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약독화 생백신의 상업 농장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돼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양돈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28회 국제양돈수의학회총회(IPVS 2026)가 지난 16일부터 오는 19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코미팜 연구팀은 지난 17일 ‘상업적 이용 환경에서 육성돈 및 임신모돈 대상 ASF 약독화 생백신의 면역원성 및 번식 안전성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는 CP 라오스 대표와 베트남 국가 축산·수의과학연구원(VIAVS) 부소장, 한국동물약품협회 회장, 태국양돈수의사회 부회장 등 주요 내빈들이 참석해 스페셜 세미나로 진행됐다.
발표를 맡은 서정향 코미팜 인터내셔널 연구소장(전 건국대학교 부총장)은 기존 백신의 한계를 극복한 ‘ASFV-G-∆I177L/ΔLVR’ 균주의 안전성과 방어 효능을 입증하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백신 균주는 기존 ‘ASFV-G-∆I177L’ 균주를 계대 배양하는 과정에서 면역 회피에 관여하는 LVR 유전자 부위(약 10.8kb)가 자연 결손돼 효능은 유지하면서 안전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또한 ASF 백신 개발에 핵심 요소인 병원성 복귀 평가에서도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기준에 충족하는 결과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실험실 환경을 넘어 실제 질병 위험이 상존하는 상업적 양돈 농장에서 진행됐다. 육성돈 시험은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바이러스(PRRSV), 돼지써코바이러스2형(PCV2), 마이코플라스마 등 야외 질병이 존재하는 필리핀의 3개 농장, 총 320마리를 대상으로 17주간 실시됐다.
백신을 1회 접종한 육성돈들은 출하 시까지 높은 항체(ELISA S/N% ≤ 40%)를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대조군과 유사한 체중증가를 확인했다.
특히 생백신의 우려 사항인 바이러스 배출과 수평 전파 제어에선 접종 후 분석 결과 구강과 분변을 통한 바이러스 배출은 거의 없었으며, 출하 시점(17주 차) 혈액 내 바이러스 검출률은 3.3% 수준으로 떨어져 도축 시 실질적 위험이 없는 수준(Practically insignificant)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17주간 백신 접종군과 백신 미접종군을 혼합해 사육한 결과 바이러스 전파나 감염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10배 과량 투여 시험에서도 임상증상과 수평 전파 모두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발표에서는 백신 유효기간에 대한 실험 결과도 발표했다. 강독성 조지아 균주를 활용한 3개월 간의 3차례 공격접종 시험에서 대조군이 모두 폐사하는 동안 백신 접종군은 100% 생존해 1회 접종으로 출하 시점까지 방어 효능이 유효했다. 여러 차례 노출이 될 수 있는 자연환경에서도 효과적인 방어 효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양돈 농가의 생산성과 직결되는 임신모돈 대상 번식 안전성 평가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임신 말기(90~95일 차) 모돈에게 백신을 접종한 결과 유산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미접종 대조군의 사산율이 13.6%에 달했던 반면, 백신 접종군의 사산율은 6%로 크게 낮아졌다. 분만 이후에는 100%의 재임신율을 달성해 대조군(85.7%)보다 높은 번식 효율을 보였다.
서정향 연구소장은 “이번 상업 농장 시험을 통해 당사의 ASF 약독화 생백신(PRO-VAC™)이 육성돈의 방어력 형성과 임신모돈의 번식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시킴을 입증했다”면서 “농가 단위의 철저한 방역 프로토콜과 백신 도입이 결합한다면 ASF의 완전한 통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미팜 연구팀은 18일 컨퍼런스1홀, 2홀에서도 동일한 발표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