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의 축산 방역 행정이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재난 대응에 있어서 얼마나 허술하고 무책임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발언이 서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터져 나왔다.
서산시의회 제306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정수(국민의힘,다선거구)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현장 없는 행정, 실효성 없는 매뉴얼, 반성 없는 조직”이라는 서산시 방역 시스템의 민낯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서산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와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으로 인해 약 8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이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명백한 ‘예방 행정 실패’다. 이미 예상 가능했고, 반복됐으며, 중앙정부와 타 지자체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산시는 뚜렷한 대응책 없이 살처분이라는 최악의 선택만 반복했다.
더욱 놀아운 사실은 살처분에 동원된 현장 인력들에 대한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제도적 장치조차 전무하다는 점이다.

2024년 발생한 AI 방역 과정에서 45명의 인력이 투입되어 무려 8만 수의 가축을 살처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예산이나 지원 계획은 단 한 줄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2017년 구제역 당시에도 PTSD 증후군을 호소한 방역 인력이 있었지만, 서산시는 이를 단순 사건으로만 치부했다”며 “행정은 반복되는 재난 속에서도 학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산시는 2023년부터 ‘심리 지원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 운영’을 예산에 반영해놓고도 실질적으로는 운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산은 수립되었지만 행정은 움직이지 않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 인력과 농가, 시민들이 떠안았다.
게다가 방역 현장에 동원된 일용직 인력에 대한 보건안전 교육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전문성과 직무 교육이 부족한 상태에서 투입되어 또 다른 2차 감염 및 안전사고 위험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작업자에 대한 기초적인 보호장비 지급, 감염 예방 교육조차 전무하다면 이는 재난을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서산시의 축산 방역 행정은 이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니라 ‘용납해서는 안 될 수준’에 이르렀다.
재난에 대한 대응은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시정의 최전선이다. 그러나 서산시는 행정의 책무보다는 보여주기식 보고와 전시 행정에 치중해왔고, 그 결과는 수만 마리 가축의 죽음과 농가의 붕괴로 이어졌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도대체 이 많은 살처분이 있기 전에, 서산시는 무엇을 했는가?”
이정수 의원의 발언은 단지 일회성 비판이 아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행정은 인력 탓, 예산 탓을 하기 전에 시스템부터 점검하고, 책임자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산시가 이 고통스러운 재난 앞에서 더 이상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다음번 피해자는 축산 농가가 아니라 바로 행정 그 자체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