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IPVS 2026 행사가 열린 호치민 디스키홀 살라 컨벤션 센터.
베트남 호치민에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열린 ‘제28회 국제양돈수의학회(IPVS 2026)’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양돈 전문가와 산업계 인사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향후 5년간 글로벌 양돈산업 연구의 흐름을 조망하는 이정표가 됐다는 평을 받았다. 행사 기간 총 22개의 기조강연을 비롯해 124개의 구두 발표, 816개의 전자포스터 발표 등 960여 건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최신 연구 성과와 방역 기술이 쏟아져 열기를 더했다.
나흘간 부스마다 발길이 몰렸다.
# 한국 참가 비중 7%, 개최국·중국 이어 세계 3위
IPVS 2026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대회의 최대 주역은 단연 아시아권 국가들로 나타났다.
개최국인 베트남은 2051명으로 전체 참가자 4615명 중 44.4%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중국이 448명(9.7%)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327명(7.1%)으로 세계 3위의 참가자 비중을 기록,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양돈 학계·산업계에서의 높은 위상과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어 미국(5.4%), 태국(4.9%), 대만(3.7%), 독일(2.9%), 일본(1.9%), 필리핀(1.4%) 순으로 집계됐다.
코미팜(대표 문성철)이 행사기간 위성 심포지엄(Satellite Symposium)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 양돈 수의사들과 학계, 그리고 유관 기업들은 이번 대회에 대거 참여, 국내 방역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코미팜, 중앙백신연구소 등 국내 동물용의약품 기업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생백신의 상업 농장 시험 결과를 전 세계 전문가들 앞에서 발표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다이아몬드로 후원을 한 중앙백신연구소가 마련한 부스에서 만난 윤인중 중앙백신 대표(사진 왼쪽)와 유성식 연구소장.
# AI와 장 건강은 미래…연구 트렌드 변화 뚜렷
이번 대회에서 채택된 초록의 주제별 분포를 살펴보면 세계 양돈산업이 직면한 과제와 미래 방향성이 명확히 드러났다.
가장 많은 연구가 집중된 분야는 역시 현장 생산성에 직결되는 질병으로 ‘바이러스 및 바이러스성 질병’이 전체의 25.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세균 및 기생충성 질병’이 15.4%를 차지했다. 발표된 연구의 40.8%가 질병 분야에 집중된 셈이다.
주요 주제로는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돼지유행성설사병(PED), ASF의 변이 규명과 백신 효과 평가가 주를 이뤘고 항생제 내성 문제와 돼지연쇄상구균 관련 연구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밀 양돈 기술과 항생제 대체재로서의 프로바이오틱스 처방 등 장 건강(Gut Health)을 중심으로 한 미래 지향적 연구들이 대거 발표되며 지속 가능한 양돈업을 향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했다.
베트남 국립축산수의과학원(VIAVS) 팜 도안 란(Pham Doan Lan) 원장 직무대행.
팜 도안 란(Pham Doan Lan) 베트남 국립축산수의과학원(VIAVS) 원장 직무대행은 “이번 IPVS 2026은 질병 극복을 위한 과학적 혁신을 목격할 수 있었다”며 “전 세계 수의사들의 교류를 통해 글로벌 방역 공조가 한층 더 단단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IPVS 2028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
# [Interview]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
-상업화 가능한 ASF 백신 등장 예감
-향후 지원방안 모색 주력
“최근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양상을 보며 양돈산업 전반에 큰 위기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세계 양돈산업의 최신 동향과 주요 질병 대응 전략을 직접 확인하고자 이번 학회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특히 협회 회원사인 국내 동물약품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는 ASF 백신 개발과 상용화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었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만난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 회장은 IPVS 2026 참관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학회의 규모와 연구 수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정 회장은 “이번 IPVS 2026에는 50여 개국에서 수의학, 축산업, 연구기관, 산업계 등 총 4600여 명이 참가했다”면서 “특히 현지에서 개최된 한국돼지수의사회 행사에도 약 1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과 활발한 교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 강해은 해외전염병과장, 최준구 연구관도 함께 했다.
학회에선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중국,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들의 ASF 발생 경험과 방역 정책, 백신 개발 현황 등이 폭넓게 소개됐다.
정 회장은 “특히 국내 기업들의 연구 성과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중앙백신연구소는 베트남에서 수행한 ASF 백신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고 코미팜은 필리핀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성과와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며 “또한 케어사이드도 ASF 백신 개발 동향을 E-포스터 발표를 통해 공유하며 관심을 받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유럽의 연구기관 및 기업들이 ASF 백신 개발에 상당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종합적으로 볼 때 조만간 상업화 가능한 ASF 백신이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무엇보다도 그 중심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있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러웠다”며 “반드시 세계 최고 수준의 ASF 백신이 개발돼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