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매수의 목적은 표면적으로
저평가된 주가방어 및 주주가치 제고 입니다. 일반적인 회사라면요.
하지만 승계를 준비중인 회사의 경우라면
경영권 방어와 오너일가 지분율 높이기가 우선순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업의 지배구조에서 매우 전략적으로 사용됩니다.
자사주 매수를 하면 왜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아질까요?
자사주는 의결권(투표권)이 없습니다. (법으로 금지)
의결권 수가 줄어드니 대주주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집니다.
시장에 셀트리온 주식 100개가 유통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중에 서회장이 20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지분율 20%겠죠.
근데 회사가 자사수 매수를 20개 한다고 합니다.
이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고 말씀드렸죠. 그럼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80개.
의결권 있는 주식수 80개, 서회장 그대로 20개인데도 지분율은 31.25%로 늘어났습니다.
자사수 매수를 한다고 하면 늘 꼬리표처럼 붙는 궁금증이 있죠.
소각하나? 소각해야 효과가 있는건데.
네, 소각합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소각합니다.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지만 그 주식을 완전히 없앰으로써
혹시라도 미래에 자사주가 다시 유통될 위험요소를 사전에 삭제합니다.
(의결권은 조건에만 맞으면 부활할수도 있기에)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 자사주가 잠재적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걸 소각까지 해서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더 강화시킵니다.
자사주매수와 소각은 세금없이 지분율을 높일 수 있어 경영권에 매우 유리하죠.
그래서 회사는 매수와 소각을 절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현금 상속은 많은 세금을 내야함)
그럼 이 자사주매수와 소각이 불법이냐.
불법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주주가치제고가 맞고 소각까지한다면 더 환영할 일 입니다.
하지만 셀트리온처럼 승계를 준비하는 회사의
반복적인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상식적인 경영판단이 아닌 승계꼼수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투명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해도 이상하지 않죠.
얼마전 회사가 단행했던 4%무상증자 사건 기억하시죠.
40%가 아니라 4%.. 4%짜리 무증이 흔한가요?
대부분의 기업은 10%, 20%, 50%, 100% 처럼 임팩트 있는 비율로 합니다.
4%짜리 무증은 자본시장에서 흔한 사례가 결코 아닙니다.
사실 흔한사례 조차도 아니고 거의 없어요.
주주한테 크게 와닿지도 않고 홍보효과도 없는 이 4%무증을 왜 했을까요.
회사가.. 어떤 셈법에 따라 4%만큼의 주식이 필요했다는 뜻입니다.
4% 무증을 보고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우리가 주식모으기 하니까 회사도 주식모으기하네"
그런데 주주들이 주식모으기 하는데 회사가 주식수를 늘려버리네요...?
일반적으로 승계를 준비중인 국내 대기업에서 나타나는 패턴은
자사주매입&소각, 구조개편, 무상증자, 신설법인, 분할/합병 카드 등이 있습니다.
특별한 거 없는 그냥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그런데 셀트리온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하나씩 진행하고 있는것들 아닌가요?
자사주매입과 소각, 구조개편, 무상증자, 셀바솔, 셀케셀제 합병, 홀딩스 나스닥, 스킨큐어 상장 등
회사는..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몇년전 서회장이 소방수를 자처하며 경영일선에 다시 복귀했죠.
그 때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기기위해 돌아왔다는 의견이 파다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주주들은 회사와 서회장을 믿었습니다.
지금도 마음 한켠에는 믿고 있고 끝까지 믿고 싶습니다.
주주여러분, 지분 모읍시다.
지분모아서 회사와 서로 이야기 합시다.
싸우자는게 아닙니다. 함께 나아가자는 겁니다.
승계요? 당연히 해야죠. 경영권 승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주주 가치가 훼손되어서는 안됩니다.
승계는 과거처럼 단순히 오너2세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행위가 아니라
기업가치제고+실적개선+주가회복임을 이야기합시다.
주주들이 원하는것은 싸움이 아니라 상생과 공존 입니다.
주주들은 지금이라도.. 회사를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힘이 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