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도는 '돼지 소모성 질병 대응 전담팀(TF)'을 구성하고 도내 양돈농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선제 대응체계를 구축한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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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은 돼지의 번식 장애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소모성 질병으로, 바이러스 변이가 쉽고 다양한 유전자형이 존재해 농가별 맞춤형 대응이 중요하다.
전국적으로 PRRS 발병에 의한 농가 피해는 약 3천억원으로 추산되며 경기도는 전국 돼지 사육 규모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소모성 질병으로 인한 농가 피해를 예방하고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양돈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TF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TF팀은 경기도의 양돈 질병 관련 현장, 분석,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들을 중심으로 3개 반(조정반, 검사·분석반, 행정반) 총 9명으로 구성됐으며, 대한한돈협회, 돼지수의사회 등 외부 전문가와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TF팀은 ▲ 전국 및 도내 PRRS 발생·검출 현황 분석 ▲ 양성 농가 대상 유전자형 분석 및 도내 유행주 조사 ▲ 농가별 적합 백신 선택 지원 ▲ 민관협력 강화를 통한 돼지농장 생산성 향상 방안 마련 등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이강영 경기도 축산동물복지국장은 "PRRS는 단순한 예방접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확한 진단과 유전자형 분석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관리가 중요하다"며 "TF팀 운영을 통해 도내 양돈농가의 생산성 지수 향상과 안정적인 사육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정책위원회 의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제69차 원내대책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사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됐다(관련 기사)”며 “사료 공급망이라는 새로운 전파 경로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으로, 당정은 제도 보완을 통해 재발 방지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의장은 문제가 된 사료는 어린 돼지용 혈장 단백질 사료첨가제로, 자돈 면역력 향상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료 내 ASF가 유입된 경로와 관련해 한 의장은 “누군가 오염된 혈액을 고의로 투입하지 않았다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가 도축장에 출하·도축된 뒤 혈액이 혈장 단백질 원료로 재활용돼 사료로 제조되고 양돈장으로 공급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 의장은 방역 당국이 당장 최우선으로 해야 할 조치로 전국 돼지농장 대상 ASF 검사를 꼽았습니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농장을 조속히 찾아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이번 달 말까지 검사를 완료하고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농장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도축장 방역 강화도 주문했습니다. 그는 “감염 돼지가 운송 차량과 도축장을 오염시킬 수 있고, 오염된 도축장과 차량은 바이러스를 더 확산시킬 수 있다”며 거점 소독시설을 통한 운송차량 소독과 도축장 내 철저한 소독·관리를 강조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수의사·검사관 인력 부족이 구조적 취약점으로 지목됐습니다. 한 의장은 “정부가 전국 도축장 출하 돼지를 대상으로 ASF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와 같은 수의사 인력 부족이 지속된다면 감시 공백의 근본 원인은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법상 도축장에는 시·도지사가 적정 인원의 검사관을 채용할 책임이 있지만, 각 도내 도축장에 배치된 검사관은 법적 기준 12명의 60%에도 못 미치는 7명 수준”이라며 “가용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되 근본적으로 수의검사관 인력을 늘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현행 사료 안전관리 체계가 “문제가 생겨야 검사하는” 사후 의존형 구조라는 점도 문제로 들었습니다. “원료 단계의 예방적 검사가 아니라, 문제 발생 후 역학조사 과정에서의 사후 추적 검사에 의존한다”며 “이번 사태도 어린 돼지 폐사 증가라는 현장 이상 신호가 먼저 감지된 뒤에야 역학조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사후적 검사에서 문제 발생 이전의 사전적 검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한 의장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엄정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사료관리법에 따라 동물 질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에 오염된 사료를 제조한 경우 영업정지 처분 또는 이에 상응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며 “농식품부는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법 집행으로 사료 바이러스 오염 문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의장은 “사람의 먹거리 안전이 중요하듯, 농가에서 사육되는 동물의 사료 안전 역시 결국 소비자의 먹거리 안전으로 귀결된다”며 “도축장 사전 예찰과 검사 강화, 사료 제조업체 안전관리 등 관행적으로 진행돼 온 사안들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ASF·구제역·고병원성 AI로부터 축산농가의 시름을 덜어내는 제도 마련에 힘써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혈분(혈장단백) 사료 원료와 이를 함유한 지대사료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는 소식은 한돈산업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습니다. 정부는 즉시 해당 제품의 사용 중단을 권고했고, 농가는 또다시 전염병의 공포 앞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단순히 특정 제조·사료 업체의 부주의나 도의적 책임으로만 치부하며 화살을 돌리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위험한 접근입니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이번 사태의 시발점은 첨가제 및 사료 공장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가 국가의 도축장 검역 시스템을 유유히 통과했다는 데 있습니다. 도축 전 검사 단계에서 걸러지지 못한 감염축이 검사관의 감독 하에 정상적으로 도축되었고, 그 혈액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혈분으로 가공되었습니다(관련 기사).
업체 입장에서는 국가가 인증한 도축장에서 나온 '정상 원료'를 공급받아 제품을 만든 것뿐입니다. 즉, 업체 또한 국가 방역망의 공백이 낳은 또 다른 피해자인 셈입니다. 사실 이번 ASF 사태 이전에 돼지 혈액에 바이러스가 오염되었을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더 큰 문제는 원료 및 사료 제조 공정상 ASF 바이러스 혼입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길이 사실상 차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민간에는 ASF 바이러스를 상시 검사할 수 있는 인증 기관은 없는 실정입니다. 제조에 필요한 의무사항도 아닙니다. 설령 업체가 원료의 안전성을 의심해 정부 기관에 바이러스 검사를 의뢰하려 해도, 그 자체로 '낙인 효과'나 행정 처분을 감수해야 하는 폐쇄적인 구조에서는 자율 검증 체계가 작동할 리 만무합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업체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무너진 방역 사슬을 다시 잇는 구조적 재발 방지책입니다.
첫째, 도축장 검역 시스템의 전면적인 혁신이 시급합니다. 무증상 감염축이나 잠복기 개체를 가려낼 수 있는 고도화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오염된 원료가 다시는 유통망에 진입하는 입구부터 원천 차단해야 합니다.
둘째, 원료·사료 업체의 '자율 검사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민간 검사 인프라를 확대하고, 업체가 이상 징후를 발견해 신고하거나 검사를 의뢰할 때 불이익을 주지 않는 '익명성 보장 및 면책 제도'가 도입되어야 합니다. 감시가 아닌 협력의 방역이 이뤄져야 사각지대가 사라집니다.
셋째, 유전자 검출과 감염력 사이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혈분 제조 과정의 고온 멸균 표준을 재점검하고, 사멸된 바이러스 조각 검출 시 대응 매뉴얼을 정교화하여 농장의 과도한 불안감을 해소해야 합니다.
현재 문제의 사료 사용 중단·회수 등의 조치로 급한 불은 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한돈산업 전반의 사료 공급망 안전을 재설계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혈분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손가락질할 대상을 찾을 때가 아니라, 산업의 생존을 위해 정부와 산업이 머리를 맞대고 방역의 구멍을 메워야 할 때입니다.
ASF의 기세가 실로 무섭습니다. 지난 1월 중순 강릉(56차)에서 시작된 이번 확산세는 불과 7주 만에 경남 의령(75차)까지 번지며 한돈산업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달력을 가득 메운 발생 표시를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과연 선진 'K-방역'을 자부하던 대한민국의 현실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장 농가들은 이미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고 있습니다. 농장 종사자 모임 금지라는 강력한 행정명령을 묵묵히 감내했고,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며 차단방역의 수위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합니다. 방역의 문을 굳게 걸어 잠갔음에도 바이러스는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농장 내부로 침투하고 있습니다. '복불복, 재수없으면 걸린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제 현장의 의구심은 개별 농가의 방역 소홀이 아닌, 농가가 거부할 수 없는 '공통 요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답답한 대목은 정부의 소통 태도입니다. 양성농장이 발생할 때마다 기계적으로 쏟아내는 보도자료는 이제 농민들에게 아무런 위로도, 실질적인 정보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학조사 중"이라는 상투적인 문구와 "소독 철저"라는 원론적인 당부만 되풀이하는 사이, 농심(農心)은 타들어 가다 못해 재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종이 한 장짜리 보도자료가 아니라, 책임 있는 당국자의 '공식 브리핑'입니다.
정부는 당장 마이크 앞에 서야 합니다. 단순히 현황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그간의 역학조사 결과 △가능성 높은 발생 원인 △향후 대응방안 등을 직접 밝혀야 합니다. 일방향적인 통보가 아니라, 현장의 농민과 산업종사자들이 품고 있는 의문을 실시간으로 해소해 줄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불안은 정보의 공백에서 자랍니다. 정부가 입을 닫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신은 확산되고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할 것입니다. 20건 발생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농민의 피눈물입니다. 정부는 더 이상 보도자료 뒤에 숨지 말고 즉각 브리핑룸으로 나오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것이 무너져가는 한돈산업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도리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