 적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네덜란드 배는 도대체 뭐가 다르지?"라고 생각했다.
쿡 선장은 네덜란드 배는 모두 사워크라우트(
sauerkraut: 소금에 절인 양배추)를 싣고 다닌다는 걸 알고는 "나도 위험한 장기 항해를 떠날 때는 사워크라우트를 실어야겠어. 유용할지 몰라"라고 생각했다. 사실 사워크라우트에는 비타민 C가 조금 들어 있었다.
쿡 선장이 선원들에게 사워크라우트를 자발적으로 먹게 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도 재밌다. 쿡 선장은 괴혈병에 대비해서 사워크라우트를 실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는데, 장기 항해를 떠난다고 생각하면 괴혈병을 두려워하는 선원들이 반란을 일으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신 쿡 선장은 기관장, 갑판장 같은 고급 선원들이 선원들의 눈에 띄는 곳에서 사워크라우트를 먹게 했다. 그러나 선원들에게는 사워크라우트를 주지 않았다.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쿡 선장은 말했다. "이제 선원들에게도 1주일에 하루 사워크라우트를 먹게 하게."
이처럼 쿡 선장은 사람들의 심리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해서 모두가 사워크라우트를 먹게 함으로써 수많은 생명을 구했고 수많은 성과를 달성했다.
멍거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대부분은 매우 단순하며, 노력할 의지만 있으면 실행이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그 보상은 정말 엄청나게 크다"고 강연 말미에서 강조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암·노화 실마리 될 세계 첫 ‘체세포 돌연변이 지도’ 완성
한국 포함 국제 연구진, ‘네이처’에 첫 성과 발표
그래픽=손민균
인체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 흔적인 유전자 돌연변이는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진다. 이렇게 생애 전반에 걸쳐 축적되는 체세포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추적하려는 국제 과학자들의 노력이 마침내 성과를 냈다.
인체 돌연변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결성된 ‘인간 조직 전반의 체세포 모자이크 네트워크(SMaHT)’ 연구진은 첫 연구 결과인 ‘체세포 돌연변이 지도’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3일 발표했다. 미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에는 오지원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를 포함한 국내 연구진도 참여했다.
사람은 살아가는 내내 몸속 세포에 돌연변이를 축적해 나간다. 이런 체세포 돌연변이는 암, 노화, 신경질환 등 여러 질병과 관련돼 있지만, 일부 장기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연구돼 왔다. 인체의 각 장기에서 돌연변이가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일어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질병이 없는 성인 150명의 시신을 사망 후 24시간 이내 ‘신속 부검’을 진행해 뇌, 심장, 폐, 간, 피부, 혈액, 생식샘 등 총 19곳의 조직을 확보했다. 이 과정은 연세대 의대를 포함한 장기기증 네트워크와 장기적출 전문 기관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이렇게 수집한 고품질의 유전체를 정밀 분석해, 체세포 돌연변이가 언제 어디서 일어나는지 시공간적 특성을 세계 최초로 고해상도로 규명했다. 건강한 인체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체세포 돌연변이의 지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해당 데이터는 건강한 조직의 유전체를 기준으로 삼아 다양한 질환의 분자적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핵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오지원 교수는 “최신 유전체 분석 기술을 동원해 아주 미세한 돌연변이도 포착해 냈으며, 이 과정에서 ‘클론 확장’이라는 세포들의 집단 증식 현상도 관찰했다”며 “이는 암이나 노화, 심장병, 치매 같은 다양한 질환을 연구하는 데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구축한 대규모 데이터는 전 세계 연구자에게 공개된다.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참고 자료
Nature(2025),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5-090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