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주도로 개발한 고속 전력선통신(PLC)칩이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해외시장에서도 별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답니다. 저속 PLC칩을 채택하는 해외 AMI프로젝트 진출도 신통치 않다는군요.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전 고속 PLC칩은 2009년 ISO 국제표준(IEC12139-1)에 지정됐지만 4년이 지나도록 적용 사례가 없으며, 상호운용성의 허점을 남긴 국내 50만호 보급이 전부라고 합니다. 이마저도 감사원으로부터 교체 및 수정을 권고 받았답니다. 한전 관계자는 "2009년 세계 최초로 ISO 국제표준에 채택됐지만 국내 레퍼런스를 확보하지 못해 해외 적용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는군요.
2010년 PLC칩의 상호운용성 미비로 사업이 돌연 중단된 후 2년 만에 이를 보완해 사업 재기에 나섰지만 올해 사업도 핵심성능평가(BMT) 장비 조작 의혹으로 사업이 어려워졌도, 결국 업체들의 국내 레퍼런스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랍니다.
고속 PLC칩 성능도 동급 해외제품과 차이가 있답니다. 한전과 같은 종류의 고속 PLC칩을 보유한 마벨이나 퀄컴은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레퍼런스를 확보했습니다. 미국 마벨 PLC칩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채택돼 미국, 중국, 체코 시범사업에 적용됐고, 퀄컴도 국제전기전자기술협회(IEEE)에 이름을 올려 미국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답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말레이시아 고속 PLC칩 AMI 시범사업에서 마벨의 PLC칩이 선정돼 한전은 헛수고만 했죠. 한전PLC 전송속도는 24Mbps로 고속으로 분류되지만 마벨칩(200Mbps)에 비해 저속이라 성능이 떨어진다는게 큰 단점이었다고 합니다.
저속 PLC칩을 채택하는 국가 진출도 어려울 것이랍니다. 당장 이달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은 대규모 저속 PLC칩 AMI 구축 사업공고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한전·포스코ICT·KT 등이 각각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을 준비 중이지만 입찰 규격에 한전 PLC칩 채택은 힘들 것으로 보인답니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을 방문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에 한전 고속 PLC를 언급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저속 PLC칩을 적용하려는 분위기"라며 "고속 PLC칩은 유·무선통신 간섭이 많고 저속 PLC칩에 비해 중계역할을 하는 데이터집합장치(DCU)가 더 많이 필요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력청의 설명"이라는군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고속 PLC 시장에서는 성능이 모자라니 이놈 저놈한테 밀리고 있고, 저속 PLC 시장에서도 그리 신통치 않다는 것이군요. 국제 표준으로 등록이 되었어도 어디 제대로 설치해본 곳도 없고요. 음...