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대·역학농가 정밀 확대
도축장 혈액원료 매일 검사
사료업체 11곳 ‘이상 없음’
현장 차단방역 이행에 집중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농장과 도축장, 배합사료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방위 방역 대응에 나섰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지난 16일 경남 산청과 전남 함평의 돼지농장에서 ASF가 발생함에 따라, 즉각 방역대 설정과 역학조사를 확대하고 전국 단위 방역관리 강화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발생 농장 반경 10km 방역대 내 농가 39호와 역학 농장 148호를 대상으로 정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도축장과 연계된 역학 농장 588호와 관련 차량 627대에 대해서도 임상 검사와 소독이 병행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방역대 및 역학 농장에 대한 1·2차 정밀 검사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전국 양돈장에 대한 3차 일제 검사도 신속히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에는 배합사료 제조 단계까지 관리를 확대했다. 방역 당국은 도축장에서 수집되는 돼지 혈액 원료를 매일 검사하고, 배합사료 생산 전 공정에 대한 상시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사료가 ASF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방역 당국은 혈장단백질 사료 원료 제조업체와 해당 원료를 사용한 11개 사료 업체를 점검했지만, 사료관리법 위반이나 기준·규격 위반 등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사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사실은 확인됐지만, 실제 질병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사료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추가 검사와 역학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중수본은 전국 도축장 돼지 혈액과 사료 원료에 대한 ASF 검사 체계를 구축하고, 사료 제조 단계 전반에 대한 감시를 상시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전자 분석과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농장·도축장·사료 제조 전 과정에 걸친 방역 관리 체계를 보강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방역 당국은 “농장·도축장·사료 전 과정에서의 차단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출입자와 차량 소독, 장화 교체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가축전염병 방역 구조를 돌아볼 때다







올해 들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24건, 고병원성 AI 56건, 구제역 3건이 발생하며 주요 가축전염병 세 가지가 동시다발로 이어지고 있다. ASF는 2019년 첫 발생 이후 최다 건 수이며, 농식품부는 특별방역 대책기간을 3월 31일까지 연 장한 상태다. 현장은 긴장속에 버티고 있지만, 이런 상황 이 반복될수록 방역 체계의 근본적인 체력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방역 관련 본예산은 2952억 원으로, 2021년 2926억원에서 2025년 3195억원까지 늘었다가 럼피스킨 백신 예산 조정 등으로 소폭 줄었다. 전 염병은 발생 시기와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 성격 인 만큼 본예산을 편성하되 재해대책비 등을 활용해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며, 일리 있는 접근이다.




다만 현실의 숫자를 들여다보면 고민이 생긴다. 살처 분 보상의 경우 2021년에는 본예산 599억원에 1354억원 이, 2023년에는 502억원에 698억원이 각각 추가됐다. 국 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살처분 보상금 만 5289억원 이상이 소요됐다. 추가 재원 투입이 사실상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규모만이 문제가 아니다. 농식품부는 보상금이 사후 정산 성격이라 방역 골든타임과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설명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급 지연이 자진신고 유인을 약화 시킬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예산 구조와 현 장 방역 사이의 간극을 좁혀갈 필요가 있다.




인력 문제도 함께 살펴야 한다. 가축방역관 현원 1873 명 중 공수의 809명은 시·군·구 위촉직으로 본업과 병행 하는 구조여서 상시 전담이 쉽지 않고, 수의직 공무원이 없는 시·군·구가 92곳, 수의직과 공중방역수의사 모두 없 는 곳도 11곳에 이른다. 농식품부가 대체 인력을 배치해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되, 전염병이 상 시화되는 추세에서 전문성과 연속성을 갖춘 인력 기반의 필요성은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다행히 개선의 흐름이 없지는 않다. 공수의 위촉 권한을 시·군·구에서 시·도까지 확대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올 해 1월 법안소위를 통과했고, 광역 단위 탄력 배치가 가능 해지면 인력 운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스마트 방역기술 도입과 처우개선도 추진 중이며, 국회에서는 임호선 의원이 최초 신고 농가에 보상금 최대 100%를 지급하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방향은 잡혀있으니 남은 것은 속도다.  추가 재원에 기대는 구조를 넘어 상시 대응이 가능한 재원 체계와 지속 가능한 인력 기반을 갖춰야 한다. 가축전염병이 해마다 문을 두드리는 현실에서, 이 과제를 더 미루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