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다시 확산하면서 국영 및 개인 부업 농가의 돼지 사육 두수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국영목장관리국 산하 북창·안주·개천·평원 목장에서 모돈(母豚) 수가 줄어들면서 자돈(仔豚) 공급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개인 세대의 돼지 비육 규모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뚜렷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돼지를 사육하는 가구는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국영목장관리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2026년 4월 현재 평성·순천·개천 등지에서 ASF 발병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9년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자강도 우시군에서의 첫 발병 사실을 보고했으며, 이후 전국적으로 ASF가 확산된 바 있다. 당시 돼지고기 가격은 ㎏당 약 8000원 수준에서 최대 10만원까지 급등했으며, 현재도 시장에서 돼지고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당국은 국영 목장을 중심으로 자돈 생산 확대를 위한 여러 정책을 도입했으나 재원과 설비, 인력 부족으로 인해 효과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ASF 확산의 원인으로는 몇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지적된다. 첫째, 경제난으로 사료 원료가 부족해지면서 위생 관리가 어려운 잔반 사육이 일반화된 점이다. 둘째, 강변이나 주거지 인근 등에서 이루어지는 비위생적이고 무질서한 도축 관행이 전염성 병원체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공식 통계와 방역 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개인 부업 양돈이 감염 확산의 사각지대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면서 동시에 시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
우선, 정부 당국이 초기 ASF 발생 시 확산을 신속히 차단하지 못한 점을 평가하고, 방역 체계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의 대응은 생산자에게 부담이 과도하게 전가된 측면이 있으며, 실질적인 지원과 대안 마련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주민의 생계와 충돌할 경우에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둘째, 생산자와 소비자가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조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생산 여건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축산물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제한적이나마 외부 교류를 통한 보완적 공급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국 북한 축산 부문에서 ASF 대응 정책은 단순한 방역을 넘어 시장 안정과 주민 생활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정책의 실효성은 이해당사자의 수용성과 만족도에 크게 좌우된다. 주민 참여와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 정책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 부담은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축산 덮친 질병, 솟구친 비용
ASF·AI·구제역 동시 다발 고환율·유가 사료비 압박 예방 위주 방역전환 강조
최근 국내 축산업이 유례없는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FMD),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동시 발생하며 생산 기반을 흔드는 가운데,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생산비 부담까지 겹치며 농가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4일 ‘가축전염병 발생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이슈 플러스 제50호’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전국은 사실상 가축전염병 확산 국면에 놓였다. 특히 2026년 1~2월 사이 ASF 21건, 고병원성 AI 23건, 구제역 3건이 집중 발생하며 방역망에 큰 부담을 줬다.
질병 확산 여파는 축산물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병원성 AI로 산란계 약 14%가 살처분되며 계란 가격 상승을 이끌었고, 오리 역시 사육 마릿수의 약 13~17%가 감소해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고기 도매가격 또한 출하 가능 마릿수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제 정세 불안까지 더해지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했고, 사료 곡물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축산 구조상 생산비 증가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축산물 공급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도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AI 발생 농장 상당수에서 출입 차량 소독 미실시, 인력·차량 통제 위반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 미준수가 확인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방역 수칙을 위반한 농가에 대해 살처분 보상금 감액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향후 대응 방향으로 ‘사전 예방 중심’ 방역체계 전환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ASF는 사료 및 물류 경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새로운 전파 경로 차단이 필요하며, 구제역은 백신 접종 체계 점검과 상시 대응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가금류의 경우 농장 내 차량·인력 통제를 강화하고 농가 교육을 내실화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다.
또한 단기적인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비축 및 유통 관리 정책과 함께, 농가 생산비 절감을 위한 지원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축 방역, 수의사 중심 재편 시동
수의사회 농장동물 정책위 신설 공수의·예찰 체계 전면손질 착수
대한수의사회 농장동물정책위원회가 킥오프 회의를 열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농장동물정책위원회가 지난 13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킥오프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위원회는 제28대 집행부에서 처음 신설된 농장동물 전담 정책기구로, 농장동물 방역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수의사 중심으로 해결하고 공수의 제도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위원회는 농장동물 임상·방역 경험을 갖춘 남기준 위원장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수의사이자 변호사로 수의법규를 전문으로 하는 유도엽 위원과 대동물 전자차트 개발 경험을 보유한 IT 전문가 심의보 위원 등이 참여해 법률·IT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함께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날 회의에서는 농장동물 방역 현장의 주요 문제로 △가축방역관 인력 부족 △공수의 제도 형식화 △수의사 역할 축소 △비수의 인력의 의료행위 침범 △방역 데이터 전산화 지연 등이 제시됐다.
위원회는 이를 5대 핵심 과제로 정리하고 단계별 개선 로드맵 마련에 착수했다.
우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재난형 가축전염병 대응에서 임상 예찰 체계를 수의사 중심으로 전환하고, 방역 지침에 가축방역관(공수의 포함) 투입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농가 자가접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구제역 방역체계 개선을 통해 임상수의사의 역할을 복원하고, 시·도별로 상이한 공수의 활용 기준을 표준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된다.
공수의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법적 기반 강화도 추진된다. 위원회는 공수의 선발 체계의 형식화를 개선하고 법적 지위와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방역·진료 전산화 기반 구축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축산물 이력제 API(가축의 생산·이동·도축 등 유통 이력 정보를 외부 시스템에서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연계 서비스) 조회 권한을 확보해 수의사가 농장 개체의 접종 이력과 질병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대동물 전자 진료차트 보급과 전자처방 시스템 도입을 통해 동물용의약품 관리 체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남기준 위원장은 “농장동물 방역의 핵심 주체가 수의사라는 점을 제도와 지침에 명확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해결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 위원회가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코미팜 백신
재선충으로 소나무 말라죽는데... 산림 당국 조치 적절성에 의문"선제적 대응 부족" 지적 이어져... 천적 백신 ‘G810활용’ 요구도 나와
농업·산림 분야에선 오랜 동안 난공불락이라 여겨지던 2개 사안이 존재한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치료와 소나무재선충 박멸! 그랬는데, 최근 국내백신 연구·개발 기업들이 맞춤한 성과를 내보이자 ‘이제 그 끝이 보인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고생 끝에 낙(樂)이 온 걸까? 그런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왜 그럴까?
먼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경우를 보자. 국내기업 코미팜이란 곳이 개발한 백신이 국내외 여러 테스트를 통과하고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당연히 정부 당국에 백신 생산과 수출 허가를 요구했지만, (냉정한) 반대 입장이 나왔다. 정부는 최고 수준의 생물안전 3등급(BL3) 시설에서만 생산을 허용할 수 있단 입장. 안타깝게도 코미팜의 현재 시설은 생물안전 2등급(BL2) 수준이라 국내 생산이 불가능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입은 피해는 지난 2019년~2022년까지 5년간 공식 피해보상액만 1,500억 원 정도. 방역비용, 농가 이동제한, 유통중단 등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1조원 대에 이를 것이란 통계도 있다. 2026년 4월 10일 기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00일 동안 전국적으로 24건이 발생, 경기 포천 8,800마리 살처분, 전북 고창 1만 8,000마리 살처분이라는 피해를 냈다. 두 곳의 살처분 돼지 숫자만 무려 3만 마리에 가깝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좀 더 긴밀히 협력할 순 없는 걸까? 정부기관 배포 보도자료에 단골로 등장하는 ‘맞손’이란 단어를 현실에서 보여줄 순 없는 걸까? 본보 한국영농신문은 지난 1월 31일자 <베트남서 ASF 백신 성공 소식… 국내에서 사용 않는 이유는?>이라는 기사를 통해 베트남 등 해외 백신개발 현황 및 국내기업의 연구성과를 상세히 다룬 바 있다. 이참에 국내 민간기업 개발 백신에 대한 관계당국(농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 아울러 사고전환을 기대해본다.
그렇다면, 소나무 재선충의 경우는 어떨까? 충남대학교 성창근 교수 연구팀이 2004년부터 연구를 시작, 810번의 실험 끝에 개발에 성공해 2007년 'G810'이라 이름 붙인 ‘효능 좋다고 소문난’ 바로 그 천적백신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천적백신으로도 불리는 G810이 실험실 및 현장에서 10년 넘도록 충분한 방제 효과를 보였지만, 정부(산림청)의 공식 방제 지침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는 것. 그 이유는 뭘까? 정치권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서 송곳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 방제업무를 맡은 산림청은 자연 생태계에 직접적인 효과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도돌이표 답변만 내놓고 있다. 보란 듯이 기존 소나무재선충 방제 시스템인 화학약제(수간주입) 및 감염목 제거를 끝내 고수중이다.
여기서 따져볼 게 있다. 산림청이 40년 가까이 고수해온 화학 약제 중심의 소나무재선충 방제법이 효과가 좋았더라면? 아마 그랬다면 이런저런 의구심과 음모론은 생겨나지 않았을 게다. 하지만 국정감사에서든 이런저런 산림 관련 토론회에서든 산림청의 소나무재선충 방제 시스템은 이미 동네북 신세가 된 지 오래다. 1988년 국내에 재선충병이 처음 발병한 뒤, 산림청은 지난 2024년까지 거의 1조원에서 2조원 가까이 예산을 투입하고도 재선충 박멸은 고사하고 확산 추세도 막지 못했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산림청이 막대한 예산 낭비와 실효성 없는 방제를 해왔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다는 뜻.
그래서 정치권에서도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 2024년 윤미향 국회의원실에서 전국 산림 시공 분야 종사자 500명을 대상으로 ‘산림청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정책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활동 지역과 주변 지역의 재선충병이 줄어들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7.8%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답했다. ‘별 차이 없다’는 38.6%, ‘줄어들고 있다’는 12.7%, ‘거의 사라졌다’는 1%인 것으로 나타났다.
‘왜 그렇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무 주사·농약 방제의 효과가 없다. 소나무재선충 확산으로 방제가 무의미하다’(49.2%)는 응답과 ‘방제예산 대비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훨씬 더 크다’(42.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사정이 이쯤 되면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관할하는 정부 부처로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정책의 실패부터 인정하는 게 올바른 순서인 것 같다. 산림청의 재선충 방제 의지가 약하다는 정치권의 지적 역시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산불 진화 대형 헬리콥터를 사놓고도 조종사가 없어 띄우지 못하는 산림청의 행태에 온 국민이 한숨을 내쉰 것처럼, 소나무재선충 방제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 걸까? 대한민국 소나무가 다 말라죽을 때까지?
이처럼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 천적 미생물(G810)을 공식 방제에서 제외하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화학농약 업계와 산림청의 유착, 벌목 예산 확보 등 이권 카르텔을 의심하는 음모론까지 등장하는 실정. 그러나 여전히 산림청은 자연 생태계에서의 불확실한 효과와 검증 필요성을 공식 입장으로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음모론적 주장의 배경에는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으로 불리는 ‘ G810’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 우선 꼽힐 것이다. 성창근 충남대 교수팀이 개발한 G810은 소나무재선충을 잡아먹는 천적 미생물로서 방제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지난 2020년 국립공원공단과 농진청 지정기관(농업회사법인 (주)현농)의 자체 검사 및 백신효능 검증 보고서에서 G810은 재선충 감염목 치료에 대해 각각 96.8%, 99.4%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쉽게 말해 국립공원공단은 천적백신 G810의 소나무재선충병 치료 효과를 인정하는 보고서를 냈다는 뜻이다. 국립공원공단은 해당 보고서에서 “천적백신 G810 실험 결과, 재선충병 감염목이 치료, 회복되었고 인체 및 주변 생태계에 해가 없으며 나무에도 약해가 없어 국립공원 재선충병 예방.치료약으로 적합하다”고 밝히고 있다.
산림청 역시 G810에 대해 2015년 제주도 등에서 현장검증에 참여한 바 있으나, 이후로 내내 ‘효능의 실효성 의문’이라는 말로 G810의 효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천적백신 G810연구팀의 실증 주장과 산림청의 인정 불허는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산림청의 이런 행태에 대해 (농약.화학업체와의) 유착의혹을 제기하는 내용도 국회에서 다뤄진 바 있다. 국회 상임위인 농해수위에서도 산림청과 특정 화학농약업체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것. 그것도 여러 차례. 지난 2024년 및 2025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서천호 의원 등 농해수위 위원들은 산림청의 산림사업 수의계약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점을 지적하며,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아니냐”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21년 국감에서는 (지난 2019년 국감에서 지적받았음에도) 산림청이 약효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고가의 일본산 살충제(밀베멕틴)을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조달한 점이 의혹으로 지적됐다.
소나무재선충을 예방하기 위한 나무주사 현장 [사진=산림청]
더 있다. 지난 2월 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장이 국회 토론회에서 산림청이 소나무를 살릴 수 있는 실험 결과를 고의로 은폐했다고 주장하며 (산림청과 화학농약기업과의) 유착 및 방제 정책의 불투명성 문제를 제기했다. 최 소장은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이 소나무를 살릴 수 있는 ‘천적 곰팡이’의 방제 효과를 이미 확인했는데도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 G810의 효과를 확인하고서도 왜 재선충 창궐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산림청(또는 산림과학원)의 입장은 어떨까? 산림청의 공식 입장은 한결 같다. 효과검증이 필요하고 기업이 인증 및 등록문제부터 해결하라는 것. 산림청은 시중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G810 등)의 기술적 특성을 파악하고 있으나, 자연 생태계 내에서의 직접적인 방제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심지어는 지난 2022년 윤미향 의원(무소속)이 국정감사에서 산림청의 소나무재선충병 천적백신 연구팀을 사찰했다는 의혹과 문건까지 제시하며 산림청을 질타한 바 있지만, 산림청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짤막하게 부인했다. 뭐든지 “그건 아니다”라는 게 산림청의 입장인 셈. 이처럼 산림청은 해당 의혹에 대해 속 시원한 해명이나 대답을 하지 않고 짤막한 답변 또는 침묵을 지키는 방식으로 사안의 본질을 비켜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연구해 온 내병성 소나무를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일대에 시범 식재했다고 밝혔다. 재선충병 내병성 육종 연구 성과를 실제 산림 현장에 적용한 최초의 사례라고 강조한다. 산림과학원연구진은 지난 2015년 재선충병 피해가 극심했던 지역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개체를 선발해 종자 채취 → 묘목 생산 → 이후 무려 4차례에 걸쳐 재선충 직접 주입하며 인공접종 시험 실시 → 이 과정을 모두 견디고 생존한 개체 선정 → 영덕에 200그루 식재 순서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이번 내병성 소나무 현장 적용은 기존의 약제 살포.벌채 중심에서 한 걸음 나아가 질병에 강한 숲을 직접 조성하는 능동적 대응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떤가? 이쯤 되면 천적 백신 G810의 입증된 효과를 주장하며 즉시 현장에 적용하자는 측과 화학 농약 중심의 방제 방식을 고수하는 산림청 간의 입장 차이가 느껴지는가? 재선충을 견디고 살아남은 소나무를 심어보고 천천히 소나무재선충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의 방제 정책에 신뢰가 가는지를 묻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판단은 이재명 정부의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이런저런 비판을 의식한 듯 산림청은 지난 4월 8일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에 총력대응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대대적인 재선충병 방제 정책 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지방산림청, 한국임업진흥원 등 관계기관 전문가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재선충병 피해 관리 방안 대책회의’를 연 것이다. 하지만 ‘선제적 대응’이라는 게 고작 ‘피해 후 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정도여서 도대체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 방제 의지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질 따름이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규제합리화위원회’ 첫 회의에서 “비효율적인 규제는 정리하고 규제 당국의 편의에 기운 규제를 정비하고 현장의 필요에 맞게 정비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첨단 분야에 있어서는 하면 안 되는 것들을 정해 금지하고, 그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시스템으로 바꾸자”고 강조했다. 온 국민이 수긍할 수 있도록, 산림청은 책임있고 구체적이며 성의있는 답변을 마련해 공식 발표해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과 필리핀이 16일(현지시간) 협정을 체결해 필리핀 북부 루손 섬에 첨단 공업 특구를 만들기로 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필리핀이 제공키로 한 4천 에이커(16.2㎢) 부지에 들어설 이 공단은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돼 미국이 관리하고 미국 제조업체들이 입주한다.
이곳에는 필리핀 법이 아니라 미국 보통법(common law)과 외교적 면책특권이 적용되며, 이런 사례는 이번이 사상 최초라고 WSJ은 전했다.
부지 제공 계약은 2년 단위로 이뤄지며 99년간 갱신이 가능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특구를 만드는 목적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통제를 받지 않고 희토류 금속 등 핵심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방위산업을 포함한 주요 산업에서 미국의 제조업 역량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에 공단 입주 제안서를 제출토록 요청할 계획이며, 그중에서도 핵심 광물 가공과 제조를 중국 공급업체들로부터 이전시키거나 재배치하는 데 기여하는 제안에 우선권을 줄 예정이다.
투자는 미국 정부가 아니라 미국의 민간 기업들이 하게 된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핵심 광물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인 그레이슬린 바스카란은 필리핀이 세계에서 가장 자원이 풍부한 국가 중 하나이며 세계 2위의 니켈 생산국이지만 수출이 주로 원자재 형태로 이뤄졌으며 기술 공급망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가공 광물을 생산하는 능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 본문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엘라벨[미 조지아]=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HMGMA는 로봇과 AI, 비전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조립 시스템으로 차체 공장의 자동화율을 100%로 끌어올렸다. 사진은 HMGMA 차체공장. 2025.3.30 [HMGM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은 현재 전세계 희토류 가공의 약 90%,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다.
필리핀은 니켈, 구리, 크롬철석, 코발트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루손 섬 공단에 입주할 미국 기업들이 사용할 수도 있고 미국 내 제조업체들에 공급될 수도 있다.
이번 계획은 또 미국과 필리핀 사이의 경제적, 정치적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 수년간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의 해상 훈련 등으로 필리핀과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제이컵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 에너지, 환경 담당 차관은 인터뷰에서 "내일 당장 공급을 끊을 수 있는 적대국이 광물과 가공 재료를 통제하고 있다면 오하이오에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으로 가동될 이 공단은 현재 구상 단계이며, 입주할 미국 기업이나 생산 품목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헬버그 차관은 "현재의 글로벌 공급망 지형은 전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공급망의 모든 층을 살펴보면 중국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단에 입주하는 공장들이 자율 시스템으로 24시간 가동되는 등 고도로 자동화된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를 신청하는 기업들은 제안서에서 에너지 비용과 인력 수요를 어떻게 해결할지 명시해야 하며, 미국 노동자를 파견하거나 현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
이번 협정으로 필리핀은 작년 12월에 발표된 '팍스 실리카'(Pax Silica)에 합류하게 됐다.
팍스 실리카는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과 그 협력국 사이의 연합체로, 한국, 일본, 싱가포르, 영국, 호주, 인도 등이 12개국 이상이 참여한다.
이번 공단 설립 계획은 필리핀, 미국, 일본이 루손 섬 수빅 만의 대규모 상업 해운 항구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루손 경제 회랑'(Luzon Economic Corridor) 프로젝트에 바탕을 두고 있다.
루손 경제 회랑 프로젝트는 운송, 청정에너지, 반도체 공급망 및 기타 핵심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공급망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일부 미국 제조업체들은 이미 이 회랑 지역에 공장을 설립해 동남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정부 자금과 벤처캐피털 자금 등을 지원받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대 의대 암 연구소 크리스천 조빈 교수팀은 17일 생쥐 실험을 통해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기능을 변화시켜 면역 조절 기능을 약화하고, 종양 미세환경을 암 성장에 유리하게 바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마리아 에르난데스 연구원은 "수면 부족은 암 환자에게 흔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이 연구 결과는 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장내 미생물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 학술대회(AACR 2026)에서 20일 발표된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은 면역계와 복잡하게 연결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면 부족이 미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이 면역계와 연결돼 암 진행을 촉진하거나 치료 반응을 저하할 수 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생쥐 모델을 사용해 사람의 만성 수면 부족 효과를 모사하고, 이 수면 부족 생쥐에서 채취한 대변 샘플을 기존 장내 미생물을 제거한 건강한 생쥐에 이식해 장내 미생물 변화만으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도 확인했다.
수면 부족 생쥐와 이들의 장내 미생물이 이식된 생쥐의 종양에 대장암 화학요법 약물(5-플루오로우라실 : 5-FU)을 투여해 반응을 측정하고,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세포 집단, 일주기 리듬 조절 관련 유전자, 기타 면역 지표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 부족 생쥐는 종양 부피가 더 크게 증가하는 등 암 진행이 악화했고, 항암제 5-FU의 효과도 감소했으며, 항종양 면역에 관여하는 면역세포의 양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에서도 변화가 관찰됐다.
또 수면 부족 생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정상 생쥐에게서도 종양 성장 증가와 항암 치료 반응 저하가 재현됐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수면 부족으로 인한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은 가소성이 있어 생활 습관 변화로 조절이 가능하다며 향후 유익균을 회복하거나 특정 분자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 개발을 통해 대장암 환자 등의 장내 미생물 균형을 조절하는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빈 교수는 "(암 치료에서) 충분히 자고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해해 왔지만 이 연구는 그 효과가 장내 미생물을 통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치료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을 잘 관리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출처 : AACR 2026, Christian Jobin et al., 'The gut microbiota influences chronic sleep deprivation-induced colorectal cancer progression and treatment response'
[표] 오늘 유럽ㆍ미국 경제지표와 일정
4월 17일 (금요일) 1. 유럽 경제지표 및 연설일정 ───────────────────────────────────── ▲1800 유로존 2월 무역수지 ▲2100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휴 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연설 ▲2330 유로존 클라우디아 부흐 유럽중앙은행(ECB) 감독위원회 의장 연설 ───────────────────────────────────---- 2. 미국 경제지표 및 연설일정 ───────────────────────────────────── ▲1900 미국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0030(18일) 미국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연설 ▲0115 미국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 ▲0200 미국 4월 베이커 휴즈 원유 굴착기 수 ▲0300 미국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