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 ASF 야생멧돼지 4건 발견
▲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처상황 ※위기경보‘심각’(‘25.10.18~, 13개 시군), ’주의‘(’25.10.18~, 그 외)
- 발생현황(10.31) : (양돈) 발생 없음 (야생멧돼지) 4건(강원 화천)
※ 확진(누계) : 양돈54건(경기25, 인천5, 강원19, 경북5), 야생멧돼지4,262+4건(강원1,939+4, 경기679, 경북1,061, 충북 540, 부산 25, 대구 18)
- 조치사항: (농식품부‧지자체) 전국 양돈농장에 강화된 방역시설 운영실태 일제점검(10~12월)
산양. [국립생태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재작년 겨울 '떼죽음' 사태를 겪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11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선정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달 멸종위기종으로 산양을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산양은 성체의 몸길이가 105∼130㎝, 몸무게가 25∼35㎏ 정도인 우제목 소과에 속하는 중형 포유류다. 산양은 암수 모두 뿔이 있는데 길이는 13∼14㎝ 정도다.
털은 대부분 회갈색이지만 끝부분이 담흑갈색이다.
산양의 겨울털은 부드럽고 빽빽한 것으로 유명하다.
산양은 세계적으로 4종이 확인되며 티베트와 히말라야, 중국 남부지방, 중국 북동과 러시아 극동의 아무르 지역 등 산악 또는 고산지대에 국한돼 서식한다. 두 개로 길게 갈라진 튼튼한 발굽으로 바위틈을 타고 빠른 '등산'이 가능해 산악에 적응해 살고 있다.
국내에서는 백두대간을 따라 강원 고성군에서 경북 경주시까지 산지에 분포한다.
현재 국내에 서식하는 개체는 약 2천마리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 1964년 3월과 1965년 2월 대폭설로 강원에서만 6천마리가 포획된 기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산양. [국립생태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멸종위기에 이른 이유는 밀렵과 서식지 파괴다.
2023년에서 2024년으로 이어진 겨울에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2023년 1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폐사 신고된 산양은 785마리에 달한다.
당시 폭설과 함께 야생 멧돼지 이동을 저지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으려고 설치한 울타리가 산양 떼죽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산양은 겨울철 땅에 붙은 풀을 뜯어 먹고 살기에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 먹이활동이 어려워진다. 또 다리가 짧아 눈이 쌓였을 경우 이동에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기후부는 "최근 기후변화로 폭설이 잦아지며 산양이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눈 속에 고립돼 폐사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꾸준한 보호 활동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200만년 전 지구상 처음 출현했을 때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리는 산양은 현재 1급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다.
[기후부 제공. }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2만여명에 가까운 국내 20∼30대 젊은 암 환자들은 학업과 결혼, 출산 등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겪는 만큼 의료의 여러 분야에 걸쳐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의 김희정(유방외과) 암교육정보센터 책임교수는 전날 병원이 개최한 '젊은 암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젊은 암 환자들은 학업이나 복직, 결혼·임신 등 삶의 다양한 문제를 겪으므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그럼으로써 환자들이 치료를 넘어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암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2022년 현재 국내 20∼39세 암 환자는 모두 1만9천575명이다.
같은 해 기준 15∼34세의 암 조발생률은 10만명당 95.1명이다. 갑상선암을 제외했을 때 이 연령대의 암 발병률 1위는 대장암, 2위는 유방암이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 45세 미만 환자가 전체 환자의 34.8%를 차지한다.
젊은 나이에 생긴 암세포는 고령 환자에서보다 더 공격적일 수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더욱이 젊은 암 환자들은 대부분 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암 보험이 없는 경우도 많기에 다양한 사회경제적 곤란도 겪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젊은 연령의 유방암은 생물학적 특성 자체가 공격적"이라며 "호르몬 반응성의 불균형, 장기간의 치료 과정 등으로 예후도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 이후에도 가임력 보존, 임신, 복직, 육아 같은 생애주기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며 "이들에게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치료 이후의 삶과 미래를 되찾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들이 암을 극복하는 데는 정신건강 역시 중요하다.
한국정신종양학회 이사장을 맡는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들은 우울증과 불안, 불면증 등을 겪는데, 이 경우 치료 수용성이 떨어져 치료를 잘 안 받으려고 한다"며 "우울증 등을 열심히 치료하면 다른 치료도 더 잘 받게 돼 결과적으로 생존율도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젊은 암 환자가 많아지면서 '가임력 보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환자와 의사 대부분이 가임력 보존 시술에 대한 정부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계획이 있는 암 치료 대상자부터 지원해야 한다는 데에도 환자와 의사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2일 대한가임력보존학회가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수행한 '가임력 보존 및 향상을 위한 가이드라인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가임기 여성 환자와 이들을 진료하는 의사를 대상으로 각각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러한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암 발병 연령이 낮아진 데 따라 젊은 암 환자의 완치 이후의 삶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에 암을 새롭게 진단받은 20∼39세 환자는 1만9천575명에 달한다. 특히 가임력 보존은 저출생 시대 젊은 유방암 환자 등이 증가한 데 따라 관심이 커지는 분야로 꼽힌다.
학회는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병원 7곳에서 외래 진료를 받은 여성 환자 153명을 대상으로 가임력 보존 시술에 대한 인식과 경험에 대해 조사했다. 이들 중 유방암 등을 진단받고 가임력 보존 시술을 받은 환자는 53명이었다.
우선 응답자의 83.0%는 암과 같은 특정 질환의 치료 과정이 가임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나머지인 17.0%는 이러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질병 치료가 불임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면 가임력 보존을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는 84.3%가 동의했다.
응답자의 98.0%는 가임력 보존 시술에 대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임력 보존 시술이 공공 재정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응답자도 88.9%에 달했다.
한정된 재원으로 가임력 보존 시술을 지원할 때의 우선순위는 '출산 계획이 있는 암 치료 대상자'(28.3%)가 1순위였다. 이어 '가임력 감소 가능성이 있는 수술이나 전신 질환'(22.3%), '난소 수술 예정자'(15.5%) 순이었다.
(서울=연합뉴스) 대한가임력보존학회의 '가임력 보존 및 향상을 위한 가이드라인 연구'에 담긴 여성 환자들이 생각하는 가임력 보존 시술 지원 시 우선순위. 2025.11.02. [대한가임력보존학회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시행되는 가임력 보존 시술의 가장 큰 문제로는 '비용'(34%)이 지목됐다. '정보 부재와 불충분'(26.8%), '정보 획득의 어려움'(15.7%) 등도 문제로 꼽혔다.
가임력 보존 시술에 대한 정부 지원 필요성, 우선순위 지원 대상자 등은 의사들의 답변도 환자와 대동소이했다.
학회의 설문에 참여한 의사 37명 중 83.8%가 가임력 보존 시술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원 1순위는 '출산 계획이 있는 암 치료 예정자'(30.7%)였다. 이어 '미혼 난소기능 저하자'(21.6%), '난소 수술 예정자'(17.0%) 순이었다.
가임력 보존 정보 제공과 시술에 있어 걸림돌은 '비급여 시술로 인한 비용 부담'(22.2%), '불충분한 진료 시간'(18.2%), '홍보 부재'(13.2%)가 꼽혔다.
학회는 "가임력 보존 치료에 있어 정부 지원에 대한 응답자들의 요구도가 높았다"며 "다만 한정적인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원 조건에 대한 우선순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산 감 생과실의 중국 수출 식물 검역 요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2025.11.1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산 감을 수출하기 위한 중국과의 검역 협상이 타결됐다고 2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첫 정상회담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MOU)를 맺었다.
이는 지난 2008년 중국에 한국산 감 수출을 요청한 지 17년 만에 이룬 성과다.
농식품부는 14억명의 인구가 있는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간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중국이 우려하는 병해충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 협상을 이끌어왔다. 그 결과 양국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검역요건에 최종 합의해 한국 감의 수출길을 열게 됐다.
한국산 감을 중국으로 수출하려면 과수원·선과장 등록, 병해충 예찰, 수출식물검역증 부기사항 기재 등의 검역요건을 갖춰야 한다.
검역본부는 관련 고시를 제정하고 농가를 교육해 수출 확대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길판근 한국단감연합회장은 "농가 소득 증진에 도움이 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검역 협상 타결은 신규 수출 시장을 모색하는 감 농가의 새로운 발판이 될 것"이라며 "국산 농산물 수출 확대와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수출 유망 품목을 적극 발굴하고 전략적 검역 협상도 계속 추진해 농산물 수출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한쪽 눈 실명"…故 백성문 변호사 쓰러뜨린 '부비동암'…진단 어려운 이유가
활발한 방송 활동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던 고(故) 백성문 변호사가 투병 중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가 투병했던 '부비동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비염과 비슷한 초기 증상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의료계의 당부가 나온다.
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부비동암(paranasal sinus cancer)은 코 안의 빈 곳인 ‘비강’ 주위의 동굴 같은 부비동에 발생하는 희귀암이다. 비강과 부비동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은 인체의 악성종양 중 1% 이하이며, 두경부 악성종양의 3~5%를 차지한다.
부비동암은 종양이 주변 구조를 침범하는 양상에 따라 다른 증상을 보이는데 구강을 침범할 경우에는 의치나 치아가 흔들리거나 개구장애(입을 열기 어려움), 경구개의 종괴 현상이 나타난다.
안면을 침범할 경우 안면부 비대칭, 안면의 통증이나 이상 감각이 발생할 수 있다. 뇌신경을 침범하면 여러 뇌신경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눈 주변을 침범할 경우에는 부종과 결막부종, 안구를 움직이는 역할을 하는 외안근의 운동 장애에 의한 복시, 안구돌출, 시력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1일 고인의 아내인 김선영 YTN 아나운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추모 글에서, 고인이 “항암 중 한쪽 눈을 실명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부비동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단순 코막힘, 후각 감퇴, 콧물 및 코피 등 비염과 증상이 유사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이 때문에 암 발견 시에는 이미 병기(질병의 시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데다 진행은 빠르고, 주변에 뇌와 눈과 같은 중요 구조물과 인접해 있지만 아직까지 치료법은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1960년대까지는 치료 성공률이 28% 수준이었다가, 진단기법 발전과 적극적인 수술 및 치료로 1990년대에는 전반적인 생존율이 51%까지 높아졌다. 5년 생존율은 59.5%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코막힘, 콧물, 코피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코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흡연과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어 금연도 부비동암 예방에 필수적이다.
한편 고인은 지난달 31일 새벽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경기고,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2007년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백성문의 오천만의 변호인’, ‘사건파일 24시’, ‘심층이슈 더팩트’, ‘사건반장’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유족으로는 7세 연하인 아내 김 아나운서가 있다.
김 아나운서는 추모글에서 “남편은 지난해 여름 부비동암이라는 희귀암 진단을 받고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을 받으며 1년여간 치열하게 병마와 싸웠지만, 끝내 무섭게 번지는 악성종양을 막지는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마지막까지 방송 복귀를 위해 의지를 불태웠고, 아내 지키겠다며 항암 중에 한쪽 눈을 실명해도 맨발 걷기까지 하며 사력을 다해 버텼다"며 "하지만 더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싶은 저희 부부의 간절한 기도는 응답받지 못했다”고 적었다.
“10년넘게 원인 모를 발열과 복통, 장염으로 착각”…희귀병 정체 알고보니
챗GPT“38도가 넘는 열이 며칠씩 오르내리고 배가 아파서 밤을 새는 날이 반복됐어요. 처음엔 장염인 줄 알았죠. 그런데 이상하게 몇 달에 한 번꼴로 같은 증상이 찾아왔어요.”
30대 남성 A씨는 10년 넘게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과 복부 통증에 시달렸다. 감염이나 알레르기, 류머티즘 등 다양한 검사를 받았지만 뚜렷한 이상은 없었다. 해열제로 잠시 열이 내려가도 수개월 뒤 다시 고열이 찾아왔다.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에서 복막 염증이 발견되자 의료진은 전장유전체분석(WGS)을 시행했고, 그 결과 MEFV(마레노스트린·피린) 유전자 병인성 변이가 확인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족성 지중해열(FMF)의 발병 원인이 명확히 규명된 사례다.
FMF는 ‘유전성 재발열 증후군(HRFS)’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원인 불명의 고열과 통증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희귀질환이다. 감기나 장염으로 오인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진단이 지연될수록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의료계에서는 “반복되는 고열과 복통이 감염 소견 없이 지속된다면 조기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요즘처럼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환절기에는 발열과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지만, 원인 없이 유사한 증상이 되풀이된다면 FMF를 포함한 HRFS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간헐적인 발열과 복통이 반복됐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 감기로 넘기기 쉬운 증상이지만 적절한 진단 시기를 놓치면 신장 기능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6건의 FMF 사례가 보고됐지만 MEFV 유전자 변이의 병인성이 명확히 규명된 적은 없었다. 그러던 중 올해 전장유전체분석을 통해 병인성 변이가 실제 발병 원인으로 확인되면서 국내에서도 유전자 기반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A씨 외에도 42세 남성 B씨는 25년 전부터 흉부와 복부 통증, 38~39도의 발열이 주기적으로 나타났다. 통증이 흉부에서 복부로 이동하며 3~5일간 지속됐고 때로는 격렬한 운동이 발작을 유발했다. 수차례 항생제 치료를 받았지만 근본적인 호전은 없었다. 이후 유전자 검사로 FMF 진단이 확정된 뒤 콜키신 투여를 시작하면서 증상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고 일상생활도 가능해졌다. 의료진은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한 것이 예후를 결정한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FMF 환자들은 감염의 징후 없이 발열과 복통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흉통, 관절통, 피부 발진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감기나 복막염, 장염 등으로 오인되기 쉽다. 이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환자들이 많고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진단 방랑’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FMF는 면역체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염증 물질이 과도하게 생성되면서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자가염증질환이다. 본래 중동과 지중해 연안에서 흔히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 등에서도 산발적인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증상은 대체로 12~72시간 동안 지속되며 치료가 지연될 경우 신장 기능을 손상시키는 아밀로이드증 등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희귀질환이라는 이유로 유전자 검사 접근성이 낮고 기존 진단 기준이 지중해 지역 중심으로 설정돼있어 비유병 지역인 한국에서는 과소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성모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도쿄의과치과대학 등 국내외 6개 기관 공동 연구팀은 “전통적인 지중해 지역 중심의 진단 기준만으로는 한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FMF가 누락되거나 오진될 위험이 있다”며 임상 인지도 제고와 포괄적인 유전자 검사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FMF 치료의 목표는 염증 조절과 합병증 예방에 있다. 1차 치료제로는 콜키신이 사용되며 A씨 역시 복용 후 발작 빈도가 크게 줄고 6년 이상 안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콜키신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나타나 IL-1 억제제(아나킨라·카나키누맙·릴로나셉트)나 IL-6 억제제(토실리주맙·사릴루맙) 등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B씨의 경우도 콜키신 투여 후 초기 3년간 재발이 없었으나 이후 1~3개월 간격으로 발열과 복부 통증이 반복돼 의료진은 IL-1 억제제 투여를 고려했다. 이들 약제는 염증 유발 물질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물학적 제제의 도입으로 치료의 선택 폭이 넓어졌지만 여전히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가 예후를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이주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FMF는 진단이 쉽지 않지만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예후가 매우 좋은 편”이라며 “진단 후 신속히 약물치료에 돌입하는 것이 권고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전성 재발열 증후군 환자의 치료 환경은 나아지고 있지만 환자들이 보다 빠르게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일선 의료진의 질환 인지도 제고와 유전자 검사 접근성 향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