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이 본지와 특별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까지 이른바 ‘가축전염병 3종’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방역 당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역대급 전파력과 복잡해진 유전형 속에서도 선제적 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자평이다.
기술 방역의 수장으로서 새로운 전환기를 이끌고 있는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 본부장을 지난 7일 경북 김천에 위치한 검역본부에서 만났다.
# “우려보다 선방했지만 기후 변화가 가져올 ‘최악’ 대비해야”
최정록 검역본부장은 먼저 최근의 방역 상황을 “역량의 120%를 쏟아부은 사투”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2025/2026년 동절기 시즌’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세부 유전형만 17개에 달할 정도로 양상이 복잡했고 주변 환경 오염도 역시 역대급으로 높았다.
최 본부장은 “폭발적 발생이 예견된 상황에서 초점을 맞춘 방역 조치로 피해를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막아냈다”면서도 “하지만 기후 변화와 생태계 변화, 교역 증가로 인해 앞으로 발생 빈도는 더 잦아지고 규모는 커질 것이어서 이제는 더 강하고 세밀한 ‘방역 구조의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ASF 방역의 교훈…“멧돼지 넘어 사료·사람까지 정밀 관리”
지난해 당진 양돈장 등에서 발생한 ASF로 인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최 본부장은 겸허한 반성의 표현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그간 멧돼지 위주의 방역과 국경 검역에 집중했으나 외국인 근로자나 물품 등 역학적 미세 틈새를 놓친 부분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렇게 답했다.
그는 “기술 부서 입장에서는 사후 조치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는 성과도 있었다”며 “특히 사료 원료 등에 대한 정밀 내사를 통해 적정한 시기에 조치함으로써 양돈장에서 ASF 발생은 안정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으며, 앞으로는 사료 검사 강화와 새로운 유형을 대비하는 등 진단 체계를 더욱 촘촘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민간 백신 개발 지원…“BL3 시설 최초 상업적 개방”
가장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수출용 민간 백신 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지다. 최 본부장은 2030년까지 백신 로드맵을 수립하고, 특히 베트남 등 해외 국가와의 공동연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안전성이 담보된 백신 시제품 개발을 돕기 위해 적극 협의 중”이라며 “검역본부는 2024년부터 BL3(생물안전 3등급) 시설을 개방해 왔는데 수출지원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최초 수출 상업용 생산을 위한 개방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민간 전용 시설의 필요성도 정책 당국에 적극 제안하고 민관 합동 추진단을 꾸려 수출 현지에서 사업단 형태로 연구하는 한편, 민간 지원 활동 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규제보다는 수용성…‘KAP’ 변화가 핵심”
최 본부장은 방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농가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지식(Knowledge), 태도(Attitude), 행동(Practice)의 연관성을 통한 실천지향형 ‘KAP’ 모형을 참조해 단순 규제가 아닌 교육과 인센티브를 통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방역 수칙이 너무 복잡하면 수용성이 떨어진다”며 “지역 단위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차단방역토록 하고 질병관리등급제를 통해 우수 농가와 지역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며, 인공지능(AI) 학습을 통한 선별적 검역 등 신기술을 접목해 방역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 구제역·AI 백신 정책의 변화…“중국 상황 주시, 항원뱅크 가동”
그는 구제역에 대해선 백신 접종의 '기본'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항체 형성률이 낮은 농가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안 되면 재발은 필연적이라는 진단이다. 또한 최근 중국 등 인접 국가에서 발생 중인 SAT1형에 대비해 30만 마리분의 항원뱅크를 이미 확보했고 추가 물량확대도 계획중이다. 특히 럼피스킨 때처럼 비상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완제품 국내 비축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AI는 발생 지역이 계속 넓어지고 조류, 포유류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유럽처럼 우리도 접종여부는 차치하고 해외 사례, 기술분석, 백신개발 로드맵을 통해 철저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 본부장은 “방역은 개인위생과 같다”면서 “농장은 스스로 지킨다는 원칙하에 자율 방역에 힘써주길 바라며, 검역본부는 안전한 ‘K-축산물’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선제적인 규제 완화와 적극적인 위생 관리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