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농장 발생(15건) : 강원 ①강릉(1.16, 56차), 경기 ②안성(1.23, 57차) ③포천(1.24, 58차), 전남 ④영광(1.26, 59차), 전북 ⑤고창(2.1, 60차), 충남 ⑥보령(2.3, 61차), 경남 ⑦창녕(2.3, 62차), 경기 ⑧포천(2.6, 63차), ⑨화성(2.7, 64차), 전남 ⑩나주(2.9, 65차), 충남 ⑪당진(2.11, 66차), 전북 ⑫정읍(2.13. 67차), 경북 ⑬김천(2.13, 68차), 충남 ⑭홍성(2.13. 69차) 경남 ⑮창녕(2.14, 70차)
▲ 연간 사육돼지 및 야생멧돼지 ASF 발생건수(2.17일 누적)@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농림축산식품부(사진은 김천 발생농장 앞 전경@김천시)
올해 ASF가 지난달 16일 강원 강릉에서 첫 발생한 이후, 한 달 만에 전국적으로 15건이 확진되었습니다. 이틀에 한 번꼴입니다. 15건은 역대 연간 최대 발생 신기록입니다. 발생농장 돼지 살처분두수가 처음으로 10만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하면 11만 마리에 이릅니다.
특히, 이번 발생은 그간 비발생지역으로 여겨졌던 충남, 전남, 전북, 경남 등 남부 지방까지 산발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방역당국뿐만 아니라 한돈산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유전형의 변화, 발병 원인은 여전히 ‘안갯속’
이번 유행의 가장 큰 특징은 바이러스 유전형의 변화입니다. 지난 13일 방역당국 발표한 'ASF 역학조사 중간결과'에 따르면 최근 발생농장 10호(56~65차)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경기 포천의 2개 농장(58차, 63차)을 제외한 8개 농장에서 국내 야생멧돼지 유래 바이러스(IGR-II)와 다른 'IGR-I' 유전형이 확인되었습니다. 병원성은 모두 '고병원성'입니다.
이런 가운데 방역당국은 최근 외국식료품판매업소 단속 중 적발된 미신고 돈육가공품 3품목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을 근거로 해외 유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외 불법 돈육가공품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오는 것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닌 데다가 감염력이 없는 유전자 검출만으로 이를 발생농장의 직접적인 원천으로 지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방역당국은 돼지 혈분 등 사료·첨가제를 통한 전파 가능성뿐만 아니라 축산기자재, 지하수 등 유입 요인에 대해서도 전방위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까지 특이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의 ASF 발생 지도(2.17일 기준; 파랑 야생멧돼지, 빨강 사육돼지)@구글지도 AI 편집
자돈 중심 폐사… 농장 간 전파 경로도 불분명
이번 ASF 발생은 과거 모돈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자돈을 중심으로 폐사 신고(59~62차, 65~66차, 68~70차)가 많았으며, 농장 내 환경(돈방, 장비, 방역실, 작업복, 핸드폰 등)에서 바이러스가 다량 검출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생한 15건 중 농장 간 역학관계에 의한 전파가 강하게 의심되는 사례는 일부 있으나, 명확한 경로가 확진된 경우는 없습니다. 지리적 인접성과 환경시료 내 높은 바이러스 검출량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지만, 인위적 요인이나 매개체에 의한 전파 등 구체적인 경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방역당국은 전국의 돼지농장뿐만 아니라 도축장, 생축운반차량 등에 대한 검사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농장 간 추가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검사 확대에 따른 추가 양성 판정 우려
방역당국은 이달 28일까지 전국 5,300여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환경 및 폐사체 일제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도축장에 출하되는 돼지에 대한 검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첫 양성농장(70차)이 확인되었습니다. 이후 18일까지 설 명절 기간 진행된 검사에서는 추가 확진이 없었으나, 명절 이후 검사 양과 속도가 높아지고 예찰 범위가 일반 농장까지 확대됨에 따라 새로운 양성농장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13일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2월 들어 전국에서 하루 이틀 간격으로 (ASF가) 발생한데다, 돼지 사육 규모가 큰 지역에서의 발생은 추가 발생이 우려되는 엄중한 상황으로 질병 예방을 위한 차단 방역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어 “ASF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전국 양돈농장 환경 검사 및 폐사체 검사에 적극 참여해 주시고, 이 이외에도 농장 종사자 모임 금지, 불법 축산물 반입금지 등 농장 내부로 유입 가능한 모든 오염원 차단을 위해 모두가 총력 대응해주실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역학조사일까? 역학수사일까?
가축전염병 역학조사의 목적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누구를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음 발생을 막기 위해 원인과 전파 경로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가축전염병 역학조사를 보면 역학조사의 성격에 '수사'의 냄새가 짙어지면서 전파 경로를 과학적으로 밝히기보다는 발생 농장의 책임소재를 찾아 처벌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예를 들어 인체의학에서의 역학조사를 가정해 보자. 사람 독감이 유행할 때 누가 처음 걸렸는지를 처벌하지 않듯이 가축질병도 원칙적으로는 책임 추궁이 아니라 원인에 대한 이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 화재로 비유해 보면 역학조사는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것에 해당하고, 역학수사는 방화범을 색출하는 것에 해당할 것이다.
역학조사 보고서를 통해 얻어야 할 정보는 보통 5가지로 정리된다.
1. 유입 경로 파악
병원체가 어디서 들어왔는지 추정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제주도 돼지열병 백신주 유행 시 확인되었던 시판 백신의 돼지열병 백신주 오염 백신 공급 건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원인 파악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역학조사는 '정확히 100% 특정'이 목적이 아니라 가능성 높은 경로를 좁히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2. 전파 경로 차단
이미 퍼졌는지 확인하고 어디까지 번졌는지 지도상에 그려보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소독·검사 범위 설정 등의 방법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즉, 불 끄는 작업에 뒷받침해 줄 정보에 해당한다.
3. 위험요인 분석
'왜 이 농장에서 먼저 발생했는가?'를 파악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 발생한 농장 외에 같은 위험에 노출되었던 다른 비발생 농장의 정보 역시도 함께 분석되어야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이 단계는 다음 번 예방을 위한 핵심일 수 있다.
4. 정책 개선 자료 확보
정부 입장에서는 보상 기준, 방역 규정, 수입 검역 강화, 교육 내용 개선을 결정하기 위한 객관적 데이터를 얻는 과정이다.
5. 산업 전체 학습
가장 중요한 숨은 목적은 한 농장의 사고를 통해 전체 산업이 배울(학습)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 / 챗GPT 생성)
역학조사는 '수사'가 아니다. 선진적인 역학조사는 '왜 불이 났는지 분석해서 다음에 안 나게 하는 것'에 가깝다. 핵심은 가축질병 역학조사의 목적은 범인 찾기가 아니라 다음 발생을 줄이기 위한 과학적 학습이다.
세련된 역학조사는 '수사'가 아니라 '과학적 추적+협력적 인터뷰' 방식을 쓴다. 축주를 범인처럼 대하는 방식은 오히려 정보 은폐를 유도해서 역학조사의 품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국제 공통 인식이다.
가축전염병 역학조사의 방법은 '국제 기준 (WOAH/OIE 가이드라인)'을 기본으로 한다. 가이드라인의 핵심 원칙은 4가지로 요약된다.
① 비처벌적 접근(Non-punitive approach)
축주를 가해자나 범죄자처럼 취급하지 않는다. 책임 추궁이 아니라 원인 규명이 목적이며, 처벌은 고의 은폐나 불법 이동이 명백할 때만 별도의 행정·사법 절차를 진행한다.
② 구조화된 인터뷰
자유 심문이 아니라 표준 질문지를 사용한다. 주요 질문 내용은 △최근 3~4주 동안의 가축 이동 △사료·분뇨 차량 출입 △외국인 근로자 이동 △방문자 기록 △야생동물 접촉 가능성 등이며, '왜 그랬냐'가 아니라 '무엇이 있었냐'가 중심이 된다.
③ 데이터 기반 조사
△GPS 이동 기록 △사료·도축장·운송 로그 △CCTV △차량 소독 기록 △수의사 방문 기록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한다.
④ 병원체 유전학 분석
바이러스 유전자 시퀀싱을 통해 어느 국가 계통인지, 이전 발생 농가와 연관성이 있는지, 야생 또는 농장 전파 여부 등을 분석한다.
실제 국가별로 역학조사를 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EU(독일·덴마크·네덜란드 등)
발생 확인 시 즉시 이동을 제한하고 수의 역학팀 주도로 조사를 진행한다. 단, 조사는 처벌 목적이 아님을 고지하고 데이터 교차 체크와 유전자 분석 등을 보고서로 투명하게 공개한다. 축주가 정보를 숨기면 보상금이 감액될 수 있으나 솔직하게 협조하면 보상이 유지되는 ‘협조 유도형’ 구조다.
② 미국(USDA APHIS)
철저히 데이터 중심이다. 인터뷰보다 차량 이동 기록, 도축장 기록, RFID 등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비중이 높다. 축주는 ‘정보 제공자’이지 ‘피의자’가 아니다.
③ 영국(DEFRA)
영국은 ASF 발생은 없지만 구제역 발생을 경험했다. 영국의 역학조사 방식의 특징은 심리적 접근을 강조한다. 인터뷰 전에 "이 조사는 향후 방역 개선을 위한 것이며 처벌 목적이 아닙니다"라는 내용을 공지하며, 축주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전제로 질문을 던진다.
④ 덴마크(양돈 선진국)
데이터 자동화 수준이 매우 높다. 돼지·운송 차량·사료·출입 기록 등이 시스템화 되어 있어 사람의 진술보다 데이터가 우선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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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국가의 역학조사 공통점은 ‘축주도 피해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조사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질병 발생 시 축주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기 때문에 의도적 유입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가정한다. 또한 진술에만 의존하기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반영하며, 익명화된 보고서 공개를 통해 산업 전체가 학습하게 한다.
이들 국가들이 역학조사를 왜 이렇게 하는지 그 이유는 단순하다. 축주를 몰아붙이면 은폐되는 정보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가 은폐되면 역학조사 보고서의 정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들 국가들은 협력형 조사 방법을 적용하여 역학조사 보고서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역학보고서의 일반적 구조는 다음과 같다.
- 발생 개요
- 농장 정보
- 타임라인
- 위험요인 분석
- 유전자 분석
- 추정 유입 경로
- 불확실성 명시
- 개선 권고
이들 국가의 역학조사 보고서의 중요한 특징은 모른다는 결론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 만에 억지로 결론(소설)을 도출해내지 않는다.
주요 선진국들의 가축전염병 역학조사 방식은 살펴본 것처럼 처벌이 아니라 '학습'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발생 농장의 처벌(살처분 보상금 삭감)이 주된 목적이라기보다는 역학조사를 통해 다음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길을 찾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보인다.
"암이라고 했는데" 잘못된 진단 충격...이런 오류 막는 법, 한국서 찾았다
국립암센터, NGS 진단 오류 측정법 세계 최초 규명
가짜 양성·음성 한 번에 확인…정밀의료 신뢰도↑
암 환자에게 부적절한 항암제가 투여되거나, 치료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진단 오류 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9일 국립암센터 암분자생물학연구과 홍경만 박사 연구팀은 NGS 검사의 가짜 음성(위음성), 가짜 양성(위양성) 오류를 동시에 측정하는 분석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방법은 NGS 진단 현장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검사 오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게 함으로써 최적의 분석 키트를 선별하거나 최적의 분석조건을 찾을 수 있게 해 준다. NGS 는 암 조직 내 유전자 돌연변이를 분석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제를 선별하는 정밀의료의 핵심 기술이다. 그러나 검사 기기 종류, 키트 종류, 분석 인력의 숙련도에 따라서는 존재하는 변이를 놓치는 '위음성'이나 존재하지 않는 변이를 검출하는 '위양성' 오류가 발생할 위험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러한 오류는 자칫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 기회를 박탈하거나, 불필요한 과잉 진료를 유발하는 등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정교한 오류 측정 기준의 마련이 꾸준히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 식약처를 포함해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도 NGS 검사 오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검사 정확도 관리에 큰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두 쌍의 DNA 염기가 모두 동일한 형태로 이뤄진 동형접합체 세포(예를 들면 포상기태 세포)를 활용한 오류 측정 모델을 설계했다. 동형접합체 DNA 와 일반 이형접합체 DNA 를 다양한 비율로 혼합한 표준 시료를 제작한 뒤, 이를 국내외 공인인증을 받은 복수의 NGS 검사기관에 의뢰해 여러 표적 NGS 키트로 원시 데이터를 생성했다.
국립암센터 암분자생물학연구과 홍경만 박사. 이후 확보된 데이터를 각 기관이 보유한 생물정보학적 분석 파이프라인으로 분석하도록 하여 오류 발생 패턴을 비교 분석했다. 또 현재 연구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 분석 알고리즘과 최신 상용화 분석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도출된 결과를 교차분석함으로써, 위음성과 위양상 발생 빈도의 차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키트·분석방법에 따라 돌연변이 검출 민감도는 최대 13.9배, 위양성 오류 발생 빈도는 무려 615배까지 차이 났다. 이는 기존 방식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분석 편차를 수치화한 것으로, NGS 검사의 품질 관리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성과는 단순히 기술적 격차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외 암 진단 현장에서 공통적 문제로 지적돼 온 '진단 표준화 부재'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의 분석법은 앞으로 병원 및 검사 기관의 승인 과정에서 최대 허용 위양성 오류, 위음성 오류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도입하는 데 결정적인 방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홍경만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NGS 검사가 실제 임상에서 환자에게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하고, 그 오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된 분석 모델이 국가적 진단 표준으로 자리 잡는다면, 암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정밀의료의 완성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유전체 분석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게놈 바이올로지( Genome Biology , IF 9.4)' 최신 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