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의 멧돼지 분포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최초의 고해상도 서식 밀도 지도가 공개됐다.이번 지도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동물 질병 관리와 지속 가능한 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위한 핵심 과학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산하 수렵·야생동물연구소(IREC) 보건·생명공학 연구그룹은 유럽 연구 컨소시엄 ENETWILD를 통해 유럽 최초의 고해상도 멧돼지 서식 밀도 지도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IREC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수렵을 통해 멧돼지 포획 개체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역의 멧돼지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야생멧돼지 분포를 확인하는 데는 여러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다. 유럽 각국에서 멧돼지 개체수 조사에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서 데이터가 단편적으로 축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럽 전체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전염병 발생 시에도 공동 대응이 어려웠다.
IREC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2㎞ 공간 해상도의 유럽 전역 멧돼지 서식 밀도 지도를 구축해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정밀한 분포 정보를 제공했다. 이 지도는 질병 감시, 전파 모델링, 방역 및 관리 대책 수립에 활용될 수 있는 필수 자료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SF 발생 이전 수렵 시즌 전을 기준으로 유럽 주요 분포 지역의 멧돼지 개체수는 약 1,350만~1,960만두로 추정된다. 스페인의 경우 전체 멧돼지 개체 수가 240만두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카탈루냐 지역에는 20만두 이상이 분포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도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스페인 남동부로 이어지는 '지중해 회랑'의 높은 멧돼지 밀도는 돼지 사육 밀집 지역과 주요 교통로와 겹쳐 ASF 확산 위험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이번 지도가 질병 감시와 역학 모델링, 위험분석, 야생동물 관리 정책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국제적인 감염병 대응에서 국제 과학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지도는 현재 사전 공개 상태로 제공되고 있으며, 연구 결과는 European Journal of Wildlife Research에 게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