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농장일수록 세미나에 시간을 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새로운 사람, 새로운 생각, 새로운 기회, 그리고 농장의 다음 10년을 바꿀 수 있는 계기
양돈농장을 운영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분만과 이유, 출하, 질병 관리, 직원 관리까지 처리해야 할 일은 끝이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세미나나 교육 행사 참석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농장주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농장주들이 "발표 자료는 나중에 받으면 된다", "영상으로 봐도 된다", "농장을 비우기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미나를 단순히 공부하는 장소로만 생각한다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발표 자료는 나중에 받을 수 있습니다. 영상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미나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자료나 영상으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 지난해 6월 한국양돈연구회 신기술양돈워크숍@돼지와사람
세미나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미나의 진짜 가치는 발표 자료 밖에 있습니다.
첫째, 농장을 바꿀 자극을 얻을 수 있다
농장 안에만 있으면 현재의 방식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세미나에서는 우수 농장의 성적과 관리 사례, 최신 시설과 기술을 접하게 됩니다.
"우리 농장도 이렇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변화는 대부분 이런 작은 생각에서 시작됩니다. 생산성 향상과 폐사율 감소, 번식 성적 개선 역시 거창한 혁신보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를 실천한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세미나는 농장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사람을 만나고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다
양돈산업은 결국 사람의 산업입니다. 세미나에는 농장주와 관리자, 수의사, 사료회사, 기자재 업체, 컨설턴트,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 세미나에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돼지와사람
발표보다 쉬는 시간에 나눈 대화가 더 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농장 문제를 해결할 전문가를 만나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동료 농장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새로운 인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농장을 운영하다 보면 기술보다 사람이 더 큰 경쟁력이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셋째, 잊고 있던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다
농장을 운영하다 보면 중요한 과제들이 당장 급한 일에 밀려 뒤로 미뤄지기 쉽습니다. 환기시설 개선, 후보돈 관리, 직원 교육, 기록 관리 체계 구축 등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계획들이 세미나를 통해 다시 떠오르곤 합니다.
세미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미 알고 있던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기게 만드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미나는 배움의 공간이라기보다 실행의 계기를 만드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넷째, 산업의 변화를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다
최근 양돈산업은 질병, 환경규제, 동물복지, 인공지능(AI), 데이터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 최근 베트남서 열린 IPVS 행사장 모습@돼지와사람
세미나의 가치는 단순히 지식을 얻는 데 있지 않습니다. 어떤 주제가 주요 발표로 다뤄지는지, 업계가 어떤 문제를 고민하는지, 전문가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통해 산업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농장이라면 현재보다 앞으로 무엇이 중요해질지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다섯째, 농장주와 관리자 모두 성장할 수 있다
세미나는 농장주만을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앞으로의 양돈장은 농장주 한 사람의 경험과 판단만으로 운영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질병과 환경, 데이터 관리, 인공지능 기술 등 알아야 할 영역이 계속 넓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생산성과 방역, 직원 관리, 시설 운영을 담당하는 것은 관리자들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보가 있어도 현장에서 실행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농장주뿐만 아니라 관리자도 세미나에 참석해야 합니다. 농장의 경쟁력은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역량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성공 농장은 세미나에 자주 가는 농장주가 있는 농장이 아니라, 농장주와 관리자들이 함께 배우고 함께 변화하는 농장일 것입니다.
세미나에서 얻는 것은 발표 자료 한 권이 아니다
많은 농장주들이 세미나를 교육이나 공부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하지만 세미나의 본질은 배움에만 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자극을 받고, 사람을 만나고, 생각을 정리하고, 산업의 변화를 읽고, 농장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입니다.
농장이 바빠서 세미나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바쁜 농장일수록 세미나에 가야 합니다. 세미나에서 얻는 것은 발표 자료 한 권이 아닙니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생각, 새로운 기회, 그리고 농장의 다음 10년을 바꿀 수 있는 계기입니다.
[단독] “우량·부실 섞인 코스닥 수술”…1부 승격에 ‘실적 성장세’ 도입 검토
민경욱 거래소 코스닥본부장 인터뷰
매출·영업익 증가율 반영해
‘성장성·안정성’ 동시 평가
우량 1부 기업엔 체급맞는 책임부여
코스피형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검토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사진 김호영 기자 “시장의 역동성을 갉아먹는 부실기업들이 코스닥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입니다. 퇴출과 함께 ‘코스닥 승강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개장 30주년을 맞는 코스닥 시장의 승강제 윤곽이 오는 9월 말 공개된다. 당초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 1일 코스닥 30주년 행사에 맞춰 개편 방향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벤처업계와 중소형 상장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더 폭넓게 반영하기 위해 시점을 늦췄다.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으로 나누는 시장구조 개편은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기존 코스닥 소속부 제도를 폐지하고 우량 혁신기업은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올리며 부실위험 기업은 관리군으로 분리하는 사실상의 승강제 방식이다.
코스닥 활성화의 키맨으로 꼽히는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9월 말 개편안의 윤곽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내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일정을 늦춘 것은 세그먼트 편입 기준을 둘러싼 시장 우려를 제도 설계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벤처업계와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는 시가총액이나 재무실적 중심으로 세그먼트를 나눌 경우 바이오와 인공지능(AI), 딥테크 등 코스닥 혁신기업의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성장성 어떻게 담을지가 관건
민 부이사장은 이번 개편의 핵심 과제로 성장성과 안정성의 균형을 꼽았다. 실제 거래소는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 증가율 등 성장성 지표를 프리미엄 세그먼트 기반 지수에 반영했을 때의 성과와 적합성을 분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정성만 앞세우면 기술주 시장인 코스닥의 혁신성과 성장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거래소는 최근 출범한 세그먼트 자문단을 통해 자산운용업계와 벤처업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단순 대형주 묶음이 아니라 성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갖춘 ‘코스닥형 우량 성장주’ 바스켓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다. 민 부이사장은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단순 대형주 묶음이 아니라 성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갖춘 코스닥형 우량 성장주 바스켓으로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부실기업은 관리군으로 분리
승강제의 또 다른 축은 부실기업 분리다. 프리미엄이 우량기업을 끌어올리는 장치라면, 관리군은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부실위험 기업을 떼어내는 장치다. 거래소가 코스닥을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으로 재편하려는 배경에는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이 한 시장에 섞여 있는 구조 자체가 코스닥 전체의 할인 요인이 됐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민 부이사장은 “1800개가 넘는 종목을 나열해 놓고 알아서 좋은 기업을 고르라고 하는 것보다 집적화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기관의 코스닥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세그먼트가 우량기업을 선별해 보여주는 상단 장치라면 관리군은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는 기업을 분리하는 하단 장치인 셈이다.
관리군에는 기존 관리종목과 투자주의 환기종목이 우선 포함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여기에 기존 제도상 관리종목이나 환기종목은 아니어도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한 기업을 추가 편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리군은 단순한 퇴출 대기실이 아니라 정상 세그먼트 복귀를 유도하는 장치로 설계된다. 부실위험 기업을 별도로 구분해 다른 세그먼트로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해당 기업에는 자구 노력을 요구하는 구조다. 그는 “관리종목과 투자주의 환기종목 외에 어떤 허들을 둘지는 컨센서스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충분히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기업이 속할 스탠다드 세그먼트는 코스닥의 ‘2부 시장’이 아니라 표준기업군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거래소는 스탠다드를 기본 축으로 두고, 성장성과 시장 신뢰를 입증한 기업이 프리미엄으로 올라가는 승급 사다리를 만들 계획이다.
스탠다드 세그먼트의 핵심은 대다수 코스닥 기업을 단순한 중간 단계로 묶어두는 데 있지 않다. 거래소는 스탠다드 기업이 기술력과 성장성을 시장에서 입증할 경우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올라갈 수 있는 경로를 명확히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코스닥 승강제가 기업을 서열화하는 제도가 아니라 우량기업에는 더 넓은 투자 저변을 제공하고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에는 상위 세그먼트 진입을 유도하는 구조로 설계되고 있다는 의미다.
프리미엄에 ‘코스피급’ 의무 부여
프리미엄 세그먼트에는 혜택과 의무가 함께 부여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프리미엄 기업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공시와 기업설명회(IR), 지배구조 수준도 코스피 우량 상장사에 준하는 단계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단순히 시가총액이 큰 기업을 모아놓는 데 그칠 경우 기존 코스닥150이나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와 차별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평가는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주요 기준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현행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서 기업지배구조 평가 등급 요건이 활용되고 있는 만큼 새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도 지배구조 수준이 중요한 선별 기준이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 기업에 코스피 상장사처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발간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 부이사장은 “상위 세그먼트에 들어가려면 코스피 시장에 준하는 정도의 지배구조나 평가등급은 갖춰야 하지 않겠느냐”며 “시간이 지나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같은 것도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금 유입 측면에서는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 연계가 관건이다. 거래소는 과거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시장 반향을 얻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연계 ETF의 흥행 실패를 보고 있다. 이번에는 세그먼트 도입 단계부터 운용업계와 협력해 프리미엄 기반 지수와 코스닥 ETF 생태계를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조와 국민성장펀드 조성도 우호적인 변수다. 국민성장펀드 집행과 코스닥 세그먼트 기반 ETF 확대가 맞물리면 코스닥으로 향하는 장기 투자자금의 핵심 통로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민 부이사장은 “국민성장펀드가 본격적인 집행을 앞두고 있고 시장에서는 코스닥 액티브 ETF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며 “이런 우호적인 상황에서 코스닥 세그먼트가 자리 잡으면 이전상장을 고려하던 우량기업들도 시장 잔류를 선택하고 기관투자자 유입도 늘어나는 등 코스닥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상장 혁신기업에는 프리미엄 세그먼트 수시편입 통로를 열어주는 방안도 검토된다. 정기 편입을 기본으로 하되 시장에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코스닥을 선택할 경우 상장 직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빠르게 반영하는 구조다. AI와 딥테크 기업이 코스피나 해외 증시 대신 코스닥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민 부이사장은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술기업들이 코스닥을 선택한다면 거기에 걸맞은 대우를 해야 한다”며 “조기 편입이 가능하게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식 쏠림과는 다르다”
벤처업계 일각에서는 일본의 시장 개편 이후 프라임 시장으로 자금이 쏠린 사례를 들어 낙인효과를 우려하기도 한다. 지난 15일 벤처기업협회와 VC협회, 스타트업포럼 등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세그먼트 도입의 시행 유예와 재검토를 요구했다. 소수의 우량기업을 선별해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만들면 거기에 속하지 못한 기업이 ‘비우량기업’으로 인식되고 자금도 프리미엄에 집중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코스닥 승강제가 일본식 재편과는 구조가 다르다고 설명한다. 일본은 기존 시장 제1부 기업 대부분을 프라임으로 옮기며 상위 시장 중심 구조를 강화했지만, 코스닥은 소수의 혁신 우량기업만 프리미엄으로 선별하고 대부분은 표준기업군인 스탠다드에 둔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프라임 시장의 시가총액은 일본 증시 전체의 96.4%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자금 유치를 위해 상위 시장을 집중 육성한 일본과, 스탠다드를 중심으로 시장 전체의 투자 기반을 넓히려는 코스닥 개편은 정책 목표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민 부이사장은 “코스닥이 하려는 개편은 일본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라며 “세부 방안은 특정 기업집단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각 세그먼트 명칭도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세그먼트 도입 이후에도 정책의 초점이 프리미엄 기업에만 맞춰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스탠다드 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확대하고, 프리미엄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로를 명확히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스탠다드는 코스닥의 기본 시장이고 일부 우량기업은 위로, 부실위험 기업은 아래로 분리하는 구조”라며 “세그먼트 도입의 궁극적인 목표는 특정 기업군이 아니라 코스닥 시장 전체로의 투자 확대”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시장 안팎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와의 소통도 확대할 계획이다. 민 부이사장은 “최근 출범한 세그먼트 자문단을 포함해 필요할 경우 어떠한 의견도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제도의 취지와 의도를 지속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하고 오해가 있다면 얼마든지 해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통 과정에서 좋은 의견은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 승강제는 우량기업을 위로 올리는 제도에 그치지 않는다. 부실위험 기업은 관리군으로 분리하고, 스탠다드 기업에는 스케일업을 통한 승급 경로를 열어주며, 프리미엄 기업에는 더 높은 수준의 정보 제공과 지배구조 책임을 요구하는 3단 구조다. 코스닥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걷어내고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성장주 투자 시장으로 다시 설계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본질이다.
민 부이사장은 “최근 증시 자금이 코스피 대형주로 전례 없는 쏠림을 보이며 코스닥 시장의 부진이 매우 안타깝다”며 “위기가 곧 기회이듯 세그먼트 도입을 통한 시장 체질 개선이 코스닥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세계 1위' 코스닥 '세계 꼴찌'…극과극 양극화
G20국가 중 지난주 코스피 최고 상승률, 코스닥은 최저 추락 핵심 수급 주체 '개인' 올들어 코스닥에서 8조 매도...코스피로 이동[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주(15일 ~19일) 코스피가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코스닥은 정반대로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주도 랠리에서 코스닥 시장의 주요 수급 주체인 개인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주간 기준) 코스피지수는 11.43% 상승해 G20 주요국 대표지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튀르키예 BIST(5.71%), 3위 일본 닛케이225(4.07%)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상승 폭이다. 1개월·연초 이후( YTD) ·1년 등 전 구간에서도 코스피지수는 G20 대표지수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1주간 6.07% 하락해, 같은 기간 G20 대표지수 중 가장 부진했던 러시아 MOEX지수( -3.77%)보다도 낙폭이 컸다. 1개월 기준으로도 코스닥은 16.75% 급락해 부진이 이어졌다.
코스닥 부진의 원인으로는 반도체 주도 인공지능( AI) 랠리에서 개인투자자의 이탈이 꼽힌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4조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코스닥에서는 8조163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의 핵심 수급 주체인 개인이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이 더욱 쏠리는 모습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추정치가 가파르게 상향되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주요 업종의 실적 개선 속도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금리 환경도 코스닥에는 부담 요인이다.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고평가 성장주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부담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이 할인율 상승과 유동성 축소에 더 민감해 금리 인상기에는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승강제 도입 논의도 변수로 거론된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으로 나누는 이른바 ‘승강제(세그먼트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프리미엄 편입 가능 종목 이외 시장에서는 패시브 자금 유출 우려가 나온다.
이 연구원은 ”수급, 이익, 금리 세 가지 모두 코스피 우위의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들 종목은 다음 달부터 주가가 1천원 이상으로 오르지 못한 채 일정 기간 지속되면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 이런 동전주들은 변동성이 크고 이른바 '세력'의 투기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 금융당국이 상장 규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상장 규정 개정을 예고, 내달 1일부터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에 따라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천원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 주가 1천원 이상을 지키지 못하면 '주가 미달' 상태로 보고 상장 폐지할 수 있도록 했다.
관리종목 지정부터 주가 미달 기준 충족 기간까지 고려할 때, 빠르면 4분기부터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종목이 나올 수 있다.
현재 동전주의 시가총액은 코스닥 5조5천75억원, 코스피 2조4천413억원으로, 코넥스 상장사까지 합하면 총 8조원이 넘는다. 이들 상장사가 주가를 올리지 못해 상장 폐지되면 8조원 규모 시총이 시장에서 이탈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내달부터 이런 주가 미달 요건 해당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해, 안내 공시로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사유 발생 등에 대해 즉각 안내·조치할 방침이다.
시가총액 요건을 지키지 못해 상장폐지 결정된 코스피 상장사 일정실업[008500]의 경우에도 거래소는 이달 2일 투자유의안내에 이어 지난 15일 상장폐지를 공시한 바 있다. 일정실업은 시총 200억원 미달로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해 오는 30일 퇴출된다.
동전주 상장사가 주가 미달 요건을 우회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를 하나로 합쳐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1주당 주가를 올리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전주 상폐 논의가 시작됐던 지난 2월부터 이달 19일까지 주식병합을 공시한 기업은 219개였다. 코스닥 상장사만 176개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9건에 그쳤던 점을 보면 크게 뛰어오른 규모다.
또 내달부터는 이런 우회 방지를 위한 주식병합은 일부 제한을 받게 돼, 같은 방법을 반복해서 쓰기 어렵게 된다.
이외에도 인수·합병(M&A)을 통해 매출과 시가총액을 불려 주가를 올리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이달 초 각각 300원, 500원대에 머물렀던 콘텐츠 제작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위지윅스튜디오[299900]와 엔피[291230]가 콘텐츠 사업 시너지뿐만 아니라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합병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다만 인수합병은 주주 간 이해관계와 기업 가치평가 등 복잡한 절차 때문에 시행일까지 성사 여부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주가미달 요건을 충족해 상장폐지 결정을 받게 되면 따로 구제받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규정상 요건을 충족하는 즉시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요건과 달리 이의신청 및 위원회 검토 절차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