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남 창녕군 대합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돼지 사육 농가 주변에 출입 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어제 전북 정읍, 경북 김천, 충남 홍성에 있는 돼지농장에서 돼지 폐사 등에 따른 신고가 있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중수본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역학조사와 함께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살처분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또 발생지역 오염 차단을 위해 가용한 소독 자원을 동원해 발생지역 돼지농장과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고 오늘 0시부터 모레 0시까지 48시간 동안 전북 8개 시-군(정읍·부안·김제·고창·순창·임실·완주·무주), 전남 1개 시-군(장성), 충북 1개 시-군(영동), 충남 5개 시-군(홍성·서산·예산·청양·보령), 경북 5개 시-군(김천·상주·구미·칠곡·성주), 경남 1개 시-군(거창)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하여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하고 이동제한 기간 중에 집중 소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중수본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지방정부는 신속한 살처분, 정밀검사, 집중소독 등 방역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강조하며 “농가에서는 농장 내-외부를 철저히 소독하고 야생멧돼지 출몰지역 입산 자제, 축사 출입 시 소독과 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ASF…확산과 함께 커지는 방역 비용
올해 14건 발생…정부, 전국 돼지농장 폐사체·출하 돼지 검사 확대
살처분 69만7000마리·보상금 2158억원…방역 비용 구조 고착화
올해 들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2월 중순 기준 발생 건수는 14건으로 벌써 지난해 전체 발생(6건)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단기간에 발생이 급증하면서 방역 대응 수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발생 건수 증가를 넘어 ASF가 발생할 때마다 불가피하게 뒤따르는 살처분과 이동 제한, 그리고 누적되는 방역 비용이다. 백신이 없는 질병 구조 속에서 ASF는 확산 관리와 동시에 비용 관리라는 이중 부담을 안기고 있다.
13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2일 충남 당진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ASF가 확인된 데 이어 전북 정읍과 경북 김천, 충남 홍성의 돼지농장에서도 추가 발생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ASF 발생 농장은 모두 14곳으로 집계됐다.
중수본은 발생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투입해 외부인과 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살처분할 계획이다.
확산 차단을 위한 방역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중수본은 전국 돼지농장 약 5300곳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폐사체 일제 검사를 실시하고, 도축장으로 출하되는 돼지에 대해서도 검사를 병행한다. 민간 검사기관의 검사 참여도 확대한다. 추가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돼지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등 축산 관련 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서는 일시이동중지 조치도 내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ASF 방역의 일상적인 대응 방식이다. 발생이 확인되는 순간 검사 확대와 이동 제한, 살처분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된다.
ASF는 급성 감염 시 치사율이 100%에 이르지만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감염이 확인되면 살처분과 이동 제한 외에는 대응 수단이 없는 질병이다.
해외 사례도 이런 부담을 보여준다. ASF는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으로 시작돼 유럽을 거쳐 확산됐다. 1950~1980년대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근절에 30년 넘는 기간을 투입했다. 2007년 조지아를 거쳐 동유럽으로 재확산됐고, 2018년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전역으로 번졌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인 중국은 2018~2019년 ASF 확산으로 사육돼지의 약 절반을 도태했다. 이 과정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두 배 이상 치솟고 1000억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도 같은 기간 260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도살되며 축산업 기반이 크게 흔들렸다.
국내 역시 예외는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9월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ASF가 발생한 이후 2026년 2월 초까지 살처분된 돼지는 약 69만7000마리에 달한다. 이에 따른 살처분 보상금은 누적 2158억원이다. 이는 확진 농가에 대한 직접 보상만 집계한 수치로 방역대 내 농가의 출하지연과 사육 공백, 경영 손실 등을 포함하면 실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올해 들어 발생 건수가 빠르게 늘면서 이 같은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초부터 지난해 연간 수준을 크게 웃도는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방역 성과에 따라 연중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ASF는 발생 이후 살처분과 이동 제한이 불가피해 방역 부담이 고스란히 농가와 산업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확산 차단과 함께 농가의 경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로 남는다. 현장 방역의 빈틈을 줄이고 방역 부담을 분산하는 대응이 함께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올해 들어 ASF가 11건 발생했고 추가 발생 우려가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전국 양돈농장 일제 검사와 도축장 출하 돼지 검사 강화를 통해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지방정부는 추가 방역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농장 종사자 모임 금지와 불법 축산물의 농장 반입 및 보관 금지, 역학 관련 농장에 대한 예찰·검사 등 방역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