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에서 ASF가 발생하며 국내 양돈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기존 경기도 북부와 강원권에서 집중되던 발생 양상이 양돈 사육 밀집 지역인 충남으로 확산되면서 업계와 전문가들은 “ASF 대응 기준을 다시 설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당진 소재 양돈장에서 ASF가 확진됐다. 해당 농장은 지난 24일 폐사 개체 발견 후 신고했으며, 정밀검사 결과 25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즉시 사육돼지 1423마리를 전량 살처분하고 48시간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서산‧예산‧아산 등 인접 지역 농장과 주변 도로에 방역 인력이 집중 투입됐으며, 전국 ASF 위기 경보는 ‘심각’ 단계로 상향됐다. 역학 관련 농장 136곳에 대한 긴급 정밀검사와 임상 모니터링도 진행했다.
이번 발생은 지난 9월 경기도 연천 사례 이후 2개월 만이며, 올해 농장 발생으로는 여섯 번째이자 충남 지역에서는 첫 사례다.
당진 ASF 발생은 단순한 추가 확진이 아니라 전파 양상 변화의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ASF는 야생멧돼지 감염과 연계된 경기북부·강원권 발생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사례는 기존 발생지와 지형적·역학적 연관성이 낮은 지역에서 확인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11월에서 1월은 야생멧돼지 번식기로 행동반경이 넓어지며 농가 감염 위험이 일반적으로 높아지는 시기다. 그러나 이번 사례의 경우 야생멧돼지가 직접 바이러스를 옮겼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6년간 ASF 야생멧돼지 폐사체는 경기 북부와 강원 산악지대에서 주로 발견돼왔으며, 해당 지점과 충남 당진 사육지대는 서식 환경과 이동 경로 면에서 쉽게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ASF는 멧돼지 외에도 사람, 차량, 장비, 물품, 사체 및 환경 오염을 통해 전파될 수 있는 만큼, 이번 발생은 기존 방역 가정과 위험 평가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경고라는 의미가 크다고 꼬집었다.
한 양돈 전문 수의사는 “이제 국내 모든 양돈장 밖은 오염지역이라는 전제로 대응해야 한다”며 “멧돼지 전파만 가정한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사람과 물류 이동까지 포함한 통합 방역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당진 발생은 기존 ASF 발생의 흐름이 변곡점에 진입했음을 뜻한다”라며 “이번 ASF 발생이 업계·정부·현장이 다시 하나로 경각심을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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