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한돈협회가 후보돈을 통한 질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순치돈사 제도화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대 조정 등 현장 중심의 방역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은 8월 13일 축산전문지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한돈산업의 주요 현안과 협회의 정책 추진 방향을 밝혔다.
이기홍 회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면 답을 찾는 데서 멈추지 않고 반드시 제도를 바꾸겠다”며 “단순히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농가가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추진하는 과제는 방역순치돈사의 제도화다. 방역순치돈사는 후보돈을 농장에 들이기 전 일정기간 격리해 질병을 검사하고 농장 환경에 적응시키는 시설이다. 후보돈을 통한 질병 유입을 차단하고 소모성 질병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줄이기 위해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현행 제도상 설치와 운영에 제약이 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이에 협회는 농림축산식품부와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방역순치돈사 제도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왔으며, 현재 농식품부는 국토교통부·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관련 규정 개선을 협의하고 있다.
이 회장은 “소모성 질병과 후보돈을 통한 질병 유입을 개별 농가만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부처 간 칸막이나 기존 규정 때문에 현장에 필요한 제도가 막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ASF 방역도 과학적 근거와 농장의 방역 수준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추진한다.
협회는 ASF SOP와 관련해 방역대를 사육돼지 발생 시 3㎞, 야생멧돼지 발생 시 5㎞로 조정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또한 방역시설을 충실히 갖춘 우수 농가는 방역대 안에 있더라도 이동제한을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막바지 논의 중이다.
앞선 7월 경북 예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대응 방안도 이의 일환이다. 협회는 구제역 임상증상이 없고 항체가 형성된 개체까지 일률적으로 살처분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으며, 이같은 의견이 반영돼 전체 살처분 대신 양성 개체 중심의 부분 살처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방역은 강하기만 하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며 “막연한 불안에 따른 방역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방역체계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방역 담당 공무원의 현장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한돈혁신센터를 정부 공식 방역교육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돈혁신센터는 지금까지 세 차례의 시범 교육을 통해 방역 담당 공무원들이 실제 양돈 현장에서 채혈과 예방접종, 환경시료 채취 등을 직접 경험하도록 했다. 이에 협회는 한돈혁신센터를 정부 공식 교육기관으로 전환키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교육시설 현대화를 위한 시설 보강 예산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가축분뇨의 자원순환을 가로막는 환경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비료관리법 개정안은 여야 공동발의로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며, 가칭 ‘가축분뇨자원화진흥법’ 제정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곽상언 의원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액비유통센터가 농가별 재활용 신고 농경지 원칙으로 인해 법 위반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유통센터가 확보한 부지에서는 액비를 순환 살포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했고, 환경부와도 정기적인 실무협의 채널을 마련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는 고치고 가축분뇨가 제대로 자원으로 순환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현장의 문제를 정책 변화로, 정책 변화를 농가가 체감하는 성과로 만들어야 한다”며 “농가가 억울하게 피해 보지 않는 방역과 생산성을 높이는 제도, 환경과 산업이 함께 지속 가능한 정책을 만드는 데 끝까지 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