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상업용 ASF 백신에 사용된 ASFV-G-ΔI177L 백신주에 대해 이를 접종한 임신돈에서 병원성이 회복되고 태어난 자돈에까지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 백신 활용에 적합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국제 학술지 'npj Vaccine'에 발표된 연구(African swine fever virus vaccine strain Asfv-G-∆I177l reverts to virulence and negatively affects reproductive performance) 내용에 따르면, ASFV-G-ΔI177L가 수평 또는 수직 전파 과정에서 유전형 및 표현형이 불안정하여 안전하지 않은 백신 균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ASFV-G-ΔI177L은 2022년 베트남 한 업체에서 개발한 생독백신 균주로 활용되었으나, 이를 접종한 베트남 양돈농장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연구진은 백신주가 임신돈에서 안전한지 여부와 체내 계대 배양 과정에서 병원성이 회복되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임신 후기 모돈 2두에 ASFV-G-ΔI177L을 접종한 결과 접종 4일 후 바이러스혈증이 확인됐으며 접종 9일째에 유두 주변에 청색증이 확인됐다. 그 중 1두에서는 체온이 상승하고 활동성이 둔화된데 이어 접종 7~8일째 사료와 물을 섭취하지 않는 등 ASF 임상증상을 보였다.
특히 ASFV-G-ΔI177L 접종 모돈에서 태어난 자돈의 경우 43%가 사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총 40두의 자돈이 태어났으나 그 중 16두가 사산되었으며, 미라화된 자돈이 1두였다. 특히 이들 중 실험이 끝날 때까지 생존한 자돈의 수는 4두에 그쳤다.
아울러 연구진은 "사산된 자돈에서도 PCR 검사 결과 ASFV-G-ΔI177L이 검출돼 해당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과해 태아까지 감염시킬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이는 ASFV-G-ΔI177L이 자돈의 생존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ASFV-G-ΔI177L의 유전적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생체 내 계대 접종 실험으로 병원성 복귀 실험을 수행한 결과, 3차 계대 이내에 병원성이 회복되는 것도 확인됐다.
이에 연구진은 "ASFV-G-ΔI177L 백신을 접종한 돼지가 바이러스를 배출하여 비접종 돼지에게 전파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는 만큼, 대규모 백신 접종 시 해당 균주의 사용은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임신돈에게 상당히 높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특히 바이러스가 태아 내에서 높은 역가로 복제된다는 점이 크게 우려되는데, 이는 분만 과정에서 다량의 바이러스가 환경으로 방출될 수 있으며 그 결과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SF 백신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임신돈에서 안전성을 철저히 입증해야 한다. 이는 생독백신의 경우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과 만성질환'의 시대. 질환으로 시대를 나눠본다면, 현대 시대는 이렇게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암인데 동시에 만성질환처럼 다뤄야 하는, 치료부터 관리까지 난이도가 극악인 질환이 있다. 바로 '간암'이다.
간암은 위암·대장암 등 다른 고형암처럼 '암'만 공격해선 해결할 수 없다. '암'도 보고 '간'도 봐야 한다. 간 기능이 좋지 않다면, 암세포를 절제해 내도 소용없다. 다시 암이 생기고 만다. 현재 간암의 치료 후 5년 내 재발률은 70% 이상이고, 5년 생존율은 약 38%다. 마치 만성질환처럼 암이 생기기 전부터 고위험군은 간 건강을 관리해야 하고, 암 수술 후에도 상태를 보고 또 봐야 한다. 평생 간 건강을 위해 애써온 가천대 길병원 외과 김두진 교수에게 구체적인 간암 치료법에 관해 물었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김두진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간암 치료 난도가 극악인 이유는? "간암은 대부분 간 기능과 관련이 있다.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화가 생기고, 간암이 생긴다. 간경화를 앓으면서 환자 몸은 이미 망가진다. 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에너지 대사 관장과 해독 작용인데, 이 두 기능이 모두 떨어지면 기운이 항상 없다. 간성 혼수라고 정신 건강도 혼미해진다. 이때 간암이 생긴다면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인 것. 게다가 치료하더라도 간경화는 사라지지 않아서, 재발률이 높고 예후가 안 좋다. 암이 기관 전체로 퍼졌을 때, 이식 없이 기관을 들어내지 못하는 것도 예후가 안 좋은 이유 중 하나다. 간은 생존을 위해 꼭 있어야 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또 치료 방법이 매우 다양한데, 중요한 기관이라 안정적인 선택을 하다 보니 비교적 예후가 떨어지는 것도 있다."
-국내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여전히 B형이 꼽히고 있다. 백신이 나왔는데도, 간암 발생률은 왜 눈에 띄게 줄지 않는가? "국내 간암의 약 60%가 B형 간염으로 유발된다. B형 간염은 보통 바이러스 보유자인 어머니로부터 출생할 때 감염되는데, 이 간염이 간암이 되기까진 30년 이상이 걸린다. 다시 말해 백신 효과가 나타나려면 한 세대는 걸리는 것. 현재 환자 수가 줄고 있고, 더 감소할 전망이다. B형 간염 환자인데 모르고 관리하지 않는 고위험군이 많은 것도 문제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인 HBV는 DNA 바이러스로, 지속해서 잠복해 있다. 언제든지 활동성이 생기면 간에 염증을 유발해 간경화를 일으키고 간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거나, 면역과 관련된 질환이 생기면 갑자기 간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B형 간염 예방 접종을 안 했는데, B형 간염 항체가 있다면 해당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간암에 걸릴 가능성이 두세 배 높다. 우리나라 건강검진 체계에는 빠져있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해외에서는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으로 인한 간암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런가? "지방간도 간경화를 유발해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전에는 알코올로 인한 지방간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알코올과 관계없이 비만·당뇨병 등 대사 질환으로 지방이 간에 과도하게 축적되는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 세대를 지나면서 대사이상 지방간으로 인한 간암 환자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술 중 간에 지방이 껴 노랗게 보이는 사람이 늘었다. 만성 피로가 심하고 BMI가 높다면 초음파와 혈액 검사를 해보길 권장한다. 초음파로 지방간 여부를, 혈액으로 간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간 수치는 지방간으로 염증이 생겼을 때 증가한다. 지방간은 특효약이 없다. 운동 등으로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침묵의 장기'인 간에 생기는 암인 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국내 조기 발견율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어떤 수준인가? "우리나라는 조기 검진 프로그램이 발달해 있어, 해외와 비교했을 때 우수한 편이다. B형 간염 항원·C형 간염 항체가 있거나, 간경화 환자이고 40세 이상이라면 국가에서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만, 6개월마다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이 많이 없고, 암 진행 속도가 사람마다 달라 조기 발견율은 높지 않다."
-간암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간암은 간 기능과 함께 고려해야 해서 치료 방법이 복잡하다. 초기여도 간 기능이 간경화로 나쁘면 수술할 수 없다. 가이드라인대로 소개하자면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건 간이식이다. 간암은 물론 간경화도 치료해 예후가 좋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들고 제한점이 많다. 다음 간암 크기, 개수, 간 기능을 살펴봤을 때 간암 조직이 한 개고 간기능이 보존된다면 암 조직만 잘라내는 수술을 권장한다. 간은 재생하는 기관이라, 시간이 지나면 100%는 아니어도 다시 커진다. 간 기능 유지가 어렵거나 암이 여러 개 있다면 재생 능력이 떨어진다. 이땐 절제 수술이 아닌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차단하는 시술인 색전술, 방사선 치료 등 다른 치료를 시도한다. 다른 치료가 어렵다면 항암치료를 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간 기능이 좋을 때도 색전술, 고주파 치료 등 수술이 아닌 시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위험이 덜하고, 수술만큼은 아니어도 치료 효과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재발률이 높은 측면도 있다. 간암은 수술할 수 있으면 수술하는 게 가장 좋고, 암이 3cm 이하로 작고 위치가 좋을 땐 고주파 치료도 수술만큼 효과가 좋다고 알려졌다. 고주파 치료는 마이크로웨이브로 암을 태우는 치료다."
-간암은 다른 암종보다 효과 좋은 항암제가 없다던데, 맞나? "간암에선 항암제 효과가 크지 않다. 여러 연구에서 전통적인 항암제를 간암에 사용했더니 효과가 거의 없었고, 오히려 간에서 약물이 대사되면서 간독성을 유발했다. 이 탓에 항암제보다 방사선·고주파·색전술 등 국소 치료가 발달했다. 다만, 세포 내 신호를 전달하는 키나아제 효소를 억제해 암세포 성장을 막는 표적항암제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가 나오면서 간에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키나아제 효소는 간 대사에서 많이 활용된다. 넥사바로는 환자 생존율이 평균 2개월 정도 늘어났다. 그 이후에도 효과가 있는 표적항암제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인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각광받고 있다. 암세포는 체내 면역세포를 피하고자 마치 정상 세포처럼 위장한다. 임핀지는 위장을 막고,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 공격을 유도한다. 다만, 값비싸서 많은 환자가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고령 환자가 늘고 있는데, 고령에서 간암 치료는 다른 전략이 필요한가? "간염 바이러스가 간암의 주원인이어서, 40~50대 사회생활 할 때 간암 진단을 많이 받는다. 다만, 최근에는 지방간으로 인한 간암 환자 늘어서 고령 환자가 늘었다. 보통 80세를 기점으로 수술보다는 시술을 우선하고 있다. 80세 이상에서는 체질이나 기저질환 여부를 떠나, 수술로 인한 합병증 등 예후가 젊은 사람보다 50% 더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효과 좋은 치료법인 간이식은 간암 치료에서 얼마나 차지하는가? "5% 이하다. 간이식은 효과 좋은 치료법이지만, 적응증이 잘 맞아야 하고 간을 줄 기증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해외보다 간암으로 간이식 치료하는 사람 수가 많이 적은 편이다. 뇌사자 기증이 활발하지 않고, 생체 간이식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간암 환자는 뇌사자에게 기증받아 이식을 받으려면, 얼마나 대기해야 하나? "간암 환자는 기회가 거의 없다. 멜드 시스템이라고 간 질환 환자의 위중도를 점수로 평가해, 간 이식 대기자를 선정하고 있다. 점수는 간 기능을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간암 환자는 비교적 간 기능이 급성 간부전 등 다른 간 기능 자체가 떨어진 환자보다 높은 편이다. 아쉬운 대목이다."
-간암 재발을 줄이기 위해 간 건강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먼저 간염 치료를 열심히 해야 한다. B형 간염 환자는 바이러스 활성화만 억제해도 간경화 진행률을 낮출 수 있다. C형 간염은 치료해야 한다. 지방간은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체중을 줄이고, 금주해야 한다. 야식은 금물이다. 간을 쉬게 해야 하는데, 야식하면 자는 중 간은 계속 일을 해야 한다. 흡연도 피해야 한다. 해독을 위해 간이 일한다. 취미로 달리기 등 운동을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최근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달리기 위해 술을 줄이게 되더라."
-간암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간암은 치료 방법이 매우 많은데, 빠르게 발견할수록 치료 선택 폭이 넓어진다. 가장 치료 효과가 좋은 걸 선택하려면, 고위험군일 때 검진을 열심히 해야 한다.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땐 길게 보길 권한다. 당장 위험해서 못 하겠다 보다는, 본인 상태가 건강하고 간 기능이 좋으면 과감하게 수술을 선택하는 게 더 나은 치료법일 수 있다. 간암 치료 후에도 관리를 열심히 해야 한다. 간경화 진행을 막아야 재발도 예방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김두진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김두진 교수는… 계명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 간소화기센터 연수를 받았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 외과 교수로, 간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예후가 다양한 간암 환자가 최선의 치료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예후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23년에는 황달·피로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후 간암 진단을 받은 75세 고령 환자 신씨가 급속도로 상태가 악화해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울 때, 간 기증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후 신씨는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김 교수는 간이식 활성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외과학회, 대한이식학회,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이식연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위식도 역류 증상이 낫지 않던 30대 여성의 식도에서 발견된 종양(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사진=큐레우스
역류성 식도염이 4년간 지속되던 30대 여성의 식도에서 뒤늦게 양성 종양이 발견된 사례가 해외 저널에 보고됐다.
미국 마셜대 조안 C. 에드워즈 의대(Marshall University Joan C. Edwards School of Medicine) 내과 의료진이 35세 여성 A씨가 4년간 흉부 압박감과 야갼 위식도 역류 증상이 지속된다며 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A씨는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에서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클로나제팜(발작, 공황장애 등에 쓰이는 약물) 복용을 했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의사가 위식도 역류질환을 의심해 판토프라졸, 에소메프라졸(위산 억제 약물) 등을 처방해 복용했지만, 증상은 계속됐다. A씨는 특히 기침, 흉부 압박감, 야간 역류가 지속되는 상태였다.
마셜대 조안 C. 에드워즈 의대 의료진은 A씨의 증상 원인을 살피려 식도위십이지장경 검사를 시행했고, 그 과정에서 식도에 있는 5mm 크기의 병변을 발견해 시술 중 제거했다. 이후 조직학적으로 검사한 결과, 식도 편평 상피 유두종으로 확인됐다. 이후 A씨는 위산 억제 요법을 계속 받았고, 6개월 추적 관찰 기간 동안 기존에 겪던 위식도 이상 증상들이 모두 사라지고 무증상 상태가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A씨 식도에 있던 종양이 장기간 식도 점막을 자극하면서 위식도 역류 증상을 지속시켰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A씨 식도에서 발견된 식도 편평 상피 유두종은 내시경 검사에서 유병률이 0.01~0.45% 밖에 안되는 드문 양성 종양이다. 종양 발생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식도 역류질환에 의한 식도에 가해진 화학적 손상 등 만성 점막 자극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의료진은 "담배나 알코올 같은 자극물 때문에 생길 수도 있으며, HPV(인간유두종바이러스) 감염도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위식도 역류 증상을 오랜 시간 치료에도 낫지 않는다면 식도 편평 상피 유두종 여부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암 생존자는 258만8079명으로 국민 20명당 한 명에 달합니다.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는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건강했던 때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요. 암 치료 후 통증, 피로, 신체 기능 저하 등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아 일상 복귀를 어렵게 만듭니다. 암 생존자 260만 시대, 삶의 질을 지키고 장기적인 암 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때입니다.
오늘의 암레터 두 줄 요약 1. 암 재활은 암 치료의 연속된 과정입니다. 2. 암 치료 전 운동부터 시작해보세요!
암 생존자의 어려움, 정확한 진단부터
암 생존자는 넓게는 암 진단 시점부터 살아있는 모든 사람과 가족 등을 일컬으며 좁게는 암 1차 치료(수술·항암·방사선)를 마친 환자를 말합니다. 암 생존자들은 주로 어떤 어려움을 호소할까요? 국립암센터 유지성 재활의학과장(재활의학과 교수)은 “암 생존자는 치료 과정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다”며 “통증, 신체 기능 저하를 비롯해 암 피로나 우울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증상까지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암 치료가 끝났더라도 회복은 끝난 게 아닙니다. 치료 중, 혹은 이후에 겪는 증상을 참기보다 제때 진단 및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지성 교수는 “암 생존자에게 발생하는 대부분의 증상은 암 재활 등 적절한 개입으로 충분히 개선되지만 이를 암의 일부로 여기고 참는 환자도 적지 않다”며 “치료로 나아질 수 있는 문제인지, 일시적인 증상인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암 생존자가 안심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생존자별 맞춤형 암 재활 이뤄져
암 생존자의 회복을 돕는 암 재활은 크게 다섯 가지 분야로 구성되며 개개인의 필요에 맞춰 통합적으로 진행됩니다. 국립암센터 암 생존자 통합지지실 및 지역 내 암 생존자 통합지지센터에서 참여할 수 있는 ‘암 생존자 통합지지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신체 재활=암 치료로 약해진 근육과 관절 기능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둡니다. 운동 처방, 물리 치료 등이 포함됩니다.
▶심리 재활=암 치료 후 흔히 겪는 우울, 불안, 재발 공포 등을 완화하기 위해 인지행동치료, 명상, 스트레스 관리, 심리 상담 등으로 정서적 안정을 돕습니다.
▶사회 재활=직장 복귀, 가족 및 사회적 관계 회복, 지역사회 활동 참여 등 일상으로 무리 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영양 재활=영양 결핍, 체중 변화, 소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식이 상담을 제공합니다.
▶완화 재활=치료 중 생긴 통증이나 피로 등 증상을 줄이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둡니다.
유지성 재활의학과장/국립암센터 제공
사전 재활이 예후 개선하지만 참여율 낮아
어느 시점부터 재활에 참여하는 게 좋을까요? 유지성 재활의학과장은 “암 진단 초기부터 회복 이후까지 예방·회복·지지·완화 네 단계로 분류돼 단계별 재활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며 “최근에는 암 진단 후 치료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몸 상태를 건강하게 만드는 ‘사전 재활’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담당 주치의의 판단 아래 진단 후 1~2주 동안 가벼운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예를 들어 폐암 수술 전에는 숨 쉬는 근육을 단련하는 호흡운동을, 부인암 수술 전에는 골반 근육 강화 운동을 시행합니다. 유지성 교수는 “사전 재활을 받은 환자들은 치료 후 신체기능 저하가 덜하며 회복 속도가 빨라 결과적으로 병원에 머무는 기간이나 비용 등이 줄어든다”며 “최근 사전 재활로 운동에 참여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율이 더 높다는 연구가 나오는 등 실제 치료 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이 활발하게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단, 사전 재활에 적극 참여 및 권고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유지성 교수는 “암 진단을 받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하길 원하기 때문에 사전 재활에 시간을 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사전 재활이 가능하더라도 주치의 인식과 협조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지고 병원 간 재활 경험 차이로 인해 적용 여부에 차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유 교수는 “아직 운동 처방과 평가에 필요한 시스템이나 수가 등 지원 부족으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재활 치료가 충분히 이뤄지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전 재활이 암 환자 생존율을 높인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는 만큼, 암 환자에게 운동 교육 등 재활 프로그램이 표준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합니다.
신체활동부터 시작을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렵다면 신체활동부터 적극 실천하세요. 유지성 재활의학과장은 “신체활동은 암 종과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권장되는 재활의 기본”이라며 “특히 암 진단 후 치료를 기다리는 1~2주는 몸 상태를 유지하거나 끌어올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꼭 전문적인 운동이 아니더라도 미국 국가종합암네트워크( NCCN)에서 권고하는 암 생존자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따라 가볍게 걷기, 계단 오르기 등을 시작하세요. 1주일에 중등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150분 혹은 고강도로 75분 이상, 근력 운동은 2~3회, 2~3세트씩 실천하면 됩니다. 권고량을 최대한 지키되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조금씩 조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